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황충호 기자] 현대차 그룹이 본격적으로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했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이다. 지난 19일 인증 중고차 양산센터에서 사업의 공식 출범을 알렸으며 24일부터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가 직접 자사 브랜드 중고차의 품질을 인증해 판매하는 것은 현대차 그룹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중고차 판매가 중소기업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대기업은 시장 진입이 불가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업종에서 해제되자
현대차·기아는 2020년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반발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 화면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이 허위ㆍ미끼 매물,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중고차 가격 정보, 차량 성능 기록부에 대한 불신, 판매업자의 강매행위, 피해보상의 어려움,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안 등이 없는 피치마켓(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변모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의 경우 레몬마켓(제품 정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속아서 살까봐 싼 값만 지불하려고 해 저급하고 쓸모없는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어겨져 왔다.
2021년 11월 한국소비자원 “중고차 거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은 “2020 소비자시장평가”에서 소비자 지향적 수준이 26개 시장 중 25위에 머무르고
2017년에는 ‘미흡 시장’에서 2020년 ‘경고 시장’으로
하락하는 등 신뢰성과, 비교 용이성 항목에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중고차 사업 공식 출범에 대해 현대차 그룹은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해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안심하고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객층 위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마크를 받으려면 구입 후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
이하면서 사고·침수 이력이 없어야 한다. 3가지의 조건 충족
이후 엔진룸, 타이어 등 272개 항목(제네시스는 287개 항목) 품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중고차 매집 대상 차량은 5년/10만km 이내 무사고인 현대차, 제네시스 차량으로 한정한다. 또한,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종합해서 보여주는 포털 ‘하이랩’을 통해 ▲전손, 도난, 침수 등의
특수사고 및 보험사고 이력 ▲중고차 성능점검 및 자동차검사 이력 ▲정비
이력 ▲리콜 이력 등 차량의 성능·상태와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이 가능하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 화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기반 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중고차 시장 또한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중고차 관련 앱 사용자 수는
2022년 10월 174만 명에서 올해 9월 224만 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의 인증 중고차 판매 채널은 온라인으로 확정되었으며. 인증
중고차 전용 웹사이트에서 상품 검색부터 비교,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내차사기’ 전 과정을 온라인 원스톱 쇼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최종 구입한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된다.
중고차 거래량은 2017년 365만 9,000대에서 2021년 387만 2,000대로 약 5.8% 증가했다.
매해 증가하는 추세이며 앞으로도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 또한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계기로 중고차 시장 규모가 2025년
5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통계 분석기업인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국산 중고차 실거래 대수 중 현대, 기어, 제네시스 3개 브랜드 합계는 매년 1000만대 이상으로 전체 거래량의 70%를 웃돌고 그중 5년 10만km 미만 중고차의 실거래 대수 비율은 지난해 기준 현대 20.2%, 기아 22.5%, 제네시스 54.9%였다. 중고차 실거래 대수 합계는 26만7천대로 전체의 17%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제네시스, 현대, 기아의 실거래 대수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지난해 3월 중기부가
중고자동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의결한 이후, 기존 중고차 사업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내년까지 2%대, 내후년까지는 4%대의 점유율 규제를 받긴 하지만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바탕으로 신차판매를 위해 중고차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거나, 상태가 좋은 중고차만을 대량 매집해 가격을
좌우하는 행위 등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중고차 시장이 정보 부족에 따른 저급한 제품만 유통되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이라는 오명을 벗고, 좋은 제품과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한 ‘피치마켓’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고 있다.
<hwangch68@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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