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 극초음속 미사일 첫 시험발사 성공
미 육군과 공군이 최근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적 목표물을 타격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잇따라 성공했다. 그동안 중·러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에서 미국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방부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는 지난 13일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실험장에서 ‘오프파이어즈’(OpFires·Operational Fires)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DARPA는 오프파이어즈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장면이 담긴 30초 분량의 영상도 공개했다.
2022년7월13일 미 화이트샌드 미사일 시험장에서 발사되고 있는 미 육군 차세대 준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오프파이어즈(OpFires). 최대 1600km 떨어진 목표물을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타격할 수 있다. /미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
◇ 1600km 떨어진 표적 초고속 타격하는 ‘오프파이어즈’ 미사일
오프파이어즈는 최대 사거리 1600여㎞로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16분 내에 1600여㎞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미사일 앞부분에 극초음속 활공체(글라이더)가 달려 있어 활공체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현재 세계 군사강국들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는 두 종류다.
우선 극초음속 활공체다. 초기엔 탄도미사일처럼 상승했다가 일정 고도에서 활공체가 추진체와 분리된 뒤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활강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 기술로는 탐지 및 요격이 매우 어려워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린다.
◇ 미 공군 극초음속 미사일 ARRW 잇딴 시험발사 성공
미 록히드마틴사가 개발중인 오프파이어즈는 중국이 미 항모전단 등을 겨냥해 배치한 DF-21D 및 DF-26 대함탄도미사일, DF-17 극초음속 미사일 기지, 해공군 기지 등을 겨냥한 무기여서 C-130 수송기로도 신속하게 주일미군 기지 등에 배치될 수 있다. 일각에선 주한미군 배치도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프파이어즈 발사차량에는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3발의 지대지 미사일이 탑재되며, 미 육군 고기동 대형 전술트럭이 이동식 발사차량으로 활용된다. 내년 중 완전 비행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은 미 공군이 개발중인 AGM-183A ARRW(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 시험발사에도 잇따라 성공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3일 ARRW의 로켓 추진체를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 5월 전략폭격기 B-52H가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에서 AGM-183A ARRW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 공군은 성명을 통해 “항공기에서 분리된 ARRW의 부스터가 예상대로 점화되고 연소돼 음속보다 5배 빠른 극초음속 속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시험발사를 위해 미 B-52 전략폭격기 날개에 장착되는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 ARRW. /미 국방부
◇ 러, 우크라이나 전쟁서 극초음속 미사일 첫 실전 사용
록히드마틴이 개발중인 ARRW의 최대 속도는 마하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ARRW는 세차례나 시험발사에 실패한 적이 있어 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중·러에 크게 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2~3년 전부터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배치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일부 군사목표에 대해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발사,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극초음속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아방가르드’, 함정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다.
DF-17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배치중인 중국은 지난해 7월 극초음속 무기가 지구를 한바퀴 반 돌아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성공,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 의회 등은 극초음속 무기 분야에서 미국이 중·러에 뒤처졌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고, 미 정부와 군 당국은 다양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 북, 사거리 1000km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 성공 주장
북한도 지난해 이후 잇따라 극초음속 미사일들을 시험발사하고 일부는 성공을 주장함에 따라 남북한간에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화성-8형으로 명명된 가오리형과, 기동탄두(MARV)와 비슷한 원뿔형 등 두종류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중인데 모두 극초음속 활공체형이다. 지난 1월 북한 관영 매체들은 원뿔형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 1월 1000㎞ 비행에 성공했는데, 240㎞ 가량을 요격이 어려운 선회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20년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국산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선 고도의 보안이 유지되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과 같은 활공체형 외에 기술적으로 어렵고 진보한 스크램제트 엔진을 활용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형 모두 개발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4월 북한 대규모 열병식에 등장한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은 지난 1월 이 미사일이 1000km를 비행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뉴스1
◇ 한국, 극초음속 활공체형과 순항미사일형 모두 개발중?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청 주최로 열린 ‘국방과학기술대제전’에서 ‘하이코어(Hycore)’ 초고속 발사체 시험 모델이 처음으로 공개돼 국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것 아닌가 하는 관심을 끌었다. 정통한 소식통은 “하이코어에 장착돼 있는 엔진은 스크램제트가 아닌 이중 램제트 엔진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니며 최대 속도 마하 5(극초음속)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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