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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나가는 스포티지는 원래 이런 차였습니다

autopo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06 11:37:27
조회 2977 추천 11 댓글 16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정형석'님 제보)


스포티지는 올해 5세대를 맞이하여 꽤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디자인 스케치가 공개되어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는데, “와, 망둥티지보다 훨씬 낫다.” ,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은 의심할 여지가 없네” 등을 보이며 전작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반응 대신 기대에 찬 반응이 주류를 이뤘었다.


여러분들은 스포티지 하면 먼저 무엇이 떠오르실지 여쭙고자 한다. 그냥 기아차? 혹은 그냥 준중형 SUV? 음…뭐 다 맞는 말이긴 하다. 다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심형 SUV 컨셉을 잡게 해준 게 바로 스포티지라면 믿어지실지 모르겠다. 워낙에 경쟁 모델 투싼이 초기형부터 성공적으로 데뷔를 하는 바람에 스포티지의 진가가 가려진 탓이 크다. 오늘 오토포스트는 기아 스포티지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하마터면 포드 것이

될 뻔한 이야기


때는 1991년 도쿄 국제 모터쇼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아차에서 자체적으로 개발 중이던 첫 독자 4WD SUV 스포티지의 컨셉카를 국제 모터쇼에 출품하게 된면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렸다.


출품함과 동시에 큰 호평을 받았고, 승용차 느낌을 잘 살려 디자인 경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본래 개발은 기아와 포드의 합작 프로젝트로, 이미 두 회사는 포드 페스티바 그리고 기아의 프라이드로 성공적인 합작을 실현시킨 전적이 있다.


마침 치밀한 장사꾼 포드는 소형 SUV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기아차에게 또 다른 합작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제안한 포드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하게 되었는데, 포드가 가진 지분 10%를 50%로 늘려줄 것과 경영권, 당시 기아에서 가장 큰 공장 화성공장을 별도로 법인화 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사실상, 그냥 회사를 달라는 얘기나 다름없는 이야기다. 당연히 기아는 이 말 같지도 않은 제안을 거절하고, 포드는 개발에서 포기하고 포드가 가진 기아의 지분을 처분한 뒤 둘의 협상은 결렬되었다. 이 당시 1988년 코란도 훼미리가 출시되면서 당시 중산층의 좋은 반응을 얻어내는 걸 본 기아차는 스테이션왜건형 SUV의 가능성을 보았고 곧바로 개발에 착수한다.


향간에 스포티지는 세계 최초 도심형 SUV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러나 이는 논란의 여지가 다소 존재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 같은 도시와 오프로드를 오가는 컨셉의 SUV는 지프 왜고니어에서 부터 시작된다. 


1962년도부터 출시한 왜고니어부터 시작해 동일한 회사의 체로키 또한 비슷한 맥락의 SUV였고, 승용차와 SUV의 크로스오버 개념의 차는 AMC의 이글이 처음 만든 개념이었다. 이 차의 출시는 1979년이므로 훨씬 더 앞선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체로키와 왜고니어는 전형적인 스테이션왜건의 형태와 크고 각지며, SUV스러운 모습이 강하고, 이글은 왜건과 세단형이 존재하는 전형적인 도심형 자동차였던 게 큰 차이점이었다.


여하튼,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의 자동차들 중 승용차 감각의 디자인이 물씬 들어간 스포티지는 오프로드를 겸하는 자동차였기에, 여러모로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가져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사진 = 보배드림 '리코카즈'님)


한때 대전 엑스포 전시 후

방치했다가 논란이 된 그 차


스포티지가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전, 기아는 이 차로 파리-다르카 랠리에 출전을 하게 된다. 이때 출전한 차량은 2대로 나갔지만, 한 대는 트러블로 인하여 리타이어 하고, 한 대만 완주를 하여 안타깝게도 비공식 기록만 존재한다.


하지만, 랠리에서 발견된 트러블은 스포티지를 양산할 때 큰 도움이 되었고, 출시될 차량에 반영 시키고자 생산을 지연한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결함을 찾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이는 국산차 브랜드 중 거의 유일한 기업이 아니었나 싶다.

이후 이 랠리카는 엑스포 과학공원에 기증에 되었고, 자동차 전시관에 올려졌지만, 얼마 못가 창고로 직행하게 된다. 창고로 직행한 뒤, 한동안 보관돼어져 있다가 대전 엑스포 박람회가 종료되고 폐쇄 처리해버리자 그냥 방치해버리게 된 사연이 있다.


이후 어느 한 자동차 포럼에 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대전교통문화연수원에서 보존하는 중이다.


1993년

7월 첫출시


1993년 7월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스포티지가 탄생하게 된다. 전장 4,125mm (그랜드 4,430mm), 전폭 1,735mm, 전고 1,655mm, 축거 2,650mm의 제원을 가진 스포티지는 디젤과 가솔린 두 자기 선택지를 가지고 나왔다. 공차중량은 1,465~1,560kg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에 속했다.


