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사람의 지문처럼, 강아지의 비문(코 주름)와 고양이의 얼굴 형태는 모두 다르다고 한다. 이 생체 정보를 인공지능 카메라로 촬영, 반려동물 등록 수단으로 만들려 힘 쓰는 스타트업 펫나우.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앞세워 CES 2022 최고 혁신상을 거머쥔 이들은 기술을 더욱 고도화한다. 나아가 국내외 반려동물 파트너 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반려동물 인증과 편의 서비스를 만들려 한다.
펫나우를 이끄는 임준호 대표는 규모가 큰 만큼 기회도 많은 해외의 반려동물 시장, 그 중에서도 2억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북미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린다. 북미 지역에 지사를 세우고,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보급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 기반을 토대로 해외 반려동물 등록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한편, 보험사와 반려동물 기업과의 협업도 노린다. 여기에 대비해 이미 미국에 상표권과 특허 출원, 특허 침해 대비 전략 수립도 마쳤다.
펫나우 스케일업 현장. 출처 = IT동아
스케일업코리아는 펫나우의 해외 진출의 첫 발걸음, 지사 설립과 안착을 도울 전문가로 김경철 코트라 중소·혁신기업팀 수출전문위원과 문혜령 대리를 섭외했다. 코트라는 중소·혁신기업팀을 구성,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활약하도록 돕는다. 세계 83개 나라에 해외무역관 128곳을 세웠고, 이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두바이 등 세계 스타트업 요충지 16곳을 거점으로 지정해 다양한 현지화와 지원 정책을 제공한다.
코트라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국제 어워즈 및 경진대회 수상지원 사업 등으로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을 한다. 2022년 한 해만 스타트업 900여 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5,600만 달러(약 685억 원) 상당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 12건의 PoC(기술실증)도 만들었다. 코트라는 이를 토대로 2023년, 스타트업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위한 전 주기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경철 위원은 앞서 펫나우의 북미 진출 전략 수립을 지원했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 “서비스 고도화, 협업과 레퍼런스 토대로 해외 진출”
김경철 위원 : 코트라에서 활동하는 전문위원들은 대부분 종합 상사, 대기업에서 해외 마케팅 경력을 쌓은 분들입니다. 경험과 역량을 살려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요. 특히 해외로의 지사나 법인 설립 진출 시 필수인 법률, 까다로운 세금과 고용 문제 등을 사전 검토하는 역할도 합니다.
해외 시장, 그 중에서도 북미 시장 진출은 아주 풀기 어려운 문제에요. 진출하기 전 생각하고 대비할 문제도, 진출하고 난 다음 풀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 시에는 연락 사무소·지점·법인 중 하나를 세우는데, 시장 진출 전략에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지 투자금의 유치를 전제로 한다면 법인을 세워야 합니다. 이런 사전 지식 없이 해외에 진출하면 많이 어려울 거에요.
펫나우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점검하는 김경철 위원(왼쪽)과 문혜령 대리. 출처 = IT동아
임준호 대표 : CES 2023에 참가해 기술을 알리면서 해외 진출 전략도 공부하고 다듬었어요. 북미 반려동물 기업 여러 곳과 협업 논의도 마쳤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앱 서비스라는 사업 특성을 살려 비대면·온라인으로 최대한 기반을 닦은 다음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와 앱을 고도화하고 해외 반려동물 기업과 소통, 성과를 낸 다음 천천히 진출할 예정입니다. 북미 법인 설립 시 투자 조건도 제시할 거에요.
김경철 위원 : 잘 생각하셨어요. 사실, 펫나우에게 이 점을 조언하려 했습니다. 법인의 설립을 투자 조건으로 앞세우면 좋아요. 투자금을 받는 순간 세금 납부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북미의 법률은 모든 마케팅 활동에 세금을 적용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이 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이 특징을 잘 대비해 시행 착오를 줄이셔야 합니다.
미국처럼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전한 나라에 진출할 때에는 현지 클라우드를 이용한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이 때 활용 가능한 표준 계약서가 있으니 참조하세요. 사전 준비는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CES 2023에서 관람객에게 기술을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그리고, 펫나우의 비즈니스모델을 더 명확하게 다듬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업계획서를 보니, 이전보다 많이 정리가 됐고 기술 개발 성과도 있어요. 그럼에도 비즈니스모델에서 B2B와 B2C와 B2G가 혼재된 느낌이에요. 최근 코트라가 발간한 ‘북미 진출 스타트업 성공 사례집’을 참고해 비즈니스모델을 다듬었으면 합니다.
