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31)가 강제 구금된 뒤 2달째 감감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그의 축구 인생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손준호는 지난 5월 12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체포 혐의는 승부 조작과 뇌물 수수로 알려졌다. 공안은 손준호를 구류 상태에서 조사하면서 최장 시일인 37일이 만료되자, 지난달 18일 구속 수사로 전환하여 손 선수를 억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손준호의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않고 구금하고 있다. 상대국에게 기본적인 체포 사유와 혐의 통보는 국제 인권법이 인정하는 기본권이지만, 중국 측은 "중국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당사자 외에 제3자에게 언급을 금지한다"는 현지 법을 내세워 손 선수의 구속 혐의를 공표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외교부에서는 손준호 선수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 수 차례 영사 면담을 진행하였고, 현지 공안에 공정한 수사와 인권 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요청하였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 언론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 미루어 짐작해 보자면 손준호 선수는 승부조작 및 뇌물수수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손준호의 소속팀 산둥 타이산은 현재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혐의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오 웨이 전 감독도 승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산둥 소속 조선족 출신 미드필더 진 징다오도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되었기 때문에 손준호 역시 같은 이유로 구속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자국 축구계 비리 척결을 위해 축구협회 간부 2명을 추가 조사하는 등 고강도 사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조사로 인해 리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축구협회 전·현직 간부 등 이름이 알려진 거물 13명의 부패 혐의가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에 외교부까지 나섰지만 '묵묵부답'
뇌물수수 및 승부 조작 가담은 6년에서 10년형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손준호 선수 / 사진=MBC뉴스 갈무리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5월 한국 대사관을 포함하여 외교부의 도움을 요청하였다. 축구협회 고위직 관계자까지 나서서 중국 축구협회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손준호 본인과 손준호 측 변호사와 전혀 만나지 못한 채 성과 없이 돌아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손준호와 연락이 닿을 방법을 찾고 있지만, 정부가 나서도 소득이 없는 상황"이라며 암담한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외교부까지 나서서 손 선수의 보호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이나 중국 당국은 요지부동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손준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북현대 소속으로 K리그1 우승을 이끈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2020시즌에는 K리그1 MVP에 오르면서 대한민국 축구계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조별리그 우루과이전과 포르투갈전, 16강 브라질전에 출전한 그는 날카로운 패스와 팀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뒷받침하여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기약 없이 무리한 수사가 지속되면서 손준호의 남은 축구 인생에 빨간불이 켜졌다. 참고로 전 중국 축구협회장을 비롯하여 국가대표팀 선수 10명 등은 승부 조작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판결되면서 6년에서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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