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좁은 데다가 인구 대다수가 서울에 밀집한 만큼 붐비는 자동차 수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것은 하루 이틀 전의 일이 아니다. 특히 구도시나 오래된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경우 주차 구역을 옛날 차의 크기를 기준으로 맞춰 좁은 편이며 도로 폭도 넉넉치 않다.
그럼에도 완성차 업체는 차량의 크기를 꾸준히 키워왔다. 작은 차 나름의 실용성과 편리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점점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작은 차는 더 이상 상품성이 적다는 이유로 출시조차 되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면 업체들은 왜 점점 차체 크기를 키울 수밖에 없을까.
신차 너비 180cm 초과했다 매년 2cm 커지는 추세라고
실내 공간을 넓히고 차급을 키워 차량 가격을 높이는 것이 수익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다. 또 차체 크기를 키워 섀시 사이 공간을 확보해 더 많은 하드웨어를 확보하기 위함도 있다. 굴러다니는 스마트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닐 정도로 현재 자동차는 각종 첨단 장비로 무장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편리한 신기술, 안전 및 편의 사양, 넓은 실내 공간 등은 확실히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셀링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완성차 업체는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해 차체 크기를 키워왔다. 유럽 교통 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출시되는 신차의 너비는 180cm를 초과했으며 이는 2년마다 1cm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국내 차량은 어떨까 55mm 늘어난 싼타페
실제로 국내 출시되는 차량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전폭은 1,975mm. 기아 EV9 1,980mm. 기아 쏘렌토 1,900mm. 현대 싼타페 1,900mm이다. 싼타페의 초기형 모델의 전폭이 1,845mm였던 것을 생각하면 55mm가 커진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차량 크기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좁은 도로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보행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진다. 벨기에 안전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차량 전면을 10% 높일 때마다 자전거나 보행자와 충돌 시 사망 확률이 30%씩늘어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보행자 안전에 영향 있다 친환경에도 부적합해
크기가 커지면서 무게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이다. 싼타페의 초기 모델의 공차 중량은 1,540kg에서 신형 모델은 1,795kg으로 255kg이 늘어났다. 무게가 늘어나면서 충돌 시 피해도 커질뿐더러, 연료 효율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자원 소모가 늘어나고, 친환경성에도 부적합하다.
이에 관해 네티즌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부딪히면 크게 충돌 안 해도 보행자에게는 치명적일 듯하다 그만 늘려야 한다’. ‘관련 규제가 없으면 계속 키울 거 같다’. ‘땅도 좁은데 작작 좀 커졌으면’. ‘운전도 못하면서 큰 차 끌고 다니는 사람 많다’. ‘작은 차가 가볍고 편한데 요즘은 점점 큰 차만 만들어 판다’ 등의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 반면 ‘자동차 업체가 자선 단체도 아니고 수익성 좋은 모델을 파는 건 당연하다’, ‘도로 환경을 개선하면 될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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