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임영웅·장범준 등 인기 아티스트들이 '암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e스포츠 분야의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인기 온라인게임 대회 결승전 관람권이 정가의 10배 가격으로 팔리는 등 '암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e스포츠 경기 암표가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만원→300만원' 10배 치솟은 암표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공연계는 암표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일 가수 장범준씨는 암표 문제로 총 10회로 예정됐던 소극장 콘서트 예매분 전체를 취소했고, 지난해 9월 팬 콘서트를 진행한 가수 아이유씨는 암표 거래 신고자에게 티켓을 포상하는 '암해어사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공연, 스포츠 등 영역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다량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파는 행위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중음악 공연 암표 신고의 경우 2020년 359건에서 2022년 4224건으로 3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e스포츠 경기 입장권도 암표상들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지난해 열린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관람 티켓이 대표적이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이른바 '롤드컵 챔피언십' 결승전 관람 티켓의 정가는 최대 24만5000원이지만,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최대 3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암표의 성행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의 축소를 불러온다고 설명한다. 일반 대중들의 공연 접근성을 떨어트리고 암표 방지를 위해 제작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암표상들을 적발하고 처벌할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암표 매매의 경우 '경범죄처벌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범죄처벌법은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로 그 수위가 지나치게 낮고 온라인 거래를 처벌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중고거래플랫폼 캡처.
■"e스포츠 암표도 처벌하겠다"
'매크로(자동입력반복)'를 활용한 예매와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하는 내용의 공연법 개정안이 오는 3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e스포츠 영역은 여전히 암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스포츠의 경우 공연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법 시행 이후에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국회에서 e스포츠 경기의 경우도 암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안이 따로 발의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은 e스포츠 경기 암표 방지법(이스포츠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e스포츠 경기 입장권·관람권의 부정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송 의원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 거래는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이자 팬들의 정당한 관람 기회를 빼앗는 행위"라며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e스포츠 경기 암표가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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