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이상 복무 군의관 7%대에 그쳐 적은 보수에 따른 기피 현상 군 의전원 설치 방안도 제기돼
[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 확대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장기 복무 군의관 또한 부족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험이 있는 군의관이 줄어들면서 군 의료가 부실화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국군의무사관학교' 설치를 통해 15년 복무 군의관을 양성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장기 복무 군의관 7%대
15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전국의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전공의(인턴·레지던트),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등 21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1%가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으로서 장기 복무를 하는 대신 현역 복무 이행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군 병원에 36개월 이상 복무하는 장기 복무 군의관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국의 군 병원에 재직하고 있는 군의관 총 2400명 가운데 약 93%는 36개월간 의무복무를 하는 단기 군의관이다. 장기 군의관은 7.6%에 그쳤다.
장기 군의관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으로 드러났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전역 군의관 231명을 대상으로 장기 군의관 기피 이유를 조사한 결과 '적은 보수 수준'이 응답률 27%로 1위를 차지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군의관 복무와 민간 의사 근무 사이에 경제적 격차가 크다"며 "장기 군의관을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그 복무 기간이 끝나고 나면 연속 가능성 없이 바로 종료가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군의관 양성 방안도 나와
정치권에서는 장기 복무 군의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군의무사관학교를 설치한다는 대안까지 내놨다. 그러나 적은 임금 등의 이유로 군의관의 장기 복무 기피 현상을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군의무사관학교 설치법 및 군인사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6년제 국군의무사관학교를 설치하고, 졸업생 가운데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중위 임용 및 15년간 의무 복무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성 의원은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국립군의관의과대학·방위의과대학교 등을 운영해 장기 복무 군의관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며 "이번에 대표 발의한 법에 의해 장기 복무 군의관이 일정하게 양성되고 배출된다면 군 의료체계의 안정화 및 숙련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08년 12월 박진 당시 한나라당 의원 등이 이와 유사하게 '국방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철회됐다. 의료계가 국방의학원을 통한 의대정원의 증가로 생기는 의료인력 과잉 배출 등을 우려하면서 반발해서다.
정 교수는 "군의관 문제는 군 의료 시스템을 민간에 어느 정도 위탁할 것인가 또는 군 자체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의 차이에 따라 다른 해법이 가능하다"며 "전문의대를 설치한다고 장기 군의관이 확보되고 바로 의료 제도가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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