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3월부터 맨발 보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글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시에 왕릉 흙길이 맨발 걷기에는 최적의 장소인데 이제는 맨날로 걸으면 출입이 제한된다고 하니 너무 아쉬워요"
지난 3월 인터넷 카페 '맨발 걷기 국민운동본부'에 게재된 글이다. 2만 5000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 이 카페에서는 최근까지도 조선왕릉 '맨발 보행 금지' 조처에 항의글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맨날 걷기 열풍이 불어 빚어진 풍경이다. 그러나 문화재청에서는 "왕릉 관리 차원으로 맨발 걷기 제한 조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3월부터 전 지역 조선왕릉에서 맨발 보행이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자제 요청에서 한층 강화됐다. 전국적으로 맨발 걷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도심의 공원이나 산책로에 황톳길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수백 년간 잘 보존되어 온 왕릉이야말로 맨발로 걷기의 성지라 꼽는 이들이 많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의 관계자는 "왕릉에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맨발로 걷는 단체 관람객들까지 늘어났다. 왕릉 관리 차원에서 취해진 조처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왕릉의 입구마다 설치된 안내판에는 "조선왕릉은 후손들이 제향과 참배를 현재도 지내는 경건한 곳, 산책로를 포함해 경내에 전 지역은 유교와 예법에 근거해 조성된 공간이니 맨발 보행을 엄격히 금지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조선왕릉은 효를 중요시하는 유교와 당대의 최고 예술과 기술을 집약해 조영 된 문화유산,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아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많은 내외국인들이 방문한다.
우리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왕릉을 관람할 때에 지켜야 하는 궁, 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맨발 걷기뿐만 아니라 인화물질, 무기류, 주류, 취사도구 등을 가져오거나 반려동물을 동행한 경우 입장 제한이나 관람이 중지되는 조처를 취할 수 있다.
반년 전 맨발 보행 금지 안내판이 설치됐지만, 시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년 전 안내판이 설치됐지만 맨발 시민들은 아직도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맨발 걷기 국민운동본부의 한 회원은 "조선왕릉은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고 잘 보존되어 있다. 맨발로 걷고 싶은 욕구가 당연히 든다"는 의견을 남겼다. 문화재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유, 무형적인 가치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2009년 조선왕조의 1~27대 왕, 왕후, 사후에 추존된 왕과 왕후의 무덤 40기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의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에 조선왕릉이 등재된 것은 제례와 같은 전통적인 기능을 유지했기 때문이기도 한데 맨발 걷기는 전통적인 기능에 걸맞은 전통 예법에 맞지 않다고 판단. 거꾸로 왕릉에서 왜 맨발로 걷고 있냐는 민원이 들어온다"라고 밝혔다. 제례를 지내는 공간이나 능침공간이 아닌 산책로에서는 맨발 걷기를 허용해 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조선왕릉은 모든 구역이 사적지이다. 산책로만 별도로 규제를 풀 수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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