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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해드리뷰] 중세풍 전략 게임 '잉크리나티', 낙서? 나의 영웅담!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1 20: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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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
 
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아카데미 기본 수업 15분 + 힐데가르트의 기초 코스 절반 10분 + 새 여정 첫 전투 5분
 
중세 내음이 물씬 풍기는 턴제 전략 게임 '잉크리나티'가 앞서 해보기를 마치고 2월 22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잉크리나티는 야자 게임즈가 만든 턴제 전략 게임입니다. 마치 양피지 위에 깃펜으로 낙서를 하는 것처럼 필경사 잉크리나티가 되어 적들과 낙서 실력을 겨루는 게임입니다. 두 잉크리나티는 각자 잉크라는 자원을 소모해 동물 모습의 병사를 그리고, 동물끼리 전투를 벌이거나 잉크리나티가 직접 손으로 적을 공격하거나 밀어내 상대 잉크리나티를 제압하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마치 기물을 움직여 적 킹을 포위하고, 체크메이트를 만들어가는 체스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체스는 면 위에서 전투가 일어나지만, 잉크리나티는 선 위에서 전투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잉크리나티의 콘텐츠는 크게 기본 플레이를 익히는 '아카데미'와 스토리 모드인 '여정', 상대와 전술을 겨루는 '결투',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야수와 손행동, 재능을 살펴볼 수 있는 야수 목록으로 구성됐습니다. 
 


시작 화면부터 양피지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턴제 전략 게임 잉크리나티

 


필경사 잉크리나티가 되어 야수를 그려 상대와 싸우는 게임

 
아카데미는 다시 기본 수업과 힐데가르트의 기초 코스, 중급 수업으로 나누어집니다. 기본 수업에선 야수를 그려 군대를 만드는 방법, 야수를 움직여 적을 공격하는 방법, 상대 야수를 밀어 전투 없이 적을 처치하는 방법, 그리고 적 잉크리나티와 대결할 때 승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웁니다. 힐데가르트의 기초 코스와 중급 수업에선 주어진 상황에서 야수의 특수 능력과 잉크리나티의 손 행동을 적극 활용해 적에게 승리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마치 턴제 퍼즐 게임처럼 말이죠.
 
여정에선 5개 이상으로 구성된 스테이지를 하나씩 진행하며 잉크리나티라는 게임의 스토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에는 독특한 능력과 야수를 가진 잉크리나티가 등장하고, 이들을 물리치면 새로운 야수와 손행동, 재능을 해금할 수 있는 자원 '위신'을 획득합니다. 즉 잉크리나티라는 게임은 아카데미에서 기본적인 전술을 배우고, 여정에서 스토리를 즐기며 자원을 모아 스테이지나 결투 모드에서 상대와 전술을 겨루는 게임인 것입니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으로 진행되는 아카데미 코스

 


마치 퍼즐을 푸는 듯한 두뇌 플레이가 필요하다

 
원하는 모드를 하나 고른 후 전투가 시작되면 각 잉크리나티는 화면 상단 좌우에 표시된 잉크를 일정량 소모해 야수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야수를 소환하는 자원인 잉크는 잉크리나티의 턴이 종료될 때마다 1씩 회복되거나 게이머가 직접 바닥에 떨어진 잉크 웅덩이 위에 야수를 놓고 턴 종료, 주변 잉크를 흡수할 수 있는 손 행동인 잉크 흡수 등 특정 행동을 수행해 대량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각 잉크리나티는 소환한 순서에 따라 번갈아가며 야수를 움직일 수 있고, 상대 잉크리나티의 체력을 0으로 만들거나 일정 턴이 지난 뒤 생성되는 종말의 불길처럼 적을 즉시 처치할 수 있는 장치로 상대 잉크리나티를 행동 불능으로 만들면 전투에서 승리합니다. 
 
