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기고] e스포츠와 MZ세대의 이해: 롤(LOL)을 중심으로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17 18:39:27
조회 3640 추천 15 댓글 47
올해 3월 9일에 있는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저마다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 e스포츠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누구는 군인 e스포츠 팀을 만들겠다고 하고, 또 다른 후보는 e스포츠 팀을 지역 연고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는 젊은 세대, 특히 MZ세대의 게임에 대한 관심에 편승한 결과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e스포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e스포츠 연구자로서 환영한다. 하지만 MZ세대의 관심을 끄는 것과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사실 e스포츠를 알지 않고서는 MZ세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MZ세대를 이해하기란 마치 나의 자녀를 이해하는 것과 같기 때문. 그러나 e스포츠의 경험은 MZ세대의 사고, 태도, 행동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서는 다들 동의할 것이다. 

20년의 e스포츠 역사에서 e스포츠의 경험과 재미는 MZ세대만의 의식과 시각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특히 그 중에 대표적인 e스포츠종목인 롤(LOL)은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과 행동 그리고 세계를 보는 인식의 틀을 형성했다. 인간의 활동과 인식태도는 개인의 유전자, 의지, 태도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살아온 문화적 환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MZ세대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다. MZ세대의 e스포츠 경험은 그들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기존 사회 문화적 현상에 보는 인식의 틀을 형성했다. 

​첫째, MZ세대는 계층의 위치를 인정한다.

e스포츠는 인종, 성별, 국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계층이라고 불리는 티어(tier)의 순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 로스터된 10개의 프로 팀에 팀당 선수가 넓게 잡아 10명이라고 한다면 전체 선수는 100명이다. 챌린저에 속하는 인원이 정확히 3백명인데, 이는 전체 롤 사용자의 0.005%를 차지하는 챌린저 티어의 수보다 더 적은 수치이다. 그들을 인간의 얼굴을 한 신(神)이라고 불려야 한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것도 친구의 부러움을 불러일으키지만, e스포츠를 잘하는 것도 그것 못지않은 존경과 부러움을 받는다. 그들이 승취한 위치의 결과, 즉 다이아몬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챌린저 등 각각의 등급을 통해 그들 자신의 노력이 개입된 위치를 인정하게 한다. 이런 부분은 MZ세대의 인식관에 암묵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는 젊은 세대가 개인의 능력에 대한 인정, 그것의 부산물인 계층(tier)의 인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연결된다. 


리그오브레전드 랭크 티어, 단계, 사진=공식 홈페이지


​둘째, MZ세대는 평등성을 전제로 한 노력의 결과물에 박수를 보낸다. 

e스포츠 플레이어들은 그들의 노력과 위치를 존중한다. 모두가 공평하게 시작해서 나온 결과에 따른 부의 차등에 대한 존재인식을 MZ세대는 e스포츠를 통해 갖게 된다. 예를 들어 100미터 달리기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출발기회를 준다. 그러나 그 결과는 메달의 색깔로 구분된다. 100미터 달리기 경기의 가장 공평한 사실은 꼴찌보다 1등에게 더 많은 환호, 박수, 상금을 주는 것이 당연시 된다는 것이다. 이는 뛰어난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70억이 넘는다는 '페이커' 이상혁의 연봉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더 많은 프로e스포츠선수들이 연봉을 위해 팀을 옮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프로e스포츠선수들의 고액연봉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더라도, 그것이 e스포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페이커 이상혁, 사진=스튜디오바이블 제공


셋째, MZ세대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선택을 한다. 

 e스포츠의 특징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이다. 롤 경기에서 플레이어는 150명이 넘는 챔피언가운데 주도적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선택하고 경기에 참여한다. 경기를 위한 챔피언의 선택은 자신의 기호, 감정, 의지를 포함한다. 선택 과정에서 외부적인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자신이 선택하고 그 능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또한 주도적인 참여로 인한 과정과 결과를 자신의 전적, 리플레이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상세계에서 발휘되는 주도적 능력은 현실세계와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그 의미를 파악하기란 힘들다. 

