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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고도화 대응할 비장의 무기인 전략사령부를 文정부에서 한때 폐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8 11:11:38
조회 1293 추천 7 댓글 8

“우리 군이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한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갖추어 나가고 있으며, 전략자산을 통합 지휘할 전략사령부를 창설할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일 시가행진에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고위력 현무 미사일, 타우러스,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등으로 구성된 3축 체계 장비들이 행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대응을 위한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로 이루어져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일 시가행진에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고위력 현무 미사일, 타우러스,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등으로 구성된 3축 체계 장비들이 행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대응을 위한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로 이루어져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 중 창설이 추진되고 있는 전략사령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략사령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에 대응해 ‘킬 체인’(Kill Chain) 등 한국형 3축 체계에 대한 효과적인 지휘통제와 체계적인 전력 발전을 주도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한국군 최초의 본격적인 ‘전략부대’다.

하지만 군 일각, 특히 해·공군을 중심으로 전략사 창설 취지와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고 (미래)연합사와 미 전략사 등 미군, 합참과의 관계 등도 풀어야 할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①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전문가들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급속도로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사 창설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지난 8월 한국군사문제연구원(원장 김형철) 주최로 열린 ‘전략사령부 창설 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정경운 서울안보포럼 연구기획실장은 “북한은 이미 6차례 핵실험으로 상당한 수준의 핵탄두를 제작할 수 있고 투발 수단도 다종화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전략환경과 위협에 대한 우리의 현재 대응은 미흡하다”며 전략사 창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3월 북한은 KN-23·24 단거리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핵탄두 장착 무인잠수정 ‘해일’ 등 8종의 핵투발(핵무기 운반) 수단과 함께 소형화·경량화된 화산-31형 전술핵탄두를 공개했다. 직경 50㎝ 미만인 화산-31은 8종의 북 핵투발 수단에 모두 탑재될 수 있다. 북한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8형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도 두 차례 성공했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 10기를 탑재하는 전술핵공격 잠수함도 지난달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달 26∼2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으로서 나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한다”고 명기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하고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공표하면서 언제든지 ‘핵선제 타격’을 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엔 사실상 핵무력 발전 정책을 영구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비핵화 문제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속내를 나타난 것이어서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② 주변국 위협 증대와 새 미래전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첨단 군사력 증강은 우리에게도 직간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책임 지역으로 하는 북부전구(戰區)는 3개 집단군과 함께 북해 함대가 소속돼 있고, 14개 항공여단과 다수의 미사일 여단을 보유하고 있다. 정경운 실장은 “중국 북부전구는 언제든지 한반도로 군사력을 투사(投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기갑 및 기계화 여단과 기능별 여단으로 편성된 집단군은 제병 협동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고 평양까지 장거리 투사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북부전구 소속으로 산둥성에 주둔하고 있는 80집단군은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대상이다. 북해 함대도 서해는 물론 동해까지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고, 서해 내해화(內海化) 전략에 따라 우리 함정이 동경 124도 서쪽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도 F-35B 스텔스기를 탑재할 경항모 개조 등 해공군력과 기동 전력을 중심으로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AI(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및 무기체계 발전으로 현재의 지상, 해상, 공중 위주 전쟁에서 점차 우주, 사이버, 전자기, 심리전을 비롯한 인간 인지(認知) 등 전장 영역이 확장돼 이른바 ‘다영역 작전(MDO·Multi-Domain Operations)’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무기체계의 치명성도 향상되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③ 풀어야 할 과제들

우선 현재의 한미 연합방위체제하에서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한국군 전환 이후 만들어질 (미래)연합사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인태사령부) 및 전략사령부와 우리 전략사령부의 관계 설정, 위상 문제가 제기된다. 북한의 핵 도발 시 미 핵·재래식 전력 사용 문제 등과 관련, 우리 전략사와 (미래)연합사, 미 인태사령부 간에 이견과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한미동맹 연합방위 태세에 한국의 모든 역량을 기여할 것임을 확인했다”며 “한국의 새로운 전략사령부와 한미연합사 간의 역량 및 기회 활동을 긴밀히 연결하기 위해 견고히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김선호 국방개혁전략포럼 대표(전 수방사령관)는 “핵전쟁 발발 시 (미래)연합사보다는 미 전략사 및 인태사령부가 전쟁 수행 주도 사령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전략사가 미 전략사 및 인태사령부의 카운터 파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첫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8형 발사 장면. 두 차례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첫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8형 발사 장면. 두 차례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해·공군 일각의 우려와 반대도 풀어야 할 숙제로, 좀 더 시간을 갖고 치밀하게 준비한 뒤 창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령관을 육·해·공군이 돌아가면서 맡는다든지, 운용 전력을 투발 수단이 아닌 무장을 중심으로 하는 방안 등이 제시된다. 전투기·함정 등 투발 수단은 기존 육·해·공 작전사령부가 운용하고, 지대지 탄도·순항미사일, 타우러스 미사일 등 무장은 전략사가 통제하는 방식이다.

전략사 임무와 기능에 맞게 지휘 및 부대구조 편성을 최적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갑진 전 국방부 군구조추진관(예비역 소장)은 “전략사 임무와 기능이 광범위해 자칫 작전사령부가 아니라 군단과 같은 비대한 비효율적 조직으로 편제돼선 곤란하다”며 “전략사령관이 군단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전략사, 문재인 정부 공약이었지만 한때 폐기

내년 창설될 전략사령부는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뒤 윤석열 정부에서 본격 추진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공약에 따라 전략사 창설을 추진하는 듯했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이유로 백지화했다. 지난 2021년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 이후엔 전략사 창설이 재추진됐지만, 2022년 초 기존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로 개편하는 수준에서 전략사 창설 공약을 마무리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략사를 창설한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현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전략사 창설을 국정 과제로 선정했으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방부는 전군 지휘관 회의와 국군의날 행사 등에서 여러 차례 전략사 창설을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이 충남 계룡대에서 처음 주재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전략사령부를 단계적으로 창설해 한국형 3축 체계의 효과적인 지휘 통제와 체계적인 전력 발전을 주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지난 1월 합참은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센터를 작전·정보 본부와 같은 본부급인 ‘핵·WMD대응본부’로 격상하면서 전략사령부 창설의 첫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이 핵·WMD대응본부가 전략사령부로 확대, 개편된다. 지난 2월 유무봉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은 국방연구원 세미나에서 “새로 창설될 전략사는 미사일 부대, 사이버 작전사, 우주 작전 부대, 특수 임무 부대, F-35 및 잠수함 부대 등을 통제한다”며 전략사가 운용할 구체적인 전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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