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대학가에 원룸 월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비슷한 매물들이 기준 1년 새에 평균 20만 원 정도가 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큰 폭으로 올랐죠. 최근에는 월 80만 원짜리 매물도 눈 깜짝할 새에 계약되어 버립니다. 관리비도 상승하는 분위기인데 아무래도 대학생들의 부담이 많이 커졌죠"
삼육보건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대학교들이 모여있는 이문동과 회기동의 원룸 월세가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들을 비롯해 청년층들의 주거 부담이 커진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고 대학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대학가 월세가 급상승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고 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여름부터 월세의 수요가 늘어나면서이다. 21일 방문한 서울에 이문동과 회기동 일원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들은 대학가의 월세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회기동에 한 부동산 중개업소 A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원룸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층의 청년들이 선호하는 신축 원룸이 월세가 60~80 만 원 선에서 거래됐다"라고 언급했다. 본격적으로 대면 수업이 시작된 1년 전과 비교해 보아도 15~20만 원 올랐다는 설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해 15~20만 원 씩 오른 대학가 주변 월세/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경희대학교 인근에서 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B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모든 원룸의 월세는 정확하게 1년 전과 비교하면 15~20만 원 올랐다고 보면 된다. 월세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관리비도 1년 사이에 2~3만 원 올라서 학생들이 부담이 커졌다. 원룸이 80만 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빠르게 계약됐다"라고 말했다.
월세만이 아닌 관리비도 올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일대에 또 다른 중개업소 중개사는 "인근에 신축 관리비를 8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올리는 집주인들도 많았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공개하는 제도가 시행돼서 월세 대신에 관리비를 올리는 집주인들은 그나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에 중개대상물의 광고 명시사항 세부기준 개정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서 앞으로는 관리비가 10만 원이 넘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전월세 매물은 온라인 광고에서 관리비의 세부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관리비 명세서/사진=X(트위터)
관리비가 월세보다 높게 책정하는 사례가 늘어 이를 막기 위해서 투명하게 만든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 중개인들이 관리비의 세부 내역을 표기하지 않으면 500만 원까지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업계가 적응할 수 있도록 내년 3월까지 6개월간의 계도 기간을 둘 예정이다.
원룸 월세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전세수요가 월세로 몰렸기 때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학가의 원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이유는 기존의 전세수요가 월세로 몰려 원룸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B 씨는 "과거에는 전세 수요가 많았지만 금리가 오르고 전세 수요가 대부분 월세 수요로 넘어갔다. 전세를 원하시던 분들도 전세 사기 여파에 대출 이자까지 부담스러워져 월세로 마음을 바꾼다"고 언급했다.
월세가 상승세를 타면서 기존 학생들이 이사를 선택하기보다는 재계약을 선호하는 점들도 원인으로 꼽았다.
A 씨는 "월세의 상승세가 이어져 집을 재계약하는 학생들이 많다. 재계약을 하면 월세는 올라도 새로 집을 계약하는 것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이다. 원룸 매물이 줄어든 반면에 새로 집을 계약하는 수요는 늘어나니 원룸들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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