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구스리처럼
나도 어둑시니가 가장 인상깊은 요괴였어

어둑시니라는 요괴를 울드를 통해서 처음 알게된건데
지켜보고 있으면 점점 커져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점과
의외로 간단한 방법(걍 무시하는 거)으로 퇴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


'어둠'이라는 게... 살면서 종종 마주하게 되잖아
나를 파멸로 이끌고 내 영혼을 갉아먹는 것 같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더 커져서
내가 뭘 어찌할 수 없어 무력감에 빠지고
그럼 더 큰 구렁텅이로 빠지는 것 같고
빠져나올 방법은 없는 것 같고..
뭐 그런 순간들.
그런 것을 요괴/녹즙아줌마처럼 실재하는 "존재/캐릭터"로
표현한 것도 흥미롭더라고ㅋㅋ


근데 9화 어둑시니편이 그냥 단순히 '어둑시니'라는
(어쩌면 잊혀진) 우리 전통 요괴를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어둠'의 본질과 그 어둠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도
얘기하는 같아서 더 좋았어

연랑 형제가 아귀의 숲에서 계속 헤매고
나갈 수 있는 문이 전혀 보이지 않던 장면 있잖아
그걸 보는데
'아... 어쩌면 어둑시니(어둠)라는 건,
내 안의 두려움, 걱정, 불안... 뭐 이런 것들이겠구나
이런 걸 나 혼자서 생각하고 빠져들수록
해결방법은 나오지 않는다는 거...
그걸 지금 보여주는 거구나..' 싶더라고.

그때 이랑한테 하는 이연의 대사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더라고.
"네 두려움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고 문이 있어"
"쫄지마!!!!! 쫄지말고 생각해. 네가 제일 무서운 게 뭐야?"

나 혼자서 그렇게 끙끙대지 말고
혼자서 확대해석하지 말고
내 어둠을 똑바로 제대로 보고
사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무시해야
길이 있고 문이 있는 걸 볼 수 있다고
그렇게 이연이 말하는 것 같았어.


그래서 9화는 연랑 형제 액션씬이나 통쾌한 반전씬 말고도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어둠'에 대해서도,
그리거 그 어둠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든 회차같아서
그래서 진짜 잘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했고

이연이라는 캐릭터 설정값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확인한 회차였음
단순히 매력적인 걸 넘어서
존경스럽고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인듯ㅠㅠㅠ
존멋이야 진짜로ㅠㅠㅠ
내 인생드 남주캐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