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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22] '블루 아카이브' 지루한 '2D 시나리오', 갓게임으로 연출한 비결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08 22: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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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연출은 게임을 지탱하는 근간인 시나리오를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임 기획의 일종이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게임이라는 장르 중 2D 게임의 시나리오 연출은 3D 게임이 갖는 시나리오 연출의 자유도에 비해 많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 당당히 뿌리내린 '블루 아카이브'는 이러한 2D 시나리오 연출의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를 겪었고, 어떻게 해결했을까?

NDC2022에 첫 날 블루 아카이브 "시나리오 연출" 이렇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섹션으로 찾아온 인사는 넥슨게임즈 이정희 MX스튜디오 시나리오팀 부팀장이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이정희 부팀장은 이 세션을 통해 블루 아카이브가 선택한 2D 시나리오 연출의 특징을 설명하고 그 특징 중 가장 우려했던 2D 시나리오 연출의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였는지를 청강자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연출자는 모든 시나리오의 연출 및 스크립트 제작, 시나리오 연출에 필요한 기능 구현 요청 및 개선, 시나리오용 리소스 발주 및 관리, 캐릭터 시나리오 라이팅 등 대부분의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블루아카이브는 서브컬쳐 지향의 캐릭터 수집형 RPG로 21년 2월에 일본에 출시된 이후 한국과 글로벌에는 21년 11월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중인 게임이다.

블루 아카이브의 전투파트는 3D 전투맵에서 실시간 전투하는 형태, 시나리오 파트는 흔히 알고 있는 비주얼 노벨 장르와 유사한 2D 연출을 가져가고 있다. 학원도시 키보토스에서 유저들은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사건사고를 새결해가는 일종의 청춘 라이프다.

◇ 2D 시나리오 연출의 장단점

먼저 2D 시나리오 연출의 장점 중 첫 번째는 많은 양의 텍스트를 보여주기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상의 특정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정보도 중요하지만 상황을 텍스트로 풀어내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변하는 이미지 정보와 함께 화면 전체에 텍스트를 뿌려 삽화가 있는 소설을 읽는 감성, 줄여서 '비주얼 노벨'이라고 하는 그 자체로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둘째는 개발 비용이 낮다는 점이다. 배경 일러스트 1장, 캐릭터 일러스트 1장, 정황에 맞는 텍스트만으로 한 개의 씬을 구성하고 있다. 손쉽게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2D 시나리오 연출의 장점이다.

끝으로 연출에 요구되는 사양이 낮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컷신용 이미지 1장과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저 사양 기기에서도 기획자가 원하는 시나리오 연출을 그대로 이용자가 경험할 수 있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존재한다. 먼저 2D 시나리오 연출의 경우 한 화면에 표현 가능한 캐릭터가 제한적이다 캐릭터 한 명으로도 꽉 찬 듯한 느낌을 준다. 10명이 넘는 다수의 인원을 보여주는 것은 힘들다. 다만 상황과 일대일로 대응되는 시나리오용 컷신을 제작하고 출력함으로써 이 부분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사진 = NDC2022 갈무리


때문에 시나리오용 컷신 리소스의 의존도가 높다. 액션이 크지 않은 스탠딩 포즈를 사용한다. 스탠딩 포즈의 어색함을 해소하고자 컷신을 사용하는데, 결국 컷신의 개수와 퀄리티에 따라 시나리오 연출의 퀄리티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두 번째 단점이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끝으로 텍스트의 길이 대비 연출의 높낮이 크지 않아 지루함이 크게 느껴진다. 이것은 시나리오 퀄리티와는 별개 이슈로, 일반적으로 많은 텍스트양 대비 연출 높낮이가 크지 않고 이로 인해 지루함이 발생한다는 것이 세 번째 단점이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이정희 부팀장은 이 지루함에 대해 "비주얼 노벨에 익숙한 이용자도 있겠지만, 다른 캐릭터 수집형 RPG를 즐겼던 이용자도 있을 것이고 그렇다 보니 이러한 2D 시나리오 연출에 지루함을 느끼는 이용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루하다'는 부분은 2D시나리오 연출이 갖는 태생적 한계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다.
이정희 부팀장이 블루아카이브 이전에 담당했던 오버히트 시나리오의 경우 3D 연출을 사용하는 구조였다보니 자유로운 캐릭터 배치와 카메라 구도를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역동적인 연출을 가져갈 수 있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그렇다면 2D 시나리오 연출의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 2D 시나리오 연출 개선

여기서 이정희 부팀장의 목표는 '애니메이션 감성을 보여주자'였다.