넷째, MZ세대는 상호 수평적 관계에서 명확한 지시와 답을 요구한다. 


 e스포츠의 피지컬적 능력에는 멀티태스킹, 조준의 정확도, 반응속도, 상황판단 등이 요구된다. 특히 조준의 정확도와 즉각적인 반응의 경험은 경기의 영역을 넘어 일상생활에도 적용이 된다. 이를 통한 명료한 지시, 정확한 사실, 결과의 과정에 대한 인식의 경험은 고스란히 MZ세대에게 흡수된다. 이는 필자의 아들에게도 들었던 이야기다. MZ세대는 권위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호수평적인 관계에서 명확한 내용의 설명과 답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 이 모든 것은 MZ세대의 디지털 경험이 그들의 의식구조를 결정한다는 중요한 방증이다. 


2022 LCK 챌린저스 2추자 DK VS BRO 경기, 사진=lolesports.com


이와 같이 MZ세대에게 롤(LOL)을 중심으로 한 e스포츠의 경험은 MZ세대의 인식구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MZ세대 이해의 출발 또한 주어진 환경, 문화, 그들의 인식구조를 파악할 때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다.

​우리 자신의 사고와 판단의 기준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조정되고 형성된다. '라떼는 말이야'라고 불리는 기성세대의 사고는 그들의 문화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를 기성세대가 이해하려면 기성세대가 직접적으로 e스포츠를 해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물론 기성세대에게 디지털 기기는 익숙하지 않고, 하물며 롤(LOL)과 같은 경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잘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그 자체가 그들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모르면 자신의 자녀 또는 조카들에게 물어보자. 그들은 충분히 가르칠 능력이 있으며, 기꺼이 기성세대의 요구에 즐겁게 반응한다. 이런 사소한 대화가 세대 간의 소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는 e스포츠가 세대를 이해하는 소통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롤(LoL)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시간이 부족하고 배우기 힘들면 꼭 롤이 아니더라도 다른 e스포츠 경기 종목에 대통령 후보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글 작성자: 경성대 e스포츠 연구소 이상호 연구 교수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2

