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에서는 신차들을 내놓기 이전에, 수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출시한다. 자동차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지만, 출시 전 브랜딩을 거처야 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차는 소비자에게 팔아야 하는 제품이고,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눈길이 가게끔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신차를 가장 쉽게 인식하기 위해선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네이밍’일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가 가장 ‘전기차’다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벤츠는 향후 ‘EQ’ 브랜드를 폐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벤츠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글 유재희 기자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 라인업
벤츠는 2018년부터 친환경 브랜드 ‘EQ’를 최초로 등장시켰다. 당시 벤츠는 EQ 브랜드에 대해 “EQ 브랜드는 전기차가 아닌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구현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EQ는 전동화 이상으로 커넥티드, 자율주행, 공유 서비스 등 네 가지 핵심 요소들을 강조한 전기차를 만들기 원했다.
2018년 벤츠는 2022년까지 10개 이상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라인업을 만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벤츠는 전기차 개발을 위해 100억 유로 이상 투자를 이어, 배터리 개발까지 하려는 계획으로 2023년인 지금 총 11종의 EQ 전기차를 만들었다.
EQ 브랜드를
폐지하는 벤츠
2023년 총 11개의 전기차를 만든 벤츠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EQ 브랜드를 폐지한다고 알렸다. 지난 12일 벤츠는 “앞으로 벤츠는 브랜드 간 중복을 피하기 위해, 벤츠의 EQ 브랜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벤츠 CEO 올레 칼레니우스는 “현재 EQ 브랜드 폐지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벤츠의 일반 라인업의 전동화 개발을 진행하면서 EQ 브랜드와 중복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 “오는 2024년 EQ 브랜드는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가지고 있는
전기차 브랜드
벤츠의 EQ 브랜드가 있다면, 현대차에는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이 있다. 현대차는 기존 라인업이 아닌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론칭했지만, 사실은 아이오닉의 명칭을 2020년 이전부터 사용하고 있었다. 아이오닉의 브랜드 명칭은 전기적 힘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이온(ion)과 독창성(unique)을 조합한 글자로 만들어졌다.
또한 현대차는 ‘전동화 경험의 진보’를 토대로 전동화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현대차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를 위한 진보’와 비슷한 개념이다. 현대차는 지금 2024년까지 아이오닉을 사용한 전기차 3종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이오닉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를 출시한 상황이고, 나머지 1종은 아이오닉 7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닉도 과연
사라질까?
벤츠는 EQ 브랜드를 라인업의 중복으로 폐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다르게 생각해 보자면 현대차도 아이오닉이라는 브랜드를 폐지할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현대차는 더 이상 엔진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신차가 공개됨에 따라 ‘마지막 내연기관’이라는 설명이 들어간다.
하지만 아이오닉 브랜드가 폐지될 가능성은 거의 낮은데, 현대차는 기존 라인업을 ‘EV’라는 명칭을 붙여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아이오닉은 별도의 라인업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차는 헤리티지를 강조한 브랜딩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벤츠와 동일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MW는 걱정 없는
전기자 브랜드
벤츠, 현대차와 달리 BMW와 아우디는 브랜드 명칭에 대한 걱정이 없다. 먼저 BMW는 기존 라인업 앞에 ‘I’를 붙여 전기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오래전에 출시되었던 i3와 i8이 있지만, 본격적인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두 차량을 단종해 혼선의 가능성을 없앴다.
아우디 역시 기존 라인업 명칭을 유지하고 뒤에 ‘e-트론’이라는 명칭을 붙여 전기차라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BMW와 아우디의 브랜드 정책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벤츠는 EQ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홍보를 진행했고 그만큼 비용 투자도 크게 사용되었다. 하지만 결국 폐지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손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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