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반격작전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최대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 인근에서 단독으로 빗발치는 러시아군의 다연장로켓탄(포탄) 공격을 뚫고 돌격해 러시아군 진지에 포격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바흐무트 함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영화 ‘퓨리’(Fury)를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의 사기 등을 위해 우크라이나군측에서 영상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사전문 유튜브 채널 ‘워리크스-밀리터리 블로그’(WarLeaks-Military Blog)가 지난 23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전차 1대가 러시아군 ‘그래드’(Grad) 다연장로켓의 공격을 뚫고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돌격해 사격을 한 뒤 포신을 앞으로 향한 채 전속력으로 퇴각했다. 이에 대해 지난 2014년 개봉된 영화 ‘퓨리’에서 주인공인 미군 M4 ‘셔먼’ 전차가 용감하게 단독으로 독일군 전차들을 파괴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T-64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군 전차(붉은색 원)가 러시아군 다연장로켓탄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단독으로 러시아 진지를 향해 돌격하고 있다. /워리크스-밀리터리 블로그 영상 캡처
영상 속의 우크라이나군 전차는 주력전차인 T-64 계열로 추정된다. T-64는 1960년대 개발된 구형이지만 다양한 개량형들이 만들어져 우크라이나군 주력 전차로 활동해왔다. 길이 9.9m, 높이 3.6m, 폭 2.2m로 중량 36t이며 최대 속도는 시속 45㎞다. 125㎜ 주포로 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군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로 러시아군 전차들이 대량으로 파괴되면서 한때 전차 무용론도 제기됐지만 개전(開戰) 1년이 넘도록 전차는 우크라이나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지휘부도 서방측에 전차 제공을 강력히 요청, 서방측은 올해초 각종 전차 320여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키로 결정했다. 미국이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 31대를 제공키로 한 것을 비롯, 독일과 캐나다가 레오파르트2 각각 14대와 4대를, 영국이 챌린저2 14대를, 폴란드가 레오파르트2 등 전차 60대를 각각 제공키로 했다.
우크라이나군 전차를 공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BM-21 ‘그래드’ 다연장로켓은 1960년대 개발된 러시아군 구형 주력무기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122㎜ 다연장 로켓이다. 최대 사거리 20~30km로, 40발의 122㎜ 로켓탄을 연속으로 발사할 수 있다. 별명 ‘그래드’는 ‘퍼붓다, 빗발치다’ 라는 의미다. 북한군도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11월 연평도 포격도발을 한 무기가 BM-21 및 개량형이었다. 영상에서 나타나듯이 미사일처럼 정확한 유도로켓은 쏠 수 없어서 정확도는 크게 떨어진다.
이번 영상에서 공개된 전투는 바흐무트 인근 지역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도 동원해 찍은 듯 공중에서 촬영된 장면들도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측에서 찍은 영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흐무트 함락설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심리전, 여론전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 20일 영상을 통해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이끌었던 바그너 용병단이 도시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1일 G7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함락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항전 의지를 밝혔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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