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이탈리아 공군기지에 미 공군 F-16 전투기가 바퀴가 펴지지 않은 채 활주로에 비상 동체(胴體)착륙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동체 착륙은 랜딩기어(착륙 장치)가 작동이 안 될 때 비행기의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닿게 하며 착륙하는 방식으로, 복부 착륙(belly landing)으로도 불린다.
전투기 동체와 활주로의 마찰로 속도를 줄여 정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체 하부는 손상될 수밖에 없고 종종 동체가 뒤집히거나 기울어져 크게 부서지거나 화재가 발생해 조종사가 죽거나 다치는 경우도 있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2022년3월 이탈리아 아비노 공군기지에 주둔 중인 미 공군 제 31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가 동유럽 작전 후 착륙장치(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채 비상 동체착륙을 하고 있다. /에어로스페이스 인텔리전스 트위터 캡처
네덜란드의 민간 항공우주전문 트위터인 ‘에어로스페이스 인텔리전스’(Aerospace Intelligence)는 지난 2일 이탈리아 아비노 공군기지에 주둔중인 미 공군 제 31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가 동유럽 작전 후 비상 동체착륙을 하는 영상을 지난 8일 입수, 공개했다.
해당 F-16은 랜딩기어가 작동이 안된 듯 바퀴 없이 동체로 착륙, 활주로와의 마찰에 의해 연기를 뿜으며 질주했지만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노 공군기지는 50여발의 미 B61 전술핵폭탄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해당 영상은 군에서 공식 공개한 것이 아니라 지난 1월 남중국해에서 작전중 항모 칼 빈슨함 갑판과 충돌 후 바다에 추락하는 순간이 포착된 F-35C 영상과 비슷하게 미군 내부의 누군가에 의해 촬영된 뒤 외부에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월 공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훈련 비행 중 랜딩기어 이상으로 공군 서산기지에 동체착륙에 성공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F-35A가 동체 착륙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일뿐더러, 미군을 포함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었다. 조종사는 다친 곳 없이 무사했고 기체에도 큰 손상이 없었다.
지난 2012년 미 공군 F-22 스텔스기가 플로리다주 틴들 공군기지에서 동체착륙 사고를 일으킨 뒤 멈춰 있다. 이 사고로 380억원의 수리비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공군 관계자는 그 ‘비결’에 대해 “조종사의 기량과 특수 거품 덕택”이라고 전했다. 공군 서산기지는 비상 동체 착륙으로 결정되자 기지 활주로에 소방차를 동원해 특수 거품을 뿌려 동체 하부와 활주로의 마찰을 줄였다고 한다. 동체착륙을 성공시킨 배모 소령은 총 비행시간이 1600시간이 넘는 베테랑으로 외신도 혀를 내두른 조종술을 선보였다.
당시 사고는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랜딩기어를 포함해 전투기의 모든 항공전자 장비가 마비되면서 발생했다. 그 원인은 무게 10㎏에 달하는 독수리와의 충돌(버드 스크라이크)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2년에는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미 공군 F-22 ‘랩터’가 플로리다주 틴들 공군기지에서 훈련 중 조종사 실수로 동체가 활주로에 닿은 채 활주하다 정지, 동체 하부가 크게 손상된 적이 있다. 당시 380억원의 수리비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엔 F-14 ‘톰캣’ 전투기가 한쪽 바퀴 없이 비상착륙에 성공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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