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줄 요약 : “한국형 아이언돔, 국가시설 보호용... 민간 피해 다수 예상”
지난해 2월 북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미사일이 첫 비행시험을 하고 있다. /국방부 유튜브 캡처
하마스의 대량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 아이언 돔 신화가 깨지면서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과연 북 장사정포 대량 공격을 ‘한국형 아이언 돔’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을까”가 핵심 사안이겠지요. 많은 분들이 아이언 돔 수준은 아니더라도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유사시 수도권의 우리 국민과 재산을 상당 수준 보호해 줄 것으로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방사청장 “민간인 피해 다수 발생 예상”
하지만 여기엔 ‘불편한 진실’이 있는데요, 16일 국회 국방위의 방위사업청 국감에서 엄동환 방사청장이 이와 관련해 비교적 ‘솔직한 고백’을 했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이날 국감에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스라엘은 정보력과 군사력이 뛰어난 나라지만 너무나도 허무하게 뚫렸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하는 게 과연 많은 돈을 들여서 어느 정도 완료가 됐을 때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LAMD 요격체계가 갖춰질 경우 90% 이상 요격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엄 청장은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달리 대화력전(장사정포 등 적 포병을 무력화하는 작전)을 하기 전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적·군사적으로 중요한 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인 피해는 다수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습니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전력화 시기 2029년으로 늦춰져
엄 청장은 또 “북한이 개전 초기에 대량의 장사정포를 발사했을 때 대응하는 요격 체계에 대해서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다시 한번 재점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합참과 다시 검토해 LAMD의 양산 및 배치 등에 대한 추가적인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LAMD 전력화 시기 관련해서도 중요한 언급을 했는데요, “정부가 LAMD 전력화 시기를 2026년으로 앞당기겠다고 했는데 기술적으로 이 시기까지 어려울 전망”이라며 “따라서 2029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LAMD는 문재인 정부 시절 2029년 전력화를 목표로 했는데 지난 대선 당시 공약에 따라 현정부 들어 2026년으로 앞당겨졌습니다. 그런데 기술적인 이유로 다시 원위치된 셈입니다.
240mm 등 북한군 방사포(다연장로켓) 사격훈련 모습. /조선중앙통신
엄 청장 답변에는 두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주요 시설은 물론 민간인 보호도 주목적으로 하는 아이언 돔과는 달리 ‘한국형 아이언 돔’은 국가적·군사적으로 중요한 시설을 방어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방사청 등은 한국형 아이언 돔에 대해 ‘북한군의 장사정포 공격으로부터 국가 중요시설과 군사보안 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요격 체계를 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국가.군 주요시설 방어가 목적
실제로 LAMD 체계는 개발된 뒤 대통령실, 국방부 등 수도권 주요시설 방어 위주로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번째는 “민간인 피해는 다수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대목인데요, 정부 고위 당국자로는 이례적인 언급입니다. 일종의 불편한 진실을 ‘고백’한 셈입니다.
그러면 북 장사정포 대량 공격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번에 이스라엘 아이언 돔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수백발 이상의 로켓탄·포탄이 한꺼번에 날아올 경우 다 막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타격수단 강화가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10개 포대가 배치돼 최대 800발 정도의 로켓·포탄을 동시에 막을 수 있었는데, ‘한국형 아이언 돔’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대화력전수행본부를 방문한 신원식 국방장관. 신 장관은 이날 북 장사정포 도발시 수시간내 완전 궤멸시킬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제공
타격수단은 북 장사정포 갱도진지 타격에 효과적인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 우크라이나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찰·타격 드론 활용 타격체계 등이 꼽히고 있는데요, KTSSM은 최대 사거리 180km로, 오차가 1~2m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표적 한가운데 정확히 명중하는 ‘홀인원’ 사진이 화제가 된 적도 있지요.
◇신원식 국방, “몇시간내 장사정포 완전 궤멸” 지시
정찰·타격 드론은 위기 고조시 북 장사정포 도발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타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전에선 미국 스위치 블레이드 드론 등이 러시아군 공격에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원식 국방장관도 지난 1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대화력전 수행본부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몇시간 안에 북한 장사정 포병 능력을 완전히 궤멸시킬 수 있도록 작전 수행체계를 발전시키고 전력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는데요, 한국형 아이언 돔의 불편한 진실이 알려진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말씀을 했다고 봅니다.
만약 유사시 북한군 장사정포들이 개전 뒤 일부라도 하루 이상 살아남아 수도권을 계속 포격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정부와 군 당국은 장사정포 타격능력 강화 등 조속히 대책을 수립해 국민들의 불안감과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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