야수는 정해진 이동력을 소모해 주변을 이동하고, 공격이나 특수 능력 등 한 가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잉크리나티는 야수들과 다르게 원한다면 자신의 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야수로 적의 체력을 줄이고 잉크리나티로 마무리하거나 잉크리나티를 밀어 유리한 곳에 야수를 그려 지리적인 이점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잉크리나티 주변에 야수를 소환

 


야수를 움직이거나 잉크리나티가 직접 행동해 적들을 공격해 전투를 진행한다

 
야수가 공격을 시도할 땐 공격 직전 최소 피해와 최고 피해가 표시된 공격 구역이 나타납니다. 게이머는 공격 구역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화살표를 멈춰 높은 피해를 줄 수도, 예상보다 낮은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화살표는 일정 시간 동안 움직이며, 만약 제한 시간 동안 피해량을 선택하지 못했다면 무작위 피해를 입히게 되죠. 만약 공격으로 충분한 이득을 얻기 어렵다면 공격을 포기하는 대신 야수의 특수 능력을 사용하거나 적을 밀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야수는 검과 방패를 들고 높은 체력으로 전선에 나서는 검병과 긴 사거리로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하거나 동시에 여러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창병, 가장 먼 사거리를 가졌지만 체력이 낮은 궁병, 그리고 아군을 보조하거나 적을 약화시키는 특수병 등 다양한 병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부 토끼 병종은 '엉덩이 나가신다'라는 능력으로 적의 턴을 낭비시키는 동시에 명중률을 낮추며, 어떤 여우 병종들은 적을 공격하면 잉크 한 방울을 훔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병종과 야수들의 독특한 능력으로 나만의 전략과 전술을 펼칠 수 있습니다.
 


야수가 적을 공격할 땐 화살표로 피해량을 선택해 높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꼭 공격이 아니더라도 적을 밀어서 해치우는 것처럼 다른 방식으로 적을 공략할 수 있다

 
시스템 외적으론 중세풍의 독특한 아트워크가 게이머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의 배경은 마치 양피지 같고, 게이머의 분신인 잉크리나티는 중세 사람들이 입었을법한 갑옷과 수녀복, 드레스를 입고 나옵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화풍 역시 로마네스크 회화를 보는 것처럼 굵은 선과 확실히 대비를 이루는 색채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하는 내내 마치 나의 영웅담을 회화로 담는 듯한 경험을 얻게 되죠.
 
설정 면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고양이 주교는 공격받으면 자신을 공격한 적을 이단으로 지정하고, 신성 특성을 가진 대상에게 두 배의 피해를 입게 만듭니다. 또 어떤 야수들은 기도 후 성인들을 묘사할 때 나타나는 하얀 후광이 나타나고, 이단이나 악마는 불길한 검은 후광이 나타납니다. 중세 특유의 해학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아트워크부터 설정까지 모든 콘텐츠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세 사람들이 양피지 위에 낙서를 하는 듯한 아트워크가 일품

 


경건한 신자나 기도, 주교 같은 독특한 설정이 게임의 매력을 한층 더 살려준다

 
다만, 콘텐츠의 수나 턴제 전략 게임 장르의 특성은 게이머에 따라서 평가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30분 플레이로 이미 아카데미 모드의 절반가량을 완료했고, 스토리 모드인 여정은 3단계가 끝이죠. 결투 모드는 친구가 없다면 사실 큰 의미가 없으니 콘텐츠가 많다고 보긴 어렵죠. 여기에 시간제한 없는 턴제 전략 게임 특유의 지루함이 더해지면 첫 전투만 신선했던 게임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가볍게 즐기기엔 좋지만, 좀 더 깊은 재미를 얻고 싶어하는 게이머에겐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잉크리나티는 분명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중세풍의 독특한 아트워크와 설정, 다양한 병종과 종족, 나만의 전술과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전투,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 시스템은 잉크리나티만의 장점입니다. 여기에 좀 더 다양한 야수, 더 다양한 병종, 더 다양한 기믹이 추가된다면 더 많은 게이머들을 오랫동안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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