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가짜뉴스'가 성행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음모론과 왜곡된 정보들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가짜뉴스와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입법 공백이 사회 갈등과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4일 SNS 등에는 '이 대표 피습사건이 자작극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게시글과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유튜브 채널은 "흉기도 피도 모두 가짜로 연출된 쇼"라며 "중상이 아니라 외상센터도 없는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지난 2일 서울대병원 브리핑이 취소된 것을 두고 "상처가 심하지 않아 병원이 브리핑을 취소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니고 있다.
수사당국과 정치권, 서울대병원 등에서 이런 가짜뉴스를 바로 잡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가짜뉴스의 확산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산경찰청 수사본부의 경우 "압수한 흉기를 감정한 결과, 칼날이 상처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나무젓가락에 찔렸다는 뉴스는 '오보'"라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SNS 등에서는 흉기가 나무젓가락이라는 주장에 대해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에서도 이날 수술을 집도한 혈관외과 전문의 민승기 교수는 직접 나서 SNS에서 오가고 있는 주장들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같은 가짜뉴스 확산이 사회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키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짜뉴스에 대응할 강력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독일 등 유럽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혐오, 위법, 가짜뉴스 등이 담긴 게시글을 삭제하고 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확증 편향(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을 넘어선 '인지 편향'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유튜브 등 가짜뉴스가 주로 유통되는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국내법 마련이 절실하다.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표현의 자유'보다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사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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