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글로벌 주요 경제기구들이 한국 경제를 향한 낙관론을 연이어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9일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인 2.0%보다 0.5%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Aa2(안정적)'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이유로 반도체 산업을 꼽았다. 무디스는 "미중 무역갈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지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 이는 한국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이 뒷받침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무디스는 반도체 호조, 설비투자 회복 등을 바탕으로 실질 GDP 성장률이 지난해 1.4%에서 올해 2.5%로 개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 경제의 회복 가성을 점친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곳은 무디스뿐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일 발표한 'OECD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을 통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월의 2.2%에서 2.6%로 0.4%포인트 상향했다. OECD 역시 반도체를 경기 회복 요인으로 꼽았다. OECD는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미약했던 내수도 하반기 이후 금리인하와 함께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우려할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OECD는 지정학적 리스크, 고물가·고금리 영향의 장기화, 금리인하 지연 시 자산시장 위축 가능성, 중국경제 회복 지연 우려 등을 불안요인으로 지적했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개선 점도 숱하다. 무디스는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 잠재성장률 및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중소기업-대기업간, 제조업-서비스업간 생산성 격차,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OECD 역시 빠른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노동·연금 등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재정준칙 도입, ▲외국인력 유입 확대, ▲청년고용 확대, ▲노후 보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연금개혁 등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발표를 앞두고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신중범 국제금융국장과 앗시 쉐스(Atsi Sheth) 현 무디스 최고신용책임자(CCO)와의 면담을 실시했다. 지난 4월 29일에는 화상 연례협의를 통해 한국의 경제 성과에 대해 설명하는 등 무디스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정부는 "앞으로도 신평사와의 대화 창구를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적극 설명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