임준호 대표 : 비즈니스모델을 다듬고 알리는 것은 여전히 힘들어요.기존에 있던 서비스라면 단점을 개선하고 성능을 높여 선보이면 됩니다. 하지만,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는 지금까지 시장에 없었던 것이어서 비즈니스모델과 실증, 성과 모두 ‘0’에서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참고할 레퍼런스도 없어요. 내부에서는 B2B에 집중하자고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펫나우 앱의 회원을 적극 모집할 예정입니다. 앱 서비스 기업의 자산은 데이터라고 생각해요. 회원과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토대로 플랫폼으로 발전하려 합니다. 단, 이 때 유료화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인에게는 펫나우 앱과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무료 배포하고, 파트너 기업과 협업해 가치를 만든 다음 이익을 나눌 거에요.
펫나우의 강아지 비문 인공지능 생체 인식 서비스. 출처 = 펫나우
인공지능 촬영, 반려동물 비문·얼굴 모양 인식 기술 고도화를 마친 덕분에 이제는 사업이 관성을 타고 발전하는 단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합니다. CES 2023에서 북미 최고 수준의 보험사와 반려동물 호텔을 만났는데, 이들과 새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논의했어요. 이미 미팅을 거쳐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미국 초대형 반려동물 기업의 공공 캠페인에도 참여 예정이에요.
김경철 위원 : 반려동물은 독립 경제주체가 아니라, 반려인인 사람과 연결됐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포털 서비스를 공인 인증의 수단으로 쓰듯,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공인 인증의 수단으로 쓰도록 유도하세요. 무료 정책이 여기에 힘을 실을 것입니다. B2B 기업과의 연결도 이끌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미 진행하고 계셨군요.
미국 보험사도 펫나우의 기술을 눈여겨볼 것입니다. 이들은 최첨단, 고성능 인증이라면 적극 도입해요. 예를 들어 미국 자동차 보험사가 도난과 분실을 막으려 도입한 솔루션들을 보면 놀라운 수준입니다.
펫나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양이 얼굴 인증. 출처 = 펫나우
이 경향은 반려동물 보험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거에요. 반려동물 유기와 분실을 막을 손쉬운 인증 기술은 매력 있습니다. 미국 반려동물 보험 시장의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1조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 특성과 현황 분석에 소홀하면 안됩니다. 미국 반려동물 보험사의 가입 유치 수단은 아주 다양해요. 펫나우의 기술이 여기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잘 따져보고 알려야 합니다.
미국 반려동물용품 유통 기업도 좋은 B2B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이들에게도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의 효과와 장점을 분명하게 제시하세요. 비용을 어느 정도 들이면 이익은 얼마나 나는지 한 눈에 알아보도록 표를 만들어 제시하면 유용할 것입니다.
김경철 위원 “해외 진출 파트너 확보, 현지 시장·기업에서 힌트 얻어라”
임준호 대표 : 방법은 알았지만, 고민은 깊어집니다. 미국 반려동물 보험사와 기업에게 내세울 펫나우의 매력이 아직은 약합니다.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도입하면 반려동물을 무책임하게 버리는 모럴 해저드를 줄이는 점, 보험료 산정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점, 세계 최초로 고양이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점 등 독창적인 장점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파트너 기업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한 혜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CES 2023에서 관람객에게 기술을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김경철 위원 : 현지 시장, 기업의 영업 형태에서 힌트를 얻으세요. 미국 보험사는 보험 상품을 판매해야 수익을 냅니다. 그래서 반려동물 병원, 미용실 등 연관 산업계와 손 잡고 보험 가입자에게 무료 이용 혜택을 주거나 해요. 규모가 대형 유통 매장 수준인 미국 반려동물 용품 매장, 전자상거래 마켓 등의 영업 형태도 분석해보세요.
규모가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반드시 원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 기술을 찾으면 펫나우에게 기회가 될 거에요. 또 하나, 미국은 지금 원격 진료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는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이니, 원격 반려동물 진료에 대입하기에 정말 좋을 거에요.
해외 기업과 함께 일하려면 한 곳에 집중하지 말고 여러 곳을 동시 접촉해야 합니다. 펫나우가 뭔가 제안을 할 만한 기업이라면, 무조건 연락하세요. 힘에 부친다면 코트라 무역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이 때 펫나우가 어떤 협업을 어느 기업과 하고 싶은지 코트라 무역관에 알려주면 더욱 좋습니다. 코트라는 스타트업의 해외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용하니, 되도록 많이 참여해 경험을 쌓으세요. 현지 시장의 유행을 읽고 전략을 세워 보세요.
