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운영체제(OS)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0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은 구글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3부(홍성욱·황의동·위광하 부장판사)는 24일 구글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글은 스마트 기기 제조사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 즉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다"며 "구글의 파편화 금지 의무 부과로 인해 기기 제조사가 구글 경쟁사와 거래하는 것이 제한되는 등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9월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OS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구글LLC와 구글 아시아퍼시픽, 구글코리아 등 3사에 과징금 2074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구글의 법 위반 행위 기간을 늘려 잡으면서 최종적으로 2249억여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구글은 지난 2011년부터 기기 제조사들과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며, 전제조건으로 파편화금지계약(AFA)을 반드시 체결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워치, 스마트TV 등에도 적용됐다.
AFA에는 포크 OS(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변형해 만든 OS)를 탑재하거나, 포크 OS를 직접 개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를 대리한 법무법인 지음은 "구글의 일련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반하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로서 사업활동방해 및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거래상지위남용행위, 불공정거래행위로서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해당함을 확인했다"며 "앱 생태계를 독점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반경쟁적 행위를 엄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징금이나 경고 처분 등 공정위의 제재는 법원의 1심 효력을 가져 불복 소송은 '서울고법-대법원' 2심제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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