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보다 해외를 나가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회사원 A 씨는 올해 여름 2박 3일 제주도 가족 여행을 준비하다 해외로 행선지를 바꿨다. 숙박비나 식비를 계산해 보니 제주도 물가가 너무 비싸 차라리 해외로 나가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했다.
A 씨는 여행 일정을 하루 더 늘려 지난달 말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왔는데, “5인 가족이 제주도 호텔에서 하루 묵으려면 60만~80만원가량 예산이 필요했고, 식당 갈치조림 가격은 1인당 3만원이 넘었다. 후쿠오카도 1시간만 비행기를 타면 갈 수 있는데 차라리 일정을 늘리더라도 해외로 가는 게 나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B 씨도 지난 2일 남편과 2박 3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 여행을 떠났다. 휴가 기간이 길지 않아 가까운 제주도로 갈까 고민했지만 1년 전 2박 3일 여행에 둘이서 총 150만 원이 넘는 경비가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B 씨는 “항공권과 숙소, 렌터카 비용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가까운 동남아 여행을 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라며 “방콕행 왕복 항공권이 1인당 40만 원대로 좀 비쌌지만 4성급 호텔 1박 가격이 10만 원대라 숙박 비용을 아낄 수 있었고, 물가도 한국보다 저렴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라고 밝혔다.
엔더믹 이후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
이처럼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이 줄어들고 있다.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제주도 소비지표가 2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크게 오르고 해외 항공편도 늘어나면서 제주도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처럼 상대적으로 가까운 해외 여행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109만 2161명으로 1년 전보다 14.5%(약 18만 6000여 명) 줄었다고 전했다. 제주도 여행객 감소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7월 승용차 임차료는 전년 동월 대비 17.8%, 국내 단체여행비는 9.3%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승용차 임차료는 한 마디로 렌터카 비용인데 두 수치 모두 전국 단위 기준이긴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제주 지역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같은 달 제주 지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2%로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3배 넘은 한국인 관광객이 몰리 일본
특히 지난 5월 일본 정부가 입국객에 대해 코로나19 3차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 의무를 해제한 데 더해 엔저 현상까지 이어지자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 9000명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이 101만 명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동안 이 3배 넘는 인원이 일본을 다녀간 것이다.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국인 관광객 활성화 7대 전략’ 대책을 발표했고, 물가 단속, 할인 이벤트, 관광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여행객을 다시 불러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의견
다만 여행업계에선 제주도 관광객 감소가 엔데믹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란 의견도 나온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그전에는 해외여행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항공편 운항이 축소됐고, 남아있던 항공편들도 국내로 많이 돌렸기 때문에 제주도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것이다”라며 “지금은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제주도 노선 수가 줄었고, 여행객도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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