김경철 위원(가장 왼쪽)과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하는 임준호 펫나우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출처 = 펫나우
펫나우가 북미 시장에 안착하고 세계 1위 반려동물 플랫폼이라는 꿈을 이루려면, 영업력을 갖춰야 합니다. 영업력을 직접 기르는 것도 좋지만, 파트너 기업과 손 잡고 확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기업도 이 방법을 많이 써요. 그러니, 산업군이나 기업의 부문, 종류를 가리지 말고 다양한 해외 반려동물 기업과 협업을 시도해보세요. 파트너 기업을 확보하세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한 반려묘 스마트 화장실 기기 스타트업은 해외 파트너 기업으로 반려동물용품을 유통하는 ‘로봇용품 유통기업’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기술을 고도화했고 현지 사정과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도 세웠어요. 수출 실적을 올린 것은 물론입니다.
이 때 파트너 기업에게 보낼 제안은 알기 쉽고 유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이 제안에 믿음을 더할 레퍼런스와 실증 결과는 기본이에요. 이 역시 코트라를 포함한 스타트업 지원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잘 만들 수 있을 거에요.
임준호 대표 : 비즈니스모델 정리, 수익화 방안 마련과 파트너 기업 확보는 투자금 유치로도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조언을 토대로 잘 마련하겠습니다. CES에 이어 MWC, 해외 반려동물 박람회에 적극 참가해 펫나우의 서비스를 알리고 파트너 기업을 확보, 혁신을 이어가겠습니다.
코트라, 유관기관과 협업해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 강화한다
김경철 위원 : 펫나우가 코트라의 스타트업 해외진출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알게 됐는데, 그 동안 CES 최고 혁신상도 받고 투자금도 유치하고 차근차근 성과를 내며 성장하는 것을 보니 기쁘네요.
CES 2023에서 관람객에게 기술을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임준호 대표 : 네. 포스코, 삼성전자, 구글 등 기업의 지원도 아주 좋았지만, 코트라의 해외 진출과 마케팅, 레퍼런스 확보 등 맞춤형 지원도 인상 깊었어요. CES 최고 혁신상 수상도 코트라와 함께 만든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코트라의 웨비나에 참가해 수상 노하우를 다른 스타트업에게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스타트업도 이런 도움을 많이 받았으면 해요.
문혜령 대리 : 코트라는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레퍼런스 확보, 테스트베드 마련, 해외 파트너 연결을 돕습니다. 올해는 스타트업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해 더욱 빈틈없이 지원할 예정입니다. 펫나우와 같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지원사업을 소개하려 합니다.
해외 진출에 필수인 레퍼런스 확보는 CES 혁신상, 에디슨 어워즈와 등 국제 어워즈 등으로 지원합니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으로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검증하도록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요. 테크크런치, 콜리전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전시회 참가도 도와 해외 언론에 노출시키고 해외 파트너도 발굴하도록 돕습니다. 유력 기업과의 IR 로드쇼도 직접 개최해 파트너를 연결합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문혜령 코트라 대리(왼쪽). 출처 = IT동아
2023년에는 앞서 설명한 사업들을 유관기관과 협업해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려 합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생태계 구성원과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준호 대표 : 펫나우도 코트라 덕분에 CES, MWC 등 주요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어요. 기술 기업은 연구 개발만 수 년 이상 해야 하는데, 이런 기관의 지원을 받으면 연구 개발에만 매진하면서 해외 진출 기반을 닦기 좋습니다. 서비스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현지화는 필수인데, 언어는 물론 현지 문화나 법률에도 적응하도록 도울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해외 대기업의 협업 부서, 플랫폼 테스트 부서 등 특정 부문과의 세부 협업 주선도 필요하고요.
김경철 위원 : 코트라는 세계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각국의 산업·분야별 전문 기관, 기업들과의 협업도 주선한 경력이 있어요. 코트라의 산업별 전문 부서, 해외 무역관과 해외 주요 거점별 지원 센터 등을 활용하세요.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울 것입니다.
펫나우 스케일업 현장. 출처 = IT동아
임준호 대표는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토대로 미국의 최상위급 보험사, 반려동물 호텔 기업과 각각 손 잡았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반려동물 서비스를 이들과 기획 중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 행복하도록 이끌, 기존 반려동물 제도의 빈틈을 메우고 편의를 더할 서비스를 만들 각오다.
다음 기사에서는 임준호 대표가 세계 주요 반려동물 호텔, 보험 기업과 만들 새로운 서비스를 조명하고, 이들이 서비스를 만들 때 어디에 주안점을 뒀는지를 소개한다. 어떻게 만났는지. 이들이 함께 만들 서비스가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 반려동물 시장의 어떤 단점을 해결하고 어떤 혁신을 제시할 지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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