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근본을 잃었다. 한동안 '국부 이승만'은 '천하의 역적'인 것이 세간의 상식이었다. 특히 젊은 층은 이승만과 박정희가 국가의 기틀을 어떻게 잡았고, 국가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알지 못한다.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으로 조금은 재평가의 분위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아직 멀었다. 여전히 젊은 세대는 대한민국의 근본을 두고 갈팡질팡한다.
영화
취재를 하다 보면 젊은 세대를 향해 혀를 끌끌 차는 어르신들을 종종 만난다. "젊은 사람들은 생각이 없어. 죄다 좌경화 돼가지고..." 가끔씩은 젊은 세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신다. 젊은 사람들이 좌경화됐다며 젊은 사람들이 원망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들은 좌경화가 되고 싶어 됐을까? 이승만과 박정희를 모르고 싶어 몰랐을까?
시험을 위한 공부, 그것을 위한 주입식 교육...세뇌하기 가장 좋은 방법
2024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으로 대표된다. 특히나 '시험에서 점수 잘 받기 위한' 교육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의 목적은 시험이다. 시험을 쳐서 점수가 잘 나오면 대한민국 교육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다.
시험들은 90%가 객관식으로 치러진다. '수능'이 그런 방식으로 시험을 치기 때문이다. 5개의 보기 중에서 하나를 택해서 맞으면 시험을 잘 본 것이다. 대한민국의 교육도 '5개의 보기 중에서 정답을 어떻게 하면 잘 찍는지' 교육한다. 잘 찍으면 교육 잘 한 것이다.
교육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자연히 '주입식 교육'이 최고의 교육 방식이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하는' 교육은 지금의 대한민국 교육 시장에서 천시된다. 모든 교육은 '시험에 나오냐'가 중요하다. '시험 문제에 나오며, 잘 찍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른 방식은 시도해도 도태된다. 아무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하는' 교육을 원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시험에서 잘 찍기 위해' 철저히 주입식 교육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내 생각, 내 판단'은 버려야 한다. 오히려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면 야단맞기 십상이다. 교과서·참고서·문제집·학교 교사·학원 강사가 얘기하는 것에 '왜 그렇죠?'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철저히 금지된다. '그냥 그런 줄 알아', '그냥 외워'라는 꾸지람만 되돌아온다.
주입식 교육은 아이러니하게도 좌파 진영이 학생들을 세뇌하기에 너무 좋은 방법이었다. 교과서에 좌파 사상을 써넣으면 그만이고, 참고서에 좌파 사상을 써넣으면 그만이고, 문제집에 그대로 문제를 만들어 넣으면 그만이고, 가장 중요한 '시험'에서도 좌파 사상을 정답으로 하게 하면 그만이다.
이러면 '학생을 향한 좌파 세뇌 시스템'은 자동으로 돌아간다. 교과서와 참고서가 이승만과 박정희를 '빌런'이라고 하니 '빌런'으로 외운다. 교사와 학원 강사가 '빌런'이라고 하니 '빌런'으로 외운다. 시험에서 '이승만과 박정희는 빌런이다'가 정답이니 그것을 위해 그냥 외운다. 외우다 보면 세뇌된다. 어느새 학생들의 두뇌 깊은 곳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는 '나쁜 독재자 빌런'이 되어 있다.
이러한 세뇌 작업은 사회탐구 영역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어 문제의 지문에도 좌파 사상이 잔뜩 들어가 있다. 영어 독해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어는 좌파 세뇌를 위한 국어가 되고, 영어는 좌파 세뇌를 위한 영어가 된다. 모든 과목들은 학생들을 향한 좌파 세뇌의 도구들이 되고, 학생들은 '정답 잘 찍고 시험 잘 보기 위해' 거기 있는 좌파 사상을 외운다.