37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기고] e스포츠와 MZ세대의 이해: 롤(LOL)을 중심으로 [47]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3640 15
494 음콘협, "로블록스 K-POP 저작권 침해"...잇따른 로블록스 저작권 논란 [22]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2480 3
493 가방 크기 100칸으로 확장...'언디셈버', 4일만에 구글 매출 12위!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137 0
492 크래프톤, 가레나 및 구글ㆍ애플에 소송...'프리 파이어'는 어떤 게임? [1]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125 0
491 선한 영향력, 게임업계가 앞장선다..이용자와 함께라서 '굿'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126 0
490 캐리소프트의 NFT '캐리버스', 제2의 '로블록스' 될까? [5]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1012 0
489 PC 게이머를 홀린 '갓 오브 워'…스팀을 뜨겁게 달구다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7 90 0
488 니케ㆍ우마무스메ㆍ에버소울 등 2022년 미소녀 RPG '격돌'...최종 승자는? [53]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5780 18
487 소통하니 게임 인기 ↑...'로아' 동접 26만명 돌파, 1억 걸고 e스포츠!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13 0
486 윤석열ㆍ이재명ㆍ안철수...게임 대통령은 누구?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36 0
485 '무돌' 가처분 신청 기각...플레이 스토어에서도 L 버전 서비스해야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01 0
484 [카드뉴스] 금주의 게임뉴스 탑5 - 윤석열 후보, 이준석 당대표 LCK 관람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96 0
483 임인년 새해, 게임 곳곳에서 새해맞이 이벤트 열린다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66 0
482 라이엇게임즈, 3일만 출근...니콜로 대표가 오를 '산(山)'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27 0
481 '오딘' 대만 간다....대만 매출 1,3,8위 '리니지' 끌어내릴까? [9]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005 1
480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 '치열'...예약ㆍ테스트 시동 게임 3종 [4]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3 1064 0
479 [신년특집] 2022년 국내 게임사 TOP5 신작 라인업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3 228 1
478 포켓몬고 때문에...2만 명이 모이고, 경찰이 해고 당한 이유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3 152 0
477 위믹스 매도 논란...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의 해명은?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3 80 0
476 소울 유료 판매ㆍ사냥터 점령...홀로 서기 '트라하' 신작, 괜찮나?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3 105 0
475 앱애니, 2022년 모바일 시장 현황 발표...주목할 만한 지표는?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3 938 0
474 솔라리바이벌, 창공아레나, 갈락티코'...中 게임 인기 '각축전'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12 0
473 "명예로운 은퇴"...2022년 은퇴를 알린 스타 프로게이머들 [20]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762 4
472 득실대는 中 대륙 게임 속, 日 열도 RPG '눈길'...반전은 '이것' [2]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71 2
471 이재명은 메타버스, 윤석열은 e스포츠...게임 대선 행보 시작 [53]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939 0
470 TGA 기대작 프리뷰(4) -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속편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90 0
469 게임업계 메타버스 열풍, 2022년에도 계속...관련 채용 줄 이어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59 0
468 게임업계 메타버스 열풍, 2022년에도 계속...관련 채용 줄 이어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90 0
467 NFT 영웅 VS 나락 주범...위메이드 코인 현금화 투자로 '심판대' [6]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494 3
466 잔디소프트 게임엔진, '로블록스'를 노렸나?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144 0
465 유행처럼 번지는 '소통'...카운터 사이드 박상연 디렉터 "방황 인정, 성숙해질 것" [1]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177 1
464 거장 '스필버그'의 드라마 '헤일로' 드디어 베일 벗는다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201 1
463 리막 네베라에 빠진다...차량, 의류, 애니...컬래버로 게임 재미 '쑥쑥'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85 0
462 기부는 상위 랭커만...독특한 게임업계 임인년 기부 방식 [26]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3364 16
461 [기획] 글로벌 게임사 톱15 기상도(12) - 엔테인(Entain)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73 0
460 [신년특집] 2022년 임인년 흑호의 해...게임 속 호랑이들 [18]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1977 12
459 [신년특집] 2022년 모바일게임 기대작 TOP10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136 0
458 글로벌 스케일...원신, 유럽 알프스산 정상에서 '점등식' [28]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2924 17
457 부가티에서 카트, 롤, 라이언까지...'배그' 컬래버로 분위기 UP!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40 0
456 [신년특집] 2022년 콘솔 게임 기대작 TOP 10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16 0
455 국산 PC게임 줄줄이 스팀에 선보여...마지막 담금질 한창 [1]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65 1
454 "역대급" LCK 스프링, 팀별 로스터 및 주목점 [8]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000 6
453 넷마블 PC 신작 '오버프라임' 22년 출시...3D 롤(LoL) 같은 영상에 '기대감'↑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152 0
452 '미원' 매직? 세원이앤씨 '창공아레나' 퍼주기 마케팅 통했다 [13]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0 2487 1
451 [신년특집] 2021년 최악의 게임 TOP5 [1]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7 259 4
450 [카드뉴스] 금주의 게임뉴스 탑5 - 윤석열 대리 인터뷰 논란 [5]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7 833 4
449 옛날 SRPG 느낌 폴폴..스위치용 전략 RPG '트라이앵글 스트래터지'  [8]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6 1611 8
448 TGA 기대작 프리뷰(3) -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6 98 2
447 게임주 3일 연속 하락(↓) 속 모비릭스만 상승(↑)...이유는?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6 79 0
446 [신년특집] 2022년 PC게임 기대작 TOP10 [1]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6 2345 5
뉴스 [포토] 혜리, 아이고 예뻐라 디시트렌드 11.2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