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 부당' 검찰 주장 인정 '고의·피해자 아니다' 피고인 주장 기각 "경찰, 압색 신청하려다 사망 후 기각 등 혐의 인정"
[서울=뉴시스]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사진 = 김민웅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2020.01.13.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찰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교수에 대해 30일 오후 2시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부과한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 외에 120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추가했다.
김 전 교수는 지난 2020년 1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에게 쓴 편지를 실명이 노출된 상태로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교수는 편지에 실명이 노출돼 있는지 몰라 고의가 없었고, 편지에 실명이 기재된 인물이 성폭력 피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편지지 이미지) 편집파일에는 피해자 이름이 4번 기재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편지에 작성된 기재일을 게시글에 언급한 점을 볼 때 함께 기재돼 있던 피해자 이름을 확인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김 전 교수 측 주장에 대해서는 "파일을 게시할 무렵 피해자는 수사 중인 범죄 피해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자인지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성폭력처벌법은 죄명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 동의 없이 이름을 게시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고, 이후 손편지가 위키피디아 등 다수 인터넷 사이트로 재확산돼 피해자는 망인의 지지자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당해 개명했다"며 "1차 가해가 성립할 수 없어 2차 가해를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자숙하지 않아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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