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전자의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을 결정하고 공표하는 제도이다. 일부 운송 품목에 대하여 3년 일몰제로 도입되었지만 지난 2022년 12월 31일 연장 없이 일몰되었다. 이후 현장은 사용자인 화주에 의한 최저입찰제로 돌아갔고 노동자들은 월 평균 310시간을 도로 위에서 달리면서 깎여만 가는 운임 앞에 절규했다.
안전운임제 일몰 후 입법 공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2대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되어 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제성 여부에 차이 시장경제 원리에 반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표준운임제를 꺼내 들면서 21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표준운임제와 안전운임제가 충돌하고 있다. 표준운임제와 안전운임제는 차주가 받는 위탁운임을 강제한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지만, 화주가 운수사에게 지급하는 운송의 강제성 여부에서 차이가 있다.
표준운임제를 주장하는 정부는 안전운임제는 운송서비스의 소비자인 화주에게 운임을 강제하여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하므로 화물자동차 표준운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은 어떨까? 법으로 강력히
미국의 경우 1938년부터 화물차 운전기사를 위한 규정이 만들어졌으며 ICC를 기반으로 발전해 현재는 FMCSA에서 HOS 규정에 따라 화물차 운전자의 근무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하루 근무시간은 14시간이며 이 중 11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다. 또한 운전시간은 차량정보, 화물정보, 날짜, 주행거리 등이 기록되는 전자 운행기록계 ELD에 기록해야 한다. 이는 경찰이 불시 검문해 확인할 수 있으며 규정을 위반할 경우 운송업체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유럽도 미국과 비슷하게 화물차 운전사의 근무시간을 법으로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는 1일 9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으며 4시간 30분 운전 후 45분 동안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 유럽 화물차 운전자들은 타코 그래프로 운행시간을 기록하고 있으며 운전시간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받거나 처벌받을 수 있다.
일본도 도입 빠른 논의 필요
일본은 지난 4월부터 화물차 운전자 등 근로자의 연장근로 시간을 연간 960시간으로 제한했다. 일본은 초과근무 제한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물류정체로 인해 일본에 2024 물류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규정 도입 이후 물류 업계가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물류 DX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운임제와 비슷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야당과 여당, 운수사 측과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 각자의 입장이 모두 다른 가운데 하루빨리 화물차 운전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임금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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