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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전 세계에 20점도 안남아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6 21:11:56
조회 266 추천 1 댓글 0
														


고려시대의 유물 나전칠기


6일 고려시대의 출중한 공예 수준을 보여주는 유물이자 그동안 존재가 드러나지 않아 많은 정보가 없었던 귀한 나전칠기가 드디어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오늘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올해 7월 일본에게 돌려받은 고려시대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첫 공개했다.

나전칠기는 무늬가 수려한 조개나 소라, 전복 껍데기를 갈아서 얇게 가공한 자개로 다채로운 문양을 만들어 붙여 장식해 칠을 한 공예품을 의미한다.


정교한 무늬를 자랑하는 고려시대 나전칠기


특히나 고려시대의 나전칠기는 불화, 청자와 함께 고려 미술의 중심이자 최고 공예품으로 꼽히고 있지만 현재까지 남아있는 고려시대 나전칠기는 전 세계에 20건도 채 남아있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돌아온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13세기 중반~후반에 만들어진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물은 가로 33.0cm, 세로 18.5cm, 높이 19.4cm 크기에 달하며 상자 형태의 고려 나전칠기의 대표적 문양으로 알려진 모란넝쿨무늬와 국화넝쿨무늬 등이 다채롭게 쓰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열었을 때의 모습/사진=문화재청


약 770개의 국화넝쿨무늬 자개가 뚜껑과 몸체를 감싸고 있고 테두리가 좁은 뚜껑 윗면에는 약 30개의 모란넝쿨무늬가 장식되어 있으며, 유물 바깥쪽에는 작은 원으로 구슬을 꿰맨 듯 연결한 연주 무늬 약 1천 670개가 섬세하게 둘러싸고 있어 수려함을 더했다.

유물을 살펴본 이용희 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장은 "고려 나전칠기의 핵심적인 무늬와 구성 요소가 제대로 남아있으며 세밀한 문양 표현과 빛나는 색감이 탁월하다"라며 "국내에 있는 나전칠기 유물 중에서 완전히 같은 문양을 찾아볼 수 없고 보존상태도 탁월해 향후 연구 및 전시 자료로써 활용 가치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보물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는 보물 '나전경함'을 언급하면서 "현재 보물로 지정된 유물과 비교해 봐도 상태가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재단은 약 1년여 간의 갖은 노력 끝에 겨우 유물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

유물은 일본의 한 개인 소장가 창고에서 100년 이상 보관되었는데 3년 전 고미술 관계자가 이를 사들이고 지난해 재단 측에 연락하면서 숨겨져 있던 존재가 드러난 것. 관계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귀한 유물"이라고 설명했으며 재단은 조사와 협상을 거쳐 복권기금을 활용해서 유물을 살 수 있게 됐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뚜껑에 새겨진 정교한 무늬/사진=문화재청


환수 과정에서 과학적 분석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문화재청과 재단은 유물을 매입하기 전에 우선 국내에 들여와 지난 5월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X선 촬영 등을 통해 유물 조사를 진행한 결과 목재에 직물을 입혀 칠을 하는 우리 전통의 칠기 제작기법이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30년이라는 시간을 고려하면 소장가는 1890년을 전후해 유물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나, 소장가 집안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고려 나전칠기를 갖게 될 수 있었는지 정확하게 확인이 되지 않았다.


고려도경 관련 기록에 (왼쪽)


최응천 청장은 "혹시 새로 만든 유물이거나 보존 및 수리 과정을 거친 유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두 달 정도 낱낱이 분석했으며 유물을 사기 전에 이렇게 조사한 사례는 최초다"라고, 설명했다.

환수한 유물은 앞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되어 정밀한 조사를 거쳐 활용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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