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기연구원은 버스 무정차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보고서에는 경기도에서 운행되는 버스 중 약 30%가 버스 정류장에서 정차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담겨있었다. 무정차의 원인은 승객과 버스 기사 간의 소통 문제로 조사됐다. 승객의 탑승 의도를 기사와 승객이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버스 기사들은 시민들이 탑승 의사를 가졌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승객의 휴대전화 사용, 정류소 내 불법 주정차 등을 꼽았다. 이처럼 이용자와 버스 기사 간 시각 차이가 무정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짚이는 가운데 당시 시내버스 민원 약 2만 건 중 대부분이 무정차 관련이었다.
승차벨에 기대 걸었지만 금세 실효성 논란 터져
무정차에 대해 ‘골머리’를 앓던 경기도는 무정차를 방지하고자 승차벨을 도입한 바 있다. 승차벨은 버스 승차를 원하는 사람이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접근하는 버스에 알림을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3년이 넘은 지금, 무정차 민원 건수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승차벨 신청 건수는 월평균 8만 3,692건이다. 지난해 월평균 신청 건수는 6만 8,533건으로 올해 절반만에 이를 약 1.2배 정도 뛰어넘었다. 계속해서 높은 무정차 민원에 승차벨이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실효성 논란에 불이 붙고 있다.
5억 원 넘게 들였는데.. 최고치 기록한 무정차
2021년 약 5억 원을 투입해 정류장마다 야심 차게 도입한 승차벨이다. 승차벨의 신청 건수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버스 무정차 민원 건수는 2,76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가까이 증가했다. 더욱 의아한 건, 승차벨 도입 전인 2021년 1분기보다 약 40%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승객이 승차를 원함에도 버스가 그대로 지나가 버린다면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 이러한 법과 승차벨 도입에도 무정차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버스 법규 위반 민원 5,552건 중 무정차의 비중은 2,761건으로 절반에 해당한다. 이는 최근 3년간 이뤄진 조사에서 최고치다.
원인 파악 요구 커져 운수사 평가에 반영?
이러한 상황에 무정차 민원 집중 구간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복되는 구간에서 촉박한 노선 운영이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네티즌은 무정차하는 버스들을 집계한 후 이를 토대로 해당 운수회사의 서비스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승차벨을 도입한 이유는 버스를 타는 승객과 버스를 모는 기사 모두의 주의를 환기함으로써 무정차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다”라며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노선을 운행할 수 있다. 제도의 효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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