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에 전 세계 K팝 팬이 모여 박물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국립한글박물관 인스타그램
서울의 옛 얼굴 한양은 그야말로 나라의 중심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래로는 유유히 한강이 흐르고 남산, 북악산, 인왕산, 낙산 등 동서남북으로 산에 둘러싸여 풍수지리적으로도 수도가 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다. 19세기 들어서는 다양한 물자가 오가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중심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당시 한양의 모습을 실감 나게 담은 한글 노래는 수많은 사람이 베껴가며 열심히 읽었던 '베스트셀러'였으며 살아생전 '한양 구경'하는 게 죽기 전 소원이라는 사람도 적지않을 정도였다.
한글 가사인 '한양가'를 통해서 현재의 서울과 과거의 한양을 잇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 한글박물관은 27일 우리 말 한글과 글의 관점에서 한양가를 들여다본 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은숙 학예연구관은 오늘 열린 언론 공개 행사장에서 "한양가가 나오게 된 배경과 내용을 중심으로 오늘날 서울의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다"라고 전했다.
국립한글박물관 순회전시 /사진=국립한글박물관 인스타그램
또한 청계천의 광통교를 비추며 개장하는 전시는 고려 가요부터 시작해 조선 초기 경기체가와 조선 후기의 시와 가사 등 수도 한양을 적극 다룬 다채로운 문학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1420∼1488)이 새 도읍지인 한양의 10가지 경치를 표현한 한시 모음집 '한도십영(漢都十詠)' 실물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는 '한산 거사'라는 필명의 문장가가 1844년에 쓴 한양가의 주요 내용을 다루며 왕이 거주한 궁궐부터 시작해 관아가 위치하던 육조 거리, 다채로운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 정조(재위 1776∼1800)가 화성에 행차하던 화려한 장면까지 한양가에 담긴 내용을 여러 가지 자료와 영상으로 풀어내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
조선 후기 별감들이 악공과 기생을 데리고 춤과 노래를 향유하던 '승전놀음'을 설명한 부분에서는 '보기에 번화하고 / 듣기에 신기하다'고 직접 읊은 것도 소개된다.
국립한글박물관과 주일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사진=국립한글박물관 인스타그램
각개 전시는 과거의 한양과 현재의 서울을 비추는 것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을 여행한 뒤 '지금까지 가본 곳 중에서 가장 낯설고도 흥미로운 도시'라고 말했던 미국인 여행가이자 사진가인 버튼 홈스(1870∼1958)의 기록들도 함께 전시된다.
그러면서 조선왕조의 흥망성쇠를 노래한 1910년대 한양가(한양오백년가)와 지방에 거주하던 여성의 서울 여행 체험기를 담아낸 '서유록' 등도 볼 수 있게 된다.
박물관 측은 "우리 말과 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으나 한양가 내용을 깊게 다루기보다 기존에 이미 알려진 몇몇 부분을 전시하는 데 그친다. 한글로 풀어 작성한 전염병 치료서인 보물
'간이벽온방 언해', 조선시대 명의 허준(1539∼1615)이 직접 쓴 의학서 '동의보감' 등은 과거의 한양 이야기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맞춰서 10월 13일에 박물관 지하 1층 강당에서 '한양가로 그려낸 조선 후기 한양'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는 2024년 2월 1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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