초중고 12년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좌파 사상에 속칭 '쩔어버린 채로' 사회에 나온다. 이들은 잘못이 없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권리는 진작에 빼앗겼고, 잘 외워서 시험 잘 보는 공부만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이미 좌파 세뇌가 완료됐고, 이들은 앞으로 사회의 주역이 되어 영향을 끼칠 것이다.
"공부나 해" 윽박지르는 부모...그 공부에 뭐가 들었는지는 무관심
대치동의 한 의대전문 학원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학부모에도 있다. 학부모들은 마음이 급하다. 어떻게든 자기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 안달이다. 성적 잘 올린다는 학원들을 발품 팔면서 알아보고, 자녀를 '공부' 시키는데 온 힘을 다한다. 자녀가 '성적 잘 나오는 것'이 부모가 추구하는 교육의 전부다. 성질 급한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을 미취학 시기부터 '조기 교육' 시키겠다고 열을 올려댄다.
그들이 열을 올리는 '조기 교육'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두뇌 발달 시기에 맞지 않는 과도한 교육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잘 알아듣지도 못할 시기에 어려운 것들을 마구 집어넣는다. 이들은 어릴 때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경험을 할 기회를 잃고, 혹독한 '조기 교육'의 폭풍에 내몰린다. 안타깝게도 유년기를 이렇게 보낸 아동들은 청소년기가 되면서 비뚤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시험 성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하는 중학생 이상이 되면 그 '시험 성적'에 목을 매기 시작한다. 공부 외에 다른 것은 모두 '시험 성적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것 외에, 여가 활동 같은 다른 활동들로 인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녀의 성장 여부는 곧 '시험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성장 과정이다. 이 시기 청소년의 고민은 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은 다양한 활동과 경험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와 같이 자녀가 '여러 경험을 하며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녀에게 "공부나 해"라고 윽박지르기 일쑤다.
그런데 그렇게 자녀에게 공부하라며 교과서와 참고서를 보게 하고, 문제집을 풀게 하고, 학원을 몇 군데씩을 보내면서도, 정작 그 교과서와 참고서와 문제집에 뭐가 쓰여 있는지, 학교에서 교사가 뭐라고 하는지, 학원에서 강사가 뭐라고 하는지, 시험에서 어떤 문제가 나오고 어떤 것을 정답으로 해 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저 그 교과서·참고서·문제집·학교·학원에 자녀의 모든 것을 맡겨버린다. 그렇게 맡겨버린 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학부모는 전혀 모르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자연히 자녀들은 그저 시험 성적을 위한 공부를 한다. 시험의 정답을 위해, 높은 성적을 위해, 교과서와 참고서를 보고 문제집을 풀면서,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가 하라는 대로 좌파 사상을 공부하고 외운다. 자기 생각과 판단, 고민은 그 과정에서 끼어들 틈이 없다.
교육 혁신 없으면 '좌파 천하' 안 끝난다...미래 위해 모두가 결단해야
외국 학교 수업
선진국의 교육은 개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스스로의 생각을 말하게 하고, 표현하도록 하고, 토론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며 맞춰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교육 과정으로 되어 있다. 개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고, 그것이 사고력이 되며 창의력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이런 과정을 통해 '온전한 한 개인으로서의 나'가 형성되고,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초등학교 입학 후 12년 동안 주입식으로 보낸 뒤 사회로 방출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거나 고민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할 여지는 없다. 그렇게 사회로 나온 사람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다. '남들이 그렇게 말하더라'에 휩쓸리고, 그 다수로 보이는 목소리가 좌파의 목소리라면 좌파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교육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대로라면 안 된다'라는 공감대 형성 위에서 모두가 패러다임을 달리하고 혁신해야 한다. 정책을 구상하는 이들부터 지금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까지 모두가 각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도와야 하고, 성장 과정에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교조'의 심각성을 지적한다. 물론 전교조 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다. 미래를 위해 모두가 각성하고 결단해 '좌파가 세뇌할 수 없는' 교육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좌파 천하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이승만과 박정희는 여전히 '나쁜 독재자'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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