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수호하던 '사천왕상' 나라의 보물된다

아던트뉴스

2023.09.07 20:53:02

조회 163 추천 1 댓글 0

장흥 보림사 목조사천왕상 /사진=문화재청

사찰 입구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고 불국토를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천왕상(四天王像)이 드디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7일 전남 구례 화엄사, 여수 흥국사, 충북 보은 법주사, 경북 김천 적지사, 고흥 능가사, 영광 불갑사, 강원 홍천 수타사, 충남 공주 마곡사 등 사찰 8곳에서 보전 중이던 사천왕상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사천왕은 불교 우주관에서 세계의 정가운데에 존재한다고 여기는 수미산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 네 방위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보물로 지정된 '장흥 보림사 목조사천왕상', '순천 송광사 소조사천왕상', '완주 송광사 소조사천왕상' 등 3건을 포함해 총 20건이 남아있으며 이번에 보물로 지정될 예정인 8개의 사천왕상은 전부 17세기에 만들어졌다.

구례 화엄사 사천왕상 /사진=문화재청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과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은 임진왜란 등 전란을 겪으며 벽암 각성(1575∼1660)과 계특(戒特) 대사 등이 사찰 복구를 진행하면서 조성한 것이다.

두 사천왕상 모두 의자에 걸터앉은 형상으로 사각형의 주름이 진 큰 얼굴과 넓고 두껍게 표현된 콧방울 등이 같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17세기 전반기 양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발밑에 악귀와 같은 생령(生靈)이 없는 것이 그 특징이다.

'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 역시 전란 이후 조성되어 17세기 중엽쯤에 완성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국내 사천왕상 중에서도 매우 드문 입상 형태로 크기가 5.7m에 이른다. 법주사 사천왕상 발밑에는 조선 관리와 청나라 관리를 생령으로 둬 1636년 발생했던 병자호란의 치욕을 극복해 교훈을 주고자 한 최초의 조각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의의가 크다.

완주 송광사 소조사천왕상 /사진=문화재청

'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은 조선 후기에 드물게 발원문이 발견되어 1665년 완주 송광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조각승을 모셔 조성했다는 점이 밝혀졌으며 사천왕상과 함께 방위가 적혀진 묵서가 발견되어 각 천왕의 방위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문화재청은 "직지사 사천왕상은 발원문을 통해 호남과 영남 조각승의 불상 제작과 교류 활동도 파악할 수 있어 조선 후기 불교 조각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같은 전남 지역 내 흥국사 및 화엄사와는 다른 양식을 보이고 있는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은 동방지국천왕과 서방광목천왕, 남방증장천왕, 북방다문천왕의 순서가 바뀐 형태를 특징으로 두고 있다.

홍천 수타사 소조사천왕상 /사진=문화재청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은 섬세한 나무 조각을 접목하여 전체 형태를 빚고 동시에 머리카락과 세부 장식을 흙으로 정교하게 그려내 소조상에서 목조상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은 보물 '영광 불갑사 불복장 전적' 중 사천왕상에서 나온 유물을 사천왕상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해 일부를 해제한 뒤에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 및 복장 전적'이라는 명칭으로 관리할 계획이라 밝혔다.

강원도의 유일한 사천왕상 '홍천 수타사 소조사천왕상'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사천왕상이라는 면에서 조각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모든 의견을 수렴한 뒤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8건의 사천왕상 보물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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