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유 중에 과거에 비해 높아진 비율이 바로 전기차 사고에 대한 공포이다. 특히 사고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자가 탈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번진다는 이슈가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대중이 우려하는 화재 원인을 실제로 재현했다고 하는데, 오늘은 이 실험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본 뒤, 전기차 화재에 대한 대중의 공포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글 오대준 기자
아우디 e-트론으로 진행 배터리 추락 및 후방 추돌
이번 실험에서 사용된 차량은 아우디의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이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최근 엄격해진 전기차 안전 기준을 감안, 특히 특정 상황에서 배터리의 손상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즉, 자동차 자체의 설계가 아니라 한국의 전기차 안전 점검 수준을 테스트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실질적인 목표인 셈이다.
이번 실험에서 4.9m 높이에서 배터리팩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실험이 진행되었다. 다행히도 배터리는 외관상으로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이 배터리 낙하 실험은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2009년에 실시한 실험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사고인 후방 추돌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됐다. 1,805 kg의 물체가 시속 48km로 충돌했으며, 이 차량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조사를 위해 1년간 조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화재 공포는 진짜다 충전소 실외 설치 주장도
전기차 화재는 이제 단순히 괴담이 아니다. 실제로 전기차 화재의 빈도는 늘어나는 전기차 판매량과 함께 우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으며, 현재 소방 기술로는 전기차 화재 진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대중들의 전기차에 대한 공포가 절대 막연한 것이 아닌, 실제 사건들에 기반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면서 여러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는전기차 충전소의 실외 설치 의무화, 전기차 주차 구역 설정 등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해서 정부의 반응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며,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여가 공간을 활용해 외부 충전 공간을 만드는 아파트도 생겼다고 한다.
현대차에서도 실험 진행 네티즌 ‘여전히 무서운 건 사실’
현대차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기차 판매량을 보이는 브랜드이며, 이러한 명성에 맞게 과거 자사의 전기차에 대한 다방면적인 안전 테스트에 기자들을 초빙하여 진행했다. 하지만 그러한 실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실험을 조작했다는 게 아니라, 백 대 중 하나가 불이 났는데 그게 내 차일까 봐 무서운 거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으며, ‘저 실험도 못 믿겠기에 구매는 나중으로 미룬다’라는 댓글을 단 네티즌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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