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관계자는 "1주 단위로 시장금리(은행채 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도 이미 상당 폭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지표)는 지난달 22일 4.151∼5.651%에서 1주일 뒤인 29일에는 3.962∼5.462%로 0.189%p 낮아졌다.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 역시 같은 기간 4.14∼5.45%에서 4.00∼5.30%로 하단이 0.14%p, 상단이 0.15%p 각각 내렸다.
"예상밖 기준금리 인하, 시장금리 거쳐 대출금리에 반영 중"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무보증·AAA) 5년물의 금리는 지난달 27일 3.092%에서 29일 2%대(2.965%)로 내려앉았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 역시 이틀 사이 3.215%에서 3.039%로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담당 임원은 "10월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사건으로, 실제 인하 결정에 앞서 몇 달 전부터 시장금리가 꾸준히 내렸다"며 "하지만 이번 두 번째 인하는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라 시장금리에 이제 반영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산금리 인하가 통화완화 효과의 관건…일부 은행 "내부 논의 중"
한은 깜짝 인하 효과…KB·신한·하나 대출금리 최대 0.19%p↓[연합뉴스]
시장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나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등 경제정책, 세계 여러 지역의 분쟁 경과 등에 따라 언제라도 다시 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보다 확실하게 한은의 통화 완화 정책 효과가 은행 창구를 통해 금융 소비자에게 전달되려면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은행들이 8월 이후 줄줄이 올린 가산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올해 안에 가산금리를 낮추는 데 난색을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융채 금리가 거의 기준금리 인하 폭(0.25%p) 가까이 떨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금융채 금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산금리까지 더 낮춰 전체적으로 대출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지면 특정 은행으로 대출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시장금리가 낮아지는데 가산금리까지 축소하면 사실상 가계대출 관리 수단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최소 연말까지는 가산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한은의 연속 기준금리 인하 이후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조정 등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렸다.
예금 금리의 경우 당분간 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약 석달에 걸쳐 은행들이 이미 수 차례 낮춰 수신(예금) 금리를 낮춰 온 만큼, 이번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다시 곧바로 인하를 발표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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