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인근 해역에서 작전중 7월18일 오후 현재까지 6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해외파병 청해부대(문무대왕함)의 대규모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초래하고 있는 초유의 일들에 대한 말씀을 올리려고 합니다.
청해부대 34진(총 300여명)은 18일 오후 현재까지 101명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결과 총 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200명에 대해서도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과 통보 대상의 3분의 2가 확진된 것이어서 300명 전원에 대한 검사결과가 나오면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작전중인 함정 승조원 전원 교체는 국내외 초유의 일
이미 함정 내 유증상자가 80여 명에 달하고, 승조원 전원이 백신 미접종 상태인 데다가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승조원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폐렴 의심증상(3명)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15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2월 설 연휴를 맞아 아덴만 파병 청해부대 33진 장병들이 국민들에게 코로나 극복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합참 제공
이에 따라 정부와 군 당국은 청해부대원 300여명 전원을 조기 귀국시키기로 하고 18일 오후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를 문무대왕함이 작전 수행중이던 아프리카 해역 인근 지역으로 급파했습니다. 철수작전명은 ‘오아시스 작전’으로 명명됐습니다. 이날 현지로 출발한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에는 함정 교체병력(148명)과 방역 및 의료인력(13명), 지원팀 등으로 구성된 약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이 탑승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베트남전 이후 해외파병부대 사상 최악의 사태로 여러가지 초유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바다에서 작전중인 우리 함정의 승조원 전원을 통째로 교체하는 경우는 한국군 사상 처음입니다. 전쟁시를 제외하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란 얘기들이 나옵니다. 해외 파견임무 수행 중 긴급 비상상황에 처한 승조원 전원을 수송기로 긴급 공수하는 작전도 창군 이래 처음입니다. 긴급 공수 인력 규모와 1만㎞가 넘는 비행거리도 한국군으로선 유례가 없는 대규모 작전입니다.
◇일부 해군 예비역 “함정 승조원 전원 교체는 상당한 위험 부담”
이 때문에 함정을 운용해본 경험이 있는 해군 예비역들 가운데엔 “승조원 전원을 도중에 교체하는 것은 전례가 없고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다”고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해군에선 이에 대해 “각 분야별로 사전에 작성한 세부 체크리스트와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작성한 테크노트(Tech-Note)를 활용, 치밀한 비대면 인수인계를 진행해 허점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이런 작전을 강행하는 것은 그만큼 현지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도 되겠습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의 승조원 300여 명을 수송할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가 18일 오후 공군 김해기지에서 이륙을 앞둔 가운데 교대 장병들이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현지 급파된 의료진과 함정 교체병력이 문무대왕함에 대한 2중 방역 조치와 비대면 인수인계 절차를 마무리하면 문무대왕함은 40여일간의 귀환작전에 나서게 됩니다. 148명의 함정 교체병력은 강감찬함 등 문무대왕함과 같은 형(한국형구축함)의 함정에 근무 경험이 있는 장교 및 부사관으로 선발돼 함정 운용 리스크를 줄이도록 했다고 합니다.
지금 상황에선 무엇보다 청해부대 장병들의 코로나 감염 피해를 최소화한 채 신속히 귀국시켜 환자들을 치료하고, 문무대왕함을 안전하게 우리 항구로 귀환시키는 게 급선무입니다. 사태가 어느정도 수습되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원인을 규명하고 교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 원인 규명하고 교훈 찾되 ‘속죄양'은 없도록 해야
정말 지난 2월 청해부대가 출항할 때 우선적으로 부대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할 수는 없었는지, 청해부대가 보건위생이 취약한 아프리카 인근 해역으로 출동한 뒤 백신을 공수할 수는 없었는지, 초기 의심환자 발생후 함정내 대응조치는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지난 4월 코로나19 확진자 38명이 집단 발생했던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해군
청해부대(문무대왕함)가 이역만리 바다에 떠있던 ‘밀폐공간’이었다는 특수성을 감안해 불가항력적인 부분은 없었는지도 들여다봐야겠지요. 물론 이 과정에서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고 일선 지휘관에만 모든 책임을 묻는 등 ‘속죄양’을 만드는 일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또 이번 사태 방역 및 대응조치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이 또한 한국군의 해외파병 및 위기관리에 있어 교훈 사례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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