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라는 소리만 들어도 진저리를 치는 분들이 있을 테지만 누구에게나 추억은 소중한 법.
차도 마찬가지다. 한때 각 그랜저를 몰고 온 신입사원이 있다는 말에 뛰쳐나간 그때 그 시절분들의 사연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그때 그 시절’에 빠진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여전히 내 마음은 라떼에 머문 사람들을 위한 그때 그 시절 유행했던 차와 여러분들이 바라는 뉴트로 콘셉트 차까지 한눈에 모아봤다.
왕년에 차 좀 몰아봤던 당신,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보지 않겠는가!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눈길을 모은 유명한 기아자동차 브리사는 1970년대를 주름잡던 녀석이다.
실제로 이 차량이 영화에 나오자마자 그때 그 시절을 보낸 분들은 '어?'라고 외쳤을 정도로 라떼 분들에게는 아주 반갑게 느껴질 터.
당시 기아자동차는 기아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생산했던 첫 차량이다. 차명인 브리사는 스페인어로, 영어로는 breeze 즉, 해안에 부는 바람, 산들바람을 뜻한다.
마쓰다 패밀리아(3세대)를 베이스로 했으나 국산화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다.
이후 브리사 시리즈가 연달아 나왔고, 포니를 대항하기 위해 소형차로서는 대배기량이던 1,300cc TC형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는 능력을 자랑했다.
브리사의 대항마였던 포니를 빼놓을 수 없다.
(아마 이 녀석 자기 이름 안 불러줬으면 서운하다고 할 뻔!)
특히, 1세대 포니는 라떼 분들의 마음을 뛰게 했다.
포드와의 기술 이전이 결렬된 후 현대자동차는 1973년부터 독자적인 고유모델을 개발하면서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이너인 조르제토 쥬아로가 운영하는 이탈 디자인에 의뢰, 미쓰비시와 기술 제휴를 맺으면서 탄생하게 됐다.
에콰도르로 5대나 수출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녀석이기도 한 바.
국산차 최초로 기술 제휴 회사였던 미쓰비시 자동차의 1,238cc 새턴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를 적용하였으며, 이후 5도어 스테이션왜건과 2도어 픽업트럭, 3도어 해치백이 바디 타입에 더해지면서 왕성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최근에도 이 녀석을 타고 다닌다는 후기가 있다고 하는데...(차주 분이 계시다면 인증샷 부탁합니다) 녀석의 잘나가던 시절이 보고 싶다면 울산 박물관에서 현란한 자태를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누군가의 희망으로 불렸던 에스페로.
현 한국GM이 대우자동차 시절에 생산하던 차량이다. 이름답게 희망하다, 기대하다 라는 뜻을 지닌 스페인어로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1980년대 말부터 현대자동차에게 중형차 시장의 자리에 위기를 느낀 대우자동차는 1986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독자모델을 내놓게 되는데, 그 녀석이 바로 에스페로다.
미래 지향적인 날렵한 유럽 스타일을 내세운건 물론 당시 대한민국에서 보기 힘든 디자인을 핵심으로 짚었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C 필러 부분을 유리로 감싸 날렵한 세단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또한 차량 하체에서 생기는 소용돌이를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하는 에어댐을 차량의 범퍼 아래쪽에 설치해 공기 역학적으로 성능을 자랑해 모든 이들을 깜짝 놀래켰다.
경차 열풍의 신화이자, '야! 거기 공간있는거 다 안다'의 원조라고 해도 믿기지 않을 녀석 티코 얘기도 해보자.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5-6명을 가뿐히 넘기고 탈 수 있는 차가 바로 티코라는 걸 모르는 사람 없을 터. (모른다면 당신은…아직 차린이 인것으로)
놀랍게도 가능했다.
티코는 국민차 계획하에 입각해서 나온 모델이다. 말 그대로 갓성비를 자랑하는 녀석으로 대한민국의 실정을 고려하여 수출용 알토에 장착하는 직렬 3기통 796cc 카뷰레이터식 엔진이 쓰였다.
이후 마이카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타는 차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 때, 티코가 유턴을 할 때 땅에 손을 짚고 돌면 된다는 농담을 생각하셨다면 라떼 맞으니, 모른척해야 할 상황이 오면 잘 생각하고 대답하시길.
무쏘처럼 달려라!라는 말을 절로 떠오르게 만들었던 차! 오래전부터 SUV 스타일을 선호하셨던 분들에게는 '캬~' 소리 한 번 내셨을 거라고 예상한다.
2006년 1월까지 생산했던 비교적(?) 최신 차량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13년간 약 25만 대가 팔렸다.
특히 국산 4WD 차량 중 처음으로 ABS를 장착했으며 당시 생소했던 벤츠의 직렬 5기통 디젤 엔진을 달은 모델이다. 내구성은 가히 최강이라고 할 만큼 튼튼한 건 두말할 것도 없었다.
왕년에 SUV 스타일에 일찍이 눈을 뜨셨다면 무쏘 광고 한 번만 봐도 크-으를 외치며 가슴을 여러 번 쳤다에 한 표 더 걸어보겠다.
오랜만에 그때 그 시절 차들을 둘러보니 어땠는가?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지 않던가.
아버지가 좋아했던 차, 엄마 손을 잡고 처음 탔던 그 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새로운 차를 사도 그 시절이 묻어있길 바라는 마음, 다들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어쩌면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뉴트로(New-tro)’가 떠오르는 이유는 과거의 향수를 현재의 감성에 맞게 재해석하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에서 비롯되었을지도.
그런 마음이 통했던 걸까,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도 뉴트로 컨셉카가 떠오르고 있다. 뉴트로에 딱 어울리는 2종의 차량을 소개하겠다.
BMW에서는 컨셉카로 가르미슈를 내놓았다.
디자인만 봐도 콘셉트카 치곤 올드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과거 197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콘셉트 카를 50년 만에 같은 모습으로 부활시켰기 때문.
그때 그 시절 감성을 제대로 살려 재탄생된 가르미슈는 BMW의 현대와 과거의 느낌을 적절하게 조합했다.
특히 당시 차량에 장착되었던 것들로 이루어진 긴 센터페시아 과감하게 수직으로 바꾸거나, 독특한 4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아날로그 계기판 등은 고스란히 담아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e-레전드는 순수 전기차이자 자율주행차로 비현실적인 디자인이 강조된 콘셉트 카와 달리 양산차에 가까운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게다가 100kWh 배터리팩과 전기모터가 적용돼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81.6kgm,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4초 이내, 최고속도는 220km/h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600km를 스펙을 자랑하는 만큼 모던한 느낌을 살리고 물론 차 내부의 1970년대에 맞춰 레트로 감성을 적절하게 녹였다.
이처럼 옛 느낌을 살리면서도 스펙만큼은 모던하게 꾸미고 싶은 요즘 뉴트로 카는 다시 한번 라떼들의 마음을 후벼 파고 있다.
과거보다 현재 뛰어난 기술들이 많지만 옛 정취가 느껴지는 수동 기어 한 번에 뭉클해지는 이유는 어쩌면 세련된 기술들은 더 이상 신선하게 와닿지 않아서 일지도.
중장년 층에게 추억을,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뉴트로 차량들이 기성세대 라떼와 Z세대를 엮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요즘 벤츠 안부럽다", 왕년에 좀 놀아본 라떼 시절 자동차 모음.zip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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