캐릭터 일러스트를 사용하는 2D 시나리오 연출은 기본적으로 캐릭터가 실제로 하는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일상'을 살펴보면 캐릭터의 표정, 일러스트에 붙는 여러 애니메이션 점프나 흔들림, 귀여운 이모티콘 등을 볼 수 있다. 이를 적극 사용하는 형태로 전체 시나리오 연출의 기조를 잡았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사진 = NDC2022 갈무리


서술한 연출 기조에 맞춰 캐릭터 대사에 맞춘 애니메이션과 이모티콘, 표정 변화를 적극 활용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2D시나리오 연출을 보다 역동적으로 가져가도록 노력했다. 아울러 연출과 함께 상황에 맞는 배경 음악과 효과음을 재생함으로써 시나리오의 몰입감을 올렸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다음으로 이어진 고민은 "컷신을 좀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없을까?" 였다. 앱 용량 이슈가 있어 같은 이미지를 여러 장 만들어 쓰는 것은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하나의 이미지 리소스를 여러 장의 이미지로 느껴질 수 있도록 지정한 좌표를 확대, 축소하고 현재 화면에서 지정한 좌표를 이동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이를 통해 정적이었던 카메라 연출을 보다 동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고 하나의 컷신 혹은 배경을 보여주더라도 조금 더 다채로운 느낌을 줄 수 있었다.

끝으로 다양한 연출에 배경 이펙트를 적극 활용했다. 해당 정황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배경 이펙트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 메모리얼 로비 / 모모톡 연출 개선

2D 시나리오 연출 개선과 메모리얼 로비, 모모톡 개선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먼저 블루아카이브에서 학생과 1대1로 만나 만남을 갖는 것을 '인연 스토리'라고 한다. 이용자는 이 인연 스토리를 통해 인게임 로비에 띄울 수 있는 메모리얼 로비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이 인연 스토리를 시작하기 전과 끝에 모모톡이라는 게임의 메신저를 통해 학생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이 부팀장은 이에 대해 "즉 블루 아카이브의 시나리오 연출 개선을 설명하는데 이 두 가지 콘텐츠를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메모리얼 로비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감성을 담은 정수로 선생님과 학생의 추억을 쌓는 저장소이자 블루 아카이브의 USP(Unique Selling Point)다. 이렇게 메모리얼 로비를 통해 처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인연 스토리다 보니 이것에 대한 첫 인상을 시나리오 연출에서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했다.

시나리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사창을 그대로 사용하면 메모리얼 로비의 아랫부분을 가리는 것이 예쁘게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어 학생의 대사와는 별개로 텍스트가 출력되는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어 학생은 아직 대사를 치고 있는데 텍스트가 출력되어 내용이 스포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첫 번째 고민의 해결 방안은 대사창 없이 텍스트만 출력하는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고민의 해결 방법은 텍스트 사이 사이에 대기 시간을 넣어서 실제 학생의 대사와 보이스를 맞추는 형태로 기능 구현을 요청하고 개선하는 것이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이러한 고민과 노력을 통해 지금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감성에 가까운 메모리얼 로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어 모모톡은 블루 아카이브 세계관 내 학생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 일종의 메신저다. 실제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인 콘텐츠이기도 하다.

CBT 스펙의 모모톡의 경우 학생으로부터 단반향 메시지만 받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었다. 학생들의 메시지에 선생님은 답변을 할 수 없는 구조였고, 어디서 부터가 신규 메시지인지도 확인하기가 굉장히 모호한 구조였다. 아울러 메시지를 받고 확인할 때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5개 이상의 메시지가 한 번에 도착하는 형태로 구현되다 보니 마치 스팸 메시지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이런 부분의 개선을 위해 셀제로 모모톡을 주고받는 감성을 이용자가 느낄수 있도록 학생의 메시지 입령 중 연출을 추가했다. 대기시간의 경우 학생의 성격과 상황을 고려해 다르게 가져가는 형태를 취했고, 이러한 연출을 통해 학생과 실시간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는 감성을 전달함과 동시에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성을 시나리오 연출 바깥 공간에서도 보여주려 노력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또한 답장 부분의 추가가 이루어졌는데, 단순히 선생님이 답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선택한 답장에 맞춰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상대 학생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줄 수 있는 구조를 세팅하여 더욱 대화하는 감성을 극대화 시킬수 있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그 밖에는 인연 스토리에 입장하는 기능이 모모톡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케줄 UI에 다른 UI에서 확인을 하고 답장하는 형태였다. 당시 이용자들이 모모톡과 인연 스토리를 입장하는 창구가 분리되어 있는 것에 많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때문에 이 부분의 개선을 위해 학생과의 메시지가 종료되는 시점에 모모톡 안에서 인연 스토리로 바로 갈 수 있는 버튼을 출력하고 이러한 편의성 개선을 통해 모모톡과 인연 스토리를 연결하려고 노력했다.

시작은 편의성 개선을 위한 부분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모톡과 인연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모모톡 역시 시나리오 연출의 연장선으로 느껴지게끔 만들었다.


사진 = NDC2022 갈무리


이정희 부팀장은 "개인적으로 시나리오 연출에 대해 혼자 많은 시도를 해보면서 과연 이 연출들이 블루아카이브를 플레이하시는 유저들께서 좋아하실까 의문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책위원회 편 2장 마지막에 호시노의 소속이 나타나는 텍스트 연출 같은 경우에는 "시나리오의 집행자에게 직접 제안한 연출로, 당시에도 좋은 연출이라 자부한 부분이 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많은 호평이 있어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블루아카이브의 시나리오 연출을 평가하자면 좋은 시나리오에 걸맞는 좋은 연출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평가를 내리는 데 많은 격려와 도움을 준 블루아카이브 모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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