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전국에 눈이 많이 내린 22일 오전 서울 중구 도로에 쌓인 눈이 녹아내려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눈은 안 치워져 있고 신발에는 물이 들어온다. 사면초가다." 22일 만난 수도권 시민들은 밤사이 갑작스럽게 내린 폭설로 인해 출근길이 '고행길'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시내 곳곳 도로에서 미끄럼 사고가 속출했고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하철 운행까지 지연되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지하철 1∼5호선과 7호선 열차가 평소보다 약 20분씩 늦게 운행됐다. 지상구간 전차선에 눈이 쌓여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열차 출고가 지연된 것이다. 더구나 폭설의 여파로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출근길 혼잡도는 더욱 컸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광화문역 일대로 출근한 김모씨(30)은 "지하철 5호선을 이용했는데, 열차 운행이 지연돼 5분 정도 늦었다"며 "열차지연증을 역 사무실에서 받아 회사에 제출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회사에 눈치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더구나 제설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이날 출근길 도로나 인도의 움직임이 더디기만 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강서구 염창동으로 출근하는 반모씨(33)의 경우 언덕 중턱에 있는 자취방에서 언덕 밑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는데 평소보다 두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
반씨는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언덕 아래로 이동하는데 거북이걸음으로 내려왔다"며 "2월 말에 이렇게 눈이 많이 올 것을 관공서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는지 한 겨울이면 길거리에 당연히 등장했을 염화칼슘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강남구 역삼동으로 출근하는 이모씨(33)은 "집 앞 도보에 제설작업이 안 돼있었다"며 "출근길 10분 만에 양말이 다 젖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눈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 5분께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택가 경사로에서 눈에 미끄러지던 자신의 차량을 몸으로 막으려던 30대 남성이 차에 깔려 숨졌다.
오전 1시 20분께 서울 성북구 정릉동 북악터널 입구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택시를 뒤따르던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 기사와 승객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평소 눈이 내릴 때보다도 더 많은 제설작업을 했지만, 눈이 워낙 많이 내리다 보니 제설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이번 눈은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사이 겨울에 내린 눈 중에 제일 많이 내린 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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