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잘 아는 사람도,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대한민국 대표 세단이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단연코 쏘나타를 외칠 것이다. 그런 드높은 위상을 가진 쏘나타가 최근 판매량 꼼수에 걸려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가 된 이유는, 어느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6월 국산차 판매량 정리표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이번 쏘나타의 판매량 랭킹 순위 4위의 쾌거를 이룬 것인데,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아니 망한 차라고 하지 않았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K5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쏘나타에게 재평가란 단어까지 잠깐 나왔을 정도니, 이번 쏘나타의 판매량의 변화는 제법 큰 이슈거리였다. 하지만 이런 판매량의 꼼수는 금방 들통나게 된다. 오늘은 쏘나타의 급작스런 상승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다.
출처 : 보배드림 원조집 님
근데 이거 무언가
이상한 거 같아요
어느 한 커뮤니티에 꾸준히 다달이 국산차 판매량을 정리하여 표를 만들어 게시글을 올리는 유저가 있다. 그는 “많이 바쁨” 을 남겨놓고 디테일하게 정리한 표들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사나이다.
그가 만든 정성 어린 표를 유심히 보던 네티즌들은 특이점을 발견했다. 아니! 분명 저번 달만 해도 K5에게 판매량에 밀려, 정신을 못 차리던 쏘나타가 드디어 K5의 판매량을 이겨버린 게 보였다. 정말 대박사건 중 하나인지라, 사람들의 반응은 “어?!, 쏘나타가 드디어 K5를 앞질렀네요.”라며 호응을 해줬다. 하지만 이는 호응의 댓글이 달리고 곧 4분 뒤인 어느 한 네티즌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영업용은 별개로 계산하는 거
아니었나요 네티즌들 어리둥절
판매량을 앞서나간 비밀은 바로, 자가용의 판매량과, 영업용의 판매량을 합산하여 판매량을 산출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어이가 없는 진실과, 함께 영업용 비율을 뺀다면 여전히 K5에게 밀리는 처참한 현실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LF 쏘나타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대목인데, 과거 LF 쏘나타 출시 초반에도 택시 모델은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었으나, 수익성이 나질 않아 이마저도 소리 소문 없이 택시 라인업을 추가해 앞뒤가 다르다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기존 쏘나타 오너들에게, 택시랑 이미지가 겹친다는 의견을 예전부터 반영한다고 앵무새처럼 외치더니, 드디어 DN8부터 차별화를 둔 것이다. 그 결과는 역시나 참담하였고, 웃긴 사실은 DN8 쏘나타는 영업용으로 나와도 큰 인기를 못 끌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LF 쏘나타를 운용하시는 기사님들의 반응 또한 “차라리 지금 이차가 더 나아요… 지금 나오는 건…. 손님도 아시잖아요? 너무 못생겼어요, 기사들 사이에서도 반응 별로예요”라며 혀를 내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출처 : 카비전
K5도 영업용 판매량과
합산했다
자료를 유심히 보다가 K5의 판매량 또한 의심을 품었다. 그 이유는 눈 씻고 찾아봐도 구형 K5인 JF를 따로 구분 지어 놓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심은 자료조사를 통해 곧 확신으로 변했다. K5마저도 영업용 판매량과 합산하여 넣어 둔 것인데, 기존 영업용 K5는 월 판매량이 1,000 단위로 팔리는 차가 아니라 판매량에 미미한 효과만 남겼다.
그러면 계산을 해보자, 6월 자가용 K5의 판매량 5,255 대 거기에 K5 JF 판매량 580대 합산 5,835대가 팔렸다. 위에 나온 표와 수치가 동일하다. 그렇다면 쏘나타의 판매량은 얼마일까? 6월 자가용 DN8 판매량 3,774 대, 거기에 LF 쏘나타 판매량 2,353 대 도합 6,127 대가 팔렸다. 이 또한 상기 첨부된 판매량 표와 수치가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또
K5한테 졌군요
현행 나오는 신형 K5 그리고 쏘나타의 판매량을 비교해본다면 1,481 대가량 차이가 난다. 해당 글쓴이가 많이 바쁘다는 말 한마디만 남겨놓고 홀연히 떠난 이유를 알 것 같다. 많이 바빠서 둘의 구분을 지어두지 않고 그는 떠났다. 정말 바빠서 둘의 구분을 지어두지 않아, 잠시나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럼 그렇지, 설마 쏘나타가 그랬겠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숫자에서 말해준다만, 결국 또다시 쏘나타의 완패다. 잠시나마 그럴싸한 판매량으로, 오랜만에 윗공기를 마셨던 쏘나타는, 아주 잠시나마 행복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과거 K5 초장기 때 잠시나마 쏘나타를 앞지르고 난 뒤, 그 이후론 계속해서 쏘나타에게 자리를 내어줬었고, 특히 LF 쏘나타 시절에는 그 판매량 격차가 꽤 났었다. 그간의 현대의 그늘 아래에서 서자 노릇을 제대로 한 K5는 그동안의 서러움을 되갚기라도 하는 듯, 잘생긴 외모로 하늘 높이 날아가는 중이다.
단순히 못생겨서
망했을까
쏘나타를 너무 안 좋은 시야로 바라봤지만, 국산차 단일 브랜드 네임으로 무려 600만 대를 판매했다. 이는 최초의 기록이다. 거기에 2019년 8월까지의 통산 판매량은, 약 870만 대가량 되는 현대자동차의 전 라인업 중 가장 잘 팔리는 모델 중 하나다. 근사치로 계산하다면 근 1,000만 대가 눈앞인 숫자다. 그렇다면 쏘나타가 지금 시대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바로 소비자 연령대가 낮아진 탓이다. 과거 중장년층의 자동차는 그랜저 혹은 쏘나타로 마치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장년층 들은 더 이상 쏘나타를 타지 않는다. 그랜저 혹은 펠리세이드로 넘어가거나, 조금 더 여유 있는 소비자는 제네시스로 넘어가게 된다. 자연스레 남겨진 2030 세대들은 쏘나타의 다소 올드 해진 네임밸류가 걸림돌이기도 하며, 한솥밥 식구인 기아의 K5가 워낙에 잘생기게 나온 것도 한몫했고, 애매하게 못생겨진 디자인 거기에 터보 모델로 가게 되면 비싸지는 찻값, 그리고 저렴한 모델로 가게 되면, 차가 잘 안 나가는 자연흡기 엔진의 구성은 더더욱 팔리지 않는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냉정하게 얘기해보자면, 원래 현대차와 쏘나타는 매번 국민들에게 좋지 못한 소리를 들어왔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현대차와 쏘나타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부정적인 단어들로 도배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YF 쏘나타까지만 해도 판매량의 호조로 이어져 암울한 미래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그 후속작인 LF 쏘나타도 이전 세대의 저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잘 팔렸었다.
한 번도 달에 5천 대를 넘기지 못했던 적이 없었던 쏘나타는 비록 풍문이긴 하지만 이번 DN8을 통해 단종까지 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니 현대의 입장에선 굴욕적이고 고민이 깊어지는 사안일 것이다. 대한민국 스테디셀러의 몰락은 기업의 입장에선 당연히 단종의 수순을 밟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이번 DN8에서 처음 겪어보는 일인 만큼, 페이스리프트 때만큼은 기존의 오명을 벗어던지길 바라고 또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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