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폭력과 허위사실 유포, 가짜뉴스, 흑색선전 등에 중점 대응해 달라고 전국 선거전담 부장검사에게 지시했다.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검찰도 본격적인 선거 태세를 가동하는 모양새다.
이원석 "초기부터 엄정 대응"
이 총장은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전국 지방검찰청 및 각 지청 선거전담 부장검사 71명과 회의를 갖고 “총선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정당을 주권자인 국민이 선택하는 헌법상 핵심제도이고, 후보자와 정당이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헌법가치 실현의 토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성별, 세대, 계층, 지역, 이념 간 편가르기와 상대에 대한 혐오로 반목과 갈등이 거듭되면서 사회가 분열과 대결의 양극화라는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진단했다.
또 자신과 생각이나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남을 비난하거나 욕설과 조롱을 퍼붓는 일이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장은 그러면서 ‘깨진 유리창 이론’을 언급했다.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놓아두고 방치하면 절도나 파괴와 같은 더 큰 범죄로 점차 악화되는 만큼 선거범죄는 초기부터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선거벽보를 훼손하거나 현수막을 찢고 지지자끼리 상호 비방하는 단순한 불법들이 상대를 공존과 선의의 경쟁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청산과 절멸의 대상인 적으로 간주하는 증오와 결합되면, 순식간에 폭력이나 더 큰 불법으로 악화될 수 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경각심을 갖고 예민하게 대비해야 하며 작은 ‘선거폭력’이라도 예방과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장은 가짜뉴스 척결도 강조했다.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은 단기간에 여론을 비틀어 민의를 왜곡하는 폐해가 심각한 반면, 이에 대응할 시간과 수단은 한계가 있어 바로잡더라도 이미 때늦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총장 판단이다.
그는 “허위사실 유포와 가짜뉴스, 흑색선전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명령했다.
이 총장은 2021~2022년 형사사법절차 변화로 단 6개월에 불과한 공소시효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효 직전에 처리되는 선거사건 비율이 매우 높다라며 공소시효에 쫓겨 사건처리가 충실하게 되지 않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선거사건의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자세를 지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2024년 국회의원 선거를 공명선거로 이끌어 민주주의의 토대를 확고히 해주리라 기대하고, 또 믿는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 사진=정지우 기자
흑색선전·가짜뉴스 집중 단속
이에 따라 검찰은 선거 관련 폭력, 허위사실유포 및 흑색선전, 선거 관련 금품수수, 공무원·단체 등의 선거개입을 중점 대상 범죄로 정하고 선거사범 수사에 대비키로 했다.
집중 단속 대상은 △선거관계자와 선거 관련 공무원·종사자 등에 대한 폭행·협박 △당내경선 관련 폭행·협박 △벽보·현수막 등 선전시설에 대한 손괴 △생성형 인공지능(AI), 딥페이크영상 등을 사용한 가짜뉴스 전파 △특정 후보에게 우호적인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왜곡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보도 등이다.
아울러 △정당의 후보자 추천 또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금품수수 △선거운동·경선운동 관련 금품제공 △공무원·공공기관의 경선 또는 선거운동 △불법 사조직 및 유사기관 설치 등도 면밀히 살펴본다.
검찰은 이미 총선 72일 전인 지난달 29일 기준, 113명의 선거사범을 입건(경찰 자체입건 제외)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 선거 때와 비교하면 흑색선전 사범 비중이 41.6%로 21대(32.3%), 20대(30.5%)보다 높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편성된 선거전담수사반을 중심으로 공소시효 완료일인 올해 10월 10일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수사검사가 직접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등 공판 과정에도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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