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특검법' 본회의 통과…野 재강행·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수순

SMNEWS

2024.07.05 10: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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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의 무제한 토론 종결 안건 상정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서울=서울미디어뉴스] 양혜나 기자 =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대원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4일 또다시 통과됐다.

21대 국회 막판인 지난달 5월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표결을 거쳐 5월 28일 폐기된 지 37일 만이다.

180석 이상 의석수를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전날 오후 3시 40분께 시작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토론 종결권을 행사했고, 토론은 26시간 만에 강제 종결됐다.

이후 해병대원특검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기까지는 불과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검법은 재석 190명 중 찬성 18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22대 국회 들어 처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과 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다가 퇴장했다. 안철수, 김재섭 의원만 본회의장에 남아 각각 찬성,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5월 30일 채상병특검법을 당론 1호로 재발의했다. 기존 특검법안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 끝에 폐기된 지 이틀만이었다.

재발의된 채상병특검법은 민주당만 가졌던 특검 추천권을 비교섭단체에도 부여해 조국혁신당 등이 특검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하는 등 21대 때 특검법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힘이 협의되지 않은 원 구성에 반발해 상임위와 본회의를 보이콧 하는 동안 야권은 특검법 재발의 22일 만에 이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키고 이날 35일 만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정쟁용 법안"이라며 그 부당성을 알리는 필리버스터로 특검법 표결을 저지하려 했으나, 소수 여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채상병특검법 통과 직후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 유린을 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에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은 첫날에만 일부 진행되다 중단됐고, 이후 연이틀 무산됐다.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의원들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었다.

지난 2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하자, 여당 의원들이 '막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정회가 선포된 뒤 다시 개의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5일 열릴 예정이었던 22대 국회 개원식도 연기됐다.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와 특검법 강행 처리를 이유로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하며 개원식 불참을 선언하고, 윤 대통령에게도 불참을 요청하면서 개원식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원 구성 문제로 충돌했던 여야의 대치 상황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방통위법)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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