을지병원 보유 연합뉴스 TV 주식, 을지학원에 '무상 기증' 취득원가만 30억 원

아던트뉴스

2023.11.20 16:24:26

조회 113 추천 0 댓글 0

을지재단이 주식 '셀프 기증'이라는 편법을 이용해 법망을 비웃으면서 연합뉴스 TV의 강탈을 노리고 있다. 재단 산하 의료법인 을지병원과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동일체임에도 의료법 규제를 피하려 병원 주식을 학원에 무상으로 기증해 연합뉴스 TV 뺏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얻은 수익으로 방송 사업을 하려는 점에서 '공익성'과 '비영리성'이 핵심인 의료법인 취지에 벗어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학교법인 이익을 위해서 의료법인에 손해를 끼친 것이니 배임의 소지가 강하다는 시각이다.

연합뉴스 TV 주식의 60만 주를 보유했던 을지병원은 지난 8월 말 을지학원에 보유 주식 전체를 넘겨 주식 기증 계약을 체결했다. 연합뉴스 TV의 경영권 강탈을 노리는 상황에 걸림돌이던 '의료법인 영리 행위를 제한'을 피하기 위해서 꼼수를 쓴 것.

을지병원과 을지학원은 각각 지분 4.959%, 9.917%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2011년 연합뉴스 TV 출범에도 참여했다.
연합뉴스 TV 지분율을 30% 이상을 차치했다.

이후 1대 주주 연합뉴스 몰래 지분을 추가 매입했고 을지재단 박준영 이사장 보유분 등을 합쳐서 지분율이 30% 이상으로 연합뉴스보다 많아지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지난 13일 '연합뉴스 TV 최다액 출자자 변경'을 신청하고 연합뉴스 TV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을지병원의 주식 기증은 경영권 강탈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영리 행위를 제한한 의료법 규정에 따라서 을지병원이 연합뉴스 TV의 최다 출자자가 될 수 없게 되자 셀프 기증이라는 꼼수로 법망을 피해 가려 한 것.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의료법은 49조에서 의료법인이 의료업무 외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을 부설 장례식장, 주차장, 노인의료복지시설 같은 의료와 관련된 극히 일부로만 제한되고 있다. 이는 의료가 가진 공익성과 비영리성을 고려한 규정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방송 사업 주체가 되거나 직접 수행하면 의료법인 설립 취지 및 목적사업을 벗어난 것이라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을지병원 이사장은 박준영 이사장 부인 홍성희 이사장이고 을지학원 이사장은 다시 박 이사장이다. 을지병원 홍성희 이사장은 을지대의 총장을 맡고 있다.

을지재단 홈페이지는 박준영 이사장에 대해서 "남다른 을지사랑으로 을지대학교, 을지대학교의료원을 국내의 굴지 대학, 병원으로 키웠다"라고 적으면서 박준영 이사장이 주식이 오고 간 두 법인 실제 소유주라는 걸 감추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를 흔들 수 있다.

강남을지대학교병원의 전경/사진=을지병원

을지병원 주식을 을지학원에 양도한 건 '공공성' '비영리'를 핵심으로 한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을지병원이 을지학원에게 대가 없이 넘긴 60만 주의 주식은 환자를 치료한 후 건강보험과 환자에게 받은 의료 행위를 통해서 번 돈으로 취득한 것이다.

주식 투자를 통해서 얻은 이익을 의료에 투입하는 것은 문제지만 의료로 번 돈을 의료계 밖으로 유출하는 건 의료 공공성이라는 우리 의료체계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주식 기증은 의료 자체 목적이 아니라 방송사 적대적 M&A를 위한 것이다.

을지재단 로고/사진=을지재단

주식을 기증 형식으로 을지병원이 을지학원에 넘긴 것은 배임일 가능성이 있다. 적대적 M&A 목적을 위해서 거액의 주식을 다른 법인으로 넘겨주는 것은 을지병원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년 을지병원 회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보유 주식 총액은 취득원가로 계산해 봐도 3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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