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크기와 안전성이 항상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대형 SUV, 픽업트럭 같은 큰 차일수록 안전성역시 우수하다는 게 통상적인 인식이다.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할 면적이 넓으며, 중량이 무거운 만큼 차체 강성도 튼튼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상대 차량엔 미안한 이야기지만 무거운 중량으로 인해 상대 차량이 더 많이 부서져 큰 차에 탑승한 이들의 부상 가능성도 줄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놀라운 반전이 드러났다. 안전성을 믿고 대형 SUV 차량을 산 소유주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올 만한 소식이다.
IIHS 스몰 오버랩 테스트 풀사이즈 SUV 3종 대상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풀사이즈 SUV의 충돌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풀사이즈 SUV는 현재 양산되는 SUV 중 가장 큰 차급으로 국산 SUV 중 최대 크기인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EV9보다 한 체급 크다. 테스트 대상은 지프 왜고니어와 포드 익스페디션, 쉐보레 타호 등 3종이었다.
셋 중 가장 최신 모델인 지프 왜고니어는 최고 안전 등급에 해당하는 탑 세이프티 픽(TSP)을 받았다. 운전석, 조수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 모두 탑승자의 세이프티 존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쉬운 점이라면 운전석 부분 발 공간이 함몰돼 운전자의 왼쪽 발, 발목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처참한 포드 익스페디션 2열 에어백 미작동했다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포드 익스페디션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운전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는 스티어링 칼럼이 떨어져 나가는 문제가 확인됐다. 생존 공간 유지에 필수적 요소로 꼽히는 A 필러는 아예 제 형태를 잃어버렸다. 바닥 부분 역시 과도하게 침입해 운전자의 다리 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모습이다.
생존 확률을 그나마 높여줄 에어백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운전석 측 2열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아예 전개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2열 탑승객 안전도 평가는 테스트 대상 차종 중 최하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나머지 2개 모델에는 없는 2열 안전벨트 프리텐셔너가 탑재됐음에도 재 역할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되는 쉐보레 타호 하체 부상 위험 높게 나타나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쉐보레 SUV ‘타호’ 역시 저조한 성적을 거둬 체면을 구겼다. 1열, 특히 운전석 부분에 심각한 공간 침입이 확인돼 하체 부상 위험이 큰 것으로 측정됐다. 조수석은 오른발 부상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2열 안전성 역시 치명적인 수준이다. 안전벨트로 인한 가슴 부상 위험이 나타나는가 하면 머리, 목 부상 위험도 컸다. 허리 벨트 부분은 복부로 미끄러지며 장기 파열 등 내상 위험까지 높였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은 포드 익스페디션과 지프 왜고니어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주간, 야간 모두 완전한 작동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왜고니어는 헤드램프 시야각과 눈부심 방지 설계가 돋보였다. 반면 쉐보레 타호는 긴급 제동 시스템이 야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헤드램프는 우측을 제대로 비추지 못하고 상대방 운전자에게는 과도한 눈부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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