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차 등록 대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4년 1분기~3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20만 9,154대로 조사됐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7% 감소한 수준이다.
2013년 1분기~3분기에 등록된 117만 5,010대 이후로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지속되는 경제 침체와 고금리, 가파른 신차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차 가격 5년 사이 40% 상승 신형 K8 최대 520만 원 인상도
올해 1분기 공개된 현대차의 사업 보고서와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현대차 승용차 평균 판매 가격이 5,319만 원으로 드러났다. 2019년 3,774만 원에서 5년 사이 40% 넘게 상승한 셈이며, 특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수요가 높은 RV를 포함한 SUV의 신차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3,543만 원에서 5,223만 원으로 가격 상승률이 47.4%에 달했다.
최근 5년 사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부담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자동차 브랜드들은 신차를 출시하면서 관행처럼 가격을 올리고 있어, 매년 출시되는 신차의 가격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약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출시된 기아의 신형 K8은 이전과 비교해 최대 520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가솔린, 디젤, 전기차 모두 감소 전기차는 화재 사고 영향도 커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 모두 등록 대수가 감소한 가운데,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차종의 신차 등록 대수가 증가했다. 가솔린 모델은 올해 1~3분기 51만 5천대가 등록되며, 지난해 64만 1천대와 비교해 19.6% 감소했다. 디젤차는 22만 8천대에서 9만 9천대로 56.7% 급감했으나, 최근 환경 정책으로 인해 디젤 파워트레인을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8월, 인천 청라동에서 발생한 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이 증가했고, 캐즘 현상까지 맞물려 시장 침체가 가속화됐다. 전기차의 등록 대수는 지난해 1~3분기 11만 8천대에서 올해 1~3분기 10만 8천대로 7.9% 감소했다.
보급형 전기차로 반전 노린다 판매 상승한 하이브리드 내년은?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아는 EV3를 최근 출시한 만큼 전기차 판매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은 보조금 적용 전 기본 시작 가격을 2,740만 원으로 책정해 그동안 내연기관 차량 대비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혀왔던 전기차의 가격 간극을 줄여줄 모델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차량 등록 대수는 올해 1분기~3분기 35만 5천대로 역대 최다 등록을 올리며 높아진 인기를 입증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가 떠오르면서 수요층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이브리드의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올해를 끝으로 일몰될 예정으로, 내년에도 이같은 하이브리드 인기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하이브리드 판매량까지 떨어질 경우 내년 신차 등록 대수도 반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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