스포티지가 다른 바디 온 프레임 SUV들 보다 전고가 SUV 치고 낮은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거다. 이유는 바퀴 부분의 프레임을 휘어놓아 최저 지상고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 획기적인 설계 방안은 꽤나 여러 메이커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후 레토나와 1세대 쏘렌토에게도 영향을 미친 시대를 앞서나간 설계였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이 당시에 출시되었던 SUV들 대비 포장도로의 주행 안정성이 뛰어났으며, 당시의 SUV들은 일반적으로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리지드 액슬을을 채택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스포티지는 전륜, 후륜에 동일한 코일 스프링 타입의 현가장치를 사용했다.

사진은 후기형 인테리어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이 안좋고

실내공간이 좁았다


1세대 스포티지는 실내공간이 많이 좁았다. 당시의 성인 남성이 뒷자리에 탑승하는 것이 불편해할 정도였으니 말 다한 샘이다. 차체 길이가 숏바디 버전 기준으로 4,000mm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이는 요즘 팔리는 소형 SUV들 보다 짧은 수치를 나타낸다. 


다만, 이 공간도 기아차에선 꽤나 애쓰면서 만들어낸 공간임을 엿볼 수 있다. 옆모습을 모면 프론트 노즈가 짧은 걸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사투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짧고, 꽤나 고민하면서 만들어낸 흔적으로 보인다. 코일 스프링을 사용했음에도 승차감이 많이 하드했다. 과속 방지턱을 넘기거나 잔요철을 지나갈 시 노면의 충격이 완화되는 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차가 많이 하드했다.


초기형 2.2L 디젤엔진인 마쯔다제 마그마 엔진을 사용했다. 자연흡기의 엔진이며 최대 출력 70마력, 최대 토크 14.5kg.m의 성능을 낸다. 이 엔진으로 말할 거 같으면, 기아차의 승합차 베스타에 적용된 적이 있는 엔진이다.


결국 기아차에선 헤드 파손에 대한 원천적인 원인을 못 밝혀내고 단종시켰다. 보통 특별한 해결 방법은 없고, 고 RPM 사용을 자제하거나 일정 km에 도달하면 헤드를 교체하는 방법 말곤 딱히 없다.

가솔린 엔진은

기가 막혔다


기아차는 당시 마쯔다와 기술 제휴를 맺고 있는 시절이었다. 가솔린 엔진 또한 마쯔다의 L4 2.0L SOHC 및 DOHC 엔진을 제공받아 스포티지에 탑재되었는데, 본래의 마쯔다제 엔진 특성 자체가 고 RPM형 엔진이었다. 원판 자체가 호쾌한 엔진이다 보니 성능은 말할 것도 없었다. 2.0 SOHC 엔진은 최대 출력 99마력, 최대 토크 17.0kg.m로 최대 토크는 2,500RPM에서 터져 나와 실사용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여기에 2.0 DOHC 엔진은 최대 출력 139마력, 최대 토크 18.5kg.m로 당시에 고성능에 속하는 엔진이었다. 잔고장 혹은 결함이 적으며 내구성이 좋아 내수 판매 보다 가솔린을 선호하는 국가에 많이 팔렸으며, 현재 간혹 현역으로 돌아다니는 스포티지의 경우 가솔린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1995년 후반

개선된 엔진 장착


스포티지가 처음 출시할 당시 5도어만 출시하였다. 이렇게만 해선 국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을 예감한 기아차는 1995년 7월 2.2L 마그마 엔진을 삭제시키고 2.0L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기존 2.2L 마그마 엔진을 개선해 나온 엔진이지만, 이 엔진 역시 헤드가 잘 깨지는 (…) 고질병을 안고 있어 한때 기아차의 기술을 의심케 하는 역사의 한순간을 만들어냈었다., 이후 1996년 1월 그랜드라는 명칭을 가지고 적재공간을 추가한 롱바디 버전이 나오게 된다. 또 1년 뒤인 1997년 8월 롱바디를 베이스로 한 화물 적재공간이 마련된 “빅밴”이 탄생하게 되면서 개별 용달차로 많이 보이기도 했었다.



결국 세월의 흐름에

사라져가는 신세다


군데군데 현대차만의 입맛에 맞게끔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롬으로 도금하고, 범퍼가드, 계기판, 센터 콘솔 디자인이 변한 후기형은 5도어 숏바디로만 출시가 되었다. 이후 1세대 쏘렌토가 바디 온 프레임 SUV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며 2002년 9월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9만 대의 판매고를 끝으로 단종을 맞이하게 되었다. 


당시 SUV 하면 마초적인 이미지를 선호하는 시대 배경과, 스포티지의 성능은 딱히 소비자들에게 큰 메리트를 안겨주지 못했고, 심지어 중고차 딜러들 마저 매입을 선호하지 않는 차로 전략해 버렸다. 이러한 현실에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는 거의 없고, 수출 혹은 동호회에서나 매물을 구경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다.

아무쪼록 오늘날의 스포티지가 있게 해준 1세대 스포티지에 대해서 알아봤다. 1세대 스포티지는 기아차에게 있어 세피아 다음으로 국산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첫 독자 개발 SUV인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의 5세대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나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SUV 컨셉이지 않을까 싶다. 당시에 어느 누가 승용차 감각을 버무린 SUV를 생각이나 했었을 것이며, 당시에 어느 누가 파격적인 주행감각을 선보이며 SUV의 새로운 정의를 내려줄 생각을 했었을까?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도전정신이 투철했던 기아니까 가능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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