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분기를 끝으로 적자의 늪에 허덕이던 쌍용자동차가 KG그룹을 만나 6년 만에 극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동안 매출 1조 339억 원과 영업이익 4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안정적인 흑자 달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는데, 신차 토레스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22년 쌍용차의 연간 판매량은 11만 3,960대였고, 그중 토레스는 2만 3,163대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연말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었음에도 토레스는 6개월 만에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토레스는 최근 남미 등으로 수출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적이 더욱 기대되는데, 쌍용차는 조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토레스 기반 전기차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글 김현일 기자
U100 최초 공개 장소와 일시
2023 서울모빌리티쇼로 예상
쌍용이 U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준비해오던 토레스 기반 전기차가 곧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되어 관심을 모으던 U100의 데뷔 날짜가 드디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오는 3월 30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릴 ‘2023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측에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4년 만에 국내 모터쇼에 복귀하는 쌍용은 본격적인 전시 준비에 들어갔고, U100을 현장에서 최초 공개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물려받은 KR10도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쌍용의 국내 모터쇼 복귀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KG그룹 인수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대외 행보에 나서는 셈”이라며 “업계에서도 곽재선 회장의 향후 경영 방향과 쌍용차의 신차 출시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델명 ‘토레스 EVX’
특허청 상표 출원 신청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초 공개될 U100의 모델명은 사실상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허청 특허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10일 ‘토레스 EVX’라는 명칭의 상표를 출원하고 현재 출원심사 대기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는 신차 출시에 앞서 확정된 이름만 상표로 등록하는 경향을 보여왔고, 상표 설명에도 ‘전기자동차’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더해, 쌍용차가 2015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티볼리 기반 전기차의 차명이 ‘티볼리 EVR’였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후속모델 징크스 벗을까
토레스 EVX에 많은 것 달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란도 이모션이 3~4년 전에만 나왔어도 쌍용차가 SUV 명가의 맥을 유지할 수 있는데 타이밍이 좀 늦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주력 모델들의 후속 차종 부재가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제기되며, 이에 따라 토레스 EVX의 흥행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직관적인 판매량 외에도, 토레스 EVX의 시장 반응에 따라 토레스 기반 전기 픽업트럭인 O100, 앞서 언급한 KR10 등 전동화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토레스 EVX는 수평형 DRL이나 그릴부 형상 외 내연기관 모델과 같은 디자인이 예상되며, 중국 BYD와 공동 개발한 LFP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최근 토레스는 부품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 외에도 헤드램프에 눈이 쌓여 빛을 가리거나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토레스 출시 초 센서 결함에 기민하게 대처했던 것처럼, 빠른 피드백을 통해 소비자와 의견을 공유한다면 가성비를 앞세워 반란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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