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아우디를 포함한 독 3사 중 스포츠 성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BMW.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오랜 역사와 운전 재미를 강조한 고성능 콘셉트를 지향하며 마니아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BMW 스포츠 모델의 황금기가 끝을 향하는 분위기다. 차세대 M 모델에서수동변속기를 제외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쿠페, 컨버터블을 비롯한 스포츠카 라인업을 정리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Z4 후속 없이 단종된다 8시리즈도 4도어만 남아
미국 자동차 매체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는 BMW가 대대적인 라인업 개편에 착수했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도어 컨버터블 모델인 Z4의 경우 장기간 판매 부진으로 인해 후속 모델 없이 단종이 예정됐다. 앞서 BMW는 Z4 쿠페 버전인 ‘투어링 쿠페’ 콘셉트를 작년 5월 선보인 바 있으나 비슷한 이유로 양산이 취소된 바 있다.
Z4는 과거 북미 시장에서 연평균 1만 대 안팎의 판매 실적을 유지해 왔으나 2019년부터 급락을 거듭해 왔다. 그 해 2,941대로 떨어지더니 작년에는 1,881대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스포츠카 라인업인 8시리즈 또한 4도어 그란쿠페 모델만 남겨두고 쿠페, 컨버터블 등 2도어 사양은 정리될 예정이다.
수프라도 같은 수순 예상돼 스포츠카 판매 감소 원인은?
현행 Z4는 BMW와 토요타가 공동 개발한 차종으로, 토요타 수프라와 Z4는 기반이 같다. 단순 플랫폼 공유를 넘어 파워트레인, 주요 전장 부품까지 공유하는 만큼 형제차나 다름없다. 따라서 수프라도 Z4 단종 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프라 또한 작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스포츠카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세단, SUV 등 스포츠카와 거리가 먼 차종도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데다가 쿠페형 SUV, 쿠페형 세단 등 스포츠카 분위기의 크로스오버 장르 확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벤츠는 스포츠카 라인업을 SL, CLE클래스 등으로 축소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빈자리 BMW 튜닝카로 대체한다?
한편 BMW그룹 산하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도 라인업 개편 대상이 됐다. 럭셔리 브랜드 특성상 라인업이 한정적인 만큼 엔트리 세단인 고스트만 후속 없이 단종될 예정이다. 고스트의 빈자리는 BMW 산하 튜너 ‘알피나(Alpina)’가 담당한다. 7시리즈 기반 고성능 모델 B7을 보다 고급스럽게 개선해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롤스로이스는 고스트를 정리함으로써 세단, 쿠페, SUV 등 상시 판매 모델을 하나씩만 남겨둘 예정이다.
이후로는 보트테일, 스웹테일과 같은 코치빌드 모델에 집중할 전망이다. 고객 요구에 따라 극소수만 만들어지는 해당 라인업은 기본 100억 원대에 달하는 초고가를 자랑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믿었던 BMW마저 이러네”. “포르쉐밖에 안 남았다”. “2도어 후륜차야말로 진정한 스포츠카인데 그걸 없앤다고?”와 같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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