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주말인 지난 7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테슬라 센터에 주차되어 있던 전기차 1대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차량은 테슬라 모델 X로, 이날 차에서 각종 오류메시지가 뜨고 정상적인 운행이 되지 않아 견인차를 이용해 차를 센터에 입고시키고 난 뒤 발생한 일이다. 불이 나기 전까지 차주는 모든 진행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증거를 남겨놓았고, 테슬라 동호회엔 이와 관련된 상세한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현재 각종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화재가 나기 전 발생한 전조증상부터 진행 과정이 상세하게 증거로 남아있는 전기차 화재 사건은 이번 사건이 ‘세계 최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눈여겨봐야 할 사항이다. 그래서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테슬라 모델 X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이야기를 다뤄본다.
글 박준영 편집장
정상적인 운행되지 않아 입고한 차
원인 알 수 없는 화재 발생
전조증상 명확했다
7일 오후에 발생한 해당 화재는,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정상적인 차량 운행이 되지 않아 서비스센터로 견인해 놓은 테슬라 모델 X에서 발생했다. 테슬라 코리아 클럽 동호회에는 이날 발생한 사건이 시간 순서대로 상세히 정리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원글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센터로 차를 견인한 뒤, 주말이라 바로 조치가 불가능해 차주는 차에서 짐을 챙기고 있었고, 그러던 와중 차에서 이상한 알 수 없는 소리를 인지했다. 차주가 녹화해놓은 영상을 보면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어서 툭툭 치는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소리는 차량 바닥 하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다가 폭발음이 들렸고, 이것이 열폭주라는 것을 직감한 차주는 곧바로 소방서에 신고를 해 현장 조치를 진행했다. 이후 추가 폭발음이 들리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차에 불이 붙은 것이다.
화재 진압에만 3시간?
진실은 이렇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뒤, 주말 각종 매스컴을 통해 화재 관련 소식이 보도됐다. 화재 진압에만 약 3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는데, 소방청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최초 출동을 하여 현장 철수를 하기까지 걸린 최종 시간이 약 3시간 정도였다.
동호회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실제 발화가 시작되고 난 뒤 화재를 진압하는 데는 약 10분 정도가 소요됐고, 이후 추가 화재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조치를 하고 최종 철수를 한 시간을 모두 합한 것이 3시간이라고 한다. 마치 화재 진압에 3시간이 걸린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는데, 이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배터리 손상으로 인한 열폭주로 추정
해당 화재 사건은 현재 원인 조사 중으로,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화재 원인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정황상 배터리 쪽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발생한 화재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하기 전 배터리가 위치한 차체 하부에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렸다는 점과, 폭발음까지 들렸다는 것에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리는 시점엔 이미 배터리 셀 내부가 손상되어 열폭주 현상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것이 심화되어 결국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차주가 만약에 차를 그냥 세워놓고 떠났거나, 전조증상으로 들렸던 소리 같은 부분들에 대한 증거가 없었다면, 그냥 주차되어 있던 전기차에서 발생한 단순 화재 사건 중 하나로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진행 과정이 모두 자료로 남아있기 때문에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화재 원인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코리아는 ‘묵묵부답’
불안에 떠는 차주들
전기차 이대로 괜찮을까?
해당 사건은 매스컴을 포함한 각종 커뮤니티에 소식이 퍼지고 있다. 배터리 보증기간이 남아있는 차량이었기 때문에 차주는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하며, 현재 여러 채널을 통해 공론화가 될 조짐이 보인다. 테슬라 코리아 측은 아직까지 이번 화재와 관련된 공식 입장이 없다.
난리가 난 것은 역시 차주들이다. “억장이 무너진다”, “모델 Y 차주 입장에서 너무 불안하네요”, “정말 충격적이네요”, “차주님이 현명한 대처를 해서 인명피해가 없는 것은 너무 다행이지만 안타깝다”라며 걱정이 된다는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다.
주차 거부 사례까지 등장
제조사 측의 빠른 대처 필요해 보여
일부 커뮤니티와 차주들은 테슬라 중고차 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렇게 마무리될 사건이 아니며 무분별한 비판 및 비난보단 향후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토론을 해보는 것이 훨씬 건설적일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 주차장은 전기차 입차를 거부하고 있다고 하는데, 테슬라 코리아 측의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문제가 발생했으면, 이를 쉬쉬하고 감추기보다는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차주들 역시 제조사를 더 믿고 박수를 쳐줄 것이다. 이는 비단 테슬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제조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제조사 차주들끼리 서로를 폄하하며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는데, 화살의 촉은 상대 차주가 아닌 제조사를 향해야 하지 않을까. 일을 당한 차주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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