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북한도 극초음속 무기 초기단계 시험을 한 가운데 미 공군이 마하 8.6에 달하는 극초음속 로켓 지상시험을 한 영상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마하 8.6은 1시간에 1만621km, 1초에 2.95km를 갈 수 있는 속도다.
◇미 공군의 마하 8.6 극초음속 로켓 지상활주 시험
미 공군 시험센터(AFTC)가 지난해 뉴멕시코 앨라모고도의 홀로먼 공군기지에서 실시한 마하 8.6 극초음속 로켓 썰매 지상 시험에서 로켓은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의 초고속으로 트랙을 질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AFTC가 공개한 영상에서 밝은 빛과 로켓이 일으킨 먼지 외에 로켓 썰매 형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1/2배속, 1/4배속으로 재생 속도를 늦춰도 형체 식별이 불가능하긴 마찬가지였다.
극초음속 무기는 보통 최대 속도가 마하5(음속의 5배)를 넘는 무기를 일컫는다.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전세계 어느 지역이든 1~2시간내 타격이 가능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린다. 서울에서 쏠 경우 평양 상공까지 1분 1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미 공군 시험센터(AFTC)가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의 홀로먼 공군기지에서 실시한 마하 8.6 극초음속 로켓 썰매 지상 시험에서 로켓이 초고속으로 트랙을 질주한 직후 연기가 남아 있다. /미 공군 시험센터 영상 캡처
현재 세계 군사강국들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는 두 종류다. 우선 극초음속 활공체(글라이더)가 있다. 초기엔 탄도미사일처럼 마하5 이상의 초고속으로 상승했다가 일정 고도에서 활공체가 추진체와 분리돼 활강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고체연료 또는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트럼프가 언급한 기존보다 17배 빠른 ‘기막힌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분야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실전배치를 진행하는 등 미국보다 앞서 가고 있어 미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미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달 27일 공군과 함께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 미사일 발사 시험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첨단 스크램제트 엔진을 달고 전투기에 장착해 사용하는 무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무기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기(旗) 공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지금 놀라운 군사 장비를 개발 중”이라며 “나는 그걸 기막힌 미사일이라고 부른다”고 말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사일보다 17배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2021년9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극초음속 미사일 HAWC/ 미 DARPA
트럼프 대통령은 이 미사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미 육군과 해군이 공동으로 개발중인 ‘공동 극초음속 활공체’(C-HGB·Common Hypersonic Glide Body)와 공군이 개발중인 AGM-183A 극초음속 미사일(ARRW), 보잉사의 X-51 ‘웨이브라이더’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러, 미국보다 앞서 극초음속 무기 실전배치 중
C-HGB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중간 고도에서 마하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1600㎞ 이상 떨어진 적 표적을 수분 내에 타격할 수 있다. 육군의 이동식 발사차량(TEL)과 해군의 최신예 버지니아급 공격용 핵잠수함 수직발사기 체계에 각각 수발씩 탑재할 수 있다. 육군 이동식 발사차량에는 2발씩 탑재된다. 미 공군이 내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AGM-183A는 최대 마하20의 속도로 비행하며 수천㎞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일부 극초음속 무기 실전배치를 진행중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9년12월 ‘아반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아반가르드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며, 최대 마하20 이상의 속도로 최대 16개의 MIRV(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이 고도 8000~5만m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고 궤도 수정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함정에 탑재되며 최대 속도가 마하5~8에 달하는 ‘지르콘’ 미사일도 시험발사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이 보도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발사 장면. 중국 DF-17 미사일처럼 극초음속 활공체(비행체)가 초고속으로 적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는 형태다. /조선중앙TV
중국은 지난 2019년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DF(둥펑)-17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DF-17은 핵탄두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 마하10으로 비행하고 비행 중 궤도를 바꿀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돌파할 수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이 미사일이 주일미군은 물론 주한미군도 겨냥한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불붙은 남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중국 DF-17을 닮았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아니라 DF-17처럼 극초음속 활공체가 글라이더처럼 지그재그로 비행하며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는 형태다. 아직 마하 3 정도의 속도를 내는 수준이어서 여러 차례 추가 시험을 통해 마하5 이상으로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8월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 당국은 본격적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앞서 최근 공개한 마하 3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속도를 마하 5 가까이 향상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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