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인터넷 등을 보면 미국을 천조국이라고 부를 때가 있다. 천조국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하늘의 왕조라는 뜻을 가진 천조에 비유한 것, 두 번째는 미국의 국방비가 천조에 가까워서 천조국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요즘 천조국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두 번째 의미로 알고 있다고 한다. 물론 실제로 미국 국방비가 한화로 천조에 가깝게 소비한 적은 없으며, 가장 많이 지출했던 2010년에 한화로 800조를 썼다고 한다.
비록 천조에 가깝게 국방비를 소비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미국은 선진국의 1년 예산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국방비로 쓰고 있으며,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 미군은 그 스케일이 다른 나라 군대와는 비교를 거부한다. 오죽하면 외계인과 싸워도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당연히 군용차도 비교를 거부하는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이 군용차를 만드는 회사 중에서 오시코시가 가장 유명하다.
특수차량을 제조하는 오시코시
군용차도 생산해 납품한다
일반인에게 오시코시라는 회사는 생소한 편이지만 흔히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는 꽤 친숙한 브랜드다. 오시코시는 기본적으로 특수차량을 만드는 회사로 분류되어 있으며, 군용차량과 비행장 특수차량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트럭과 소방차, 제설차, 건설용 중장비도 제작하지만 오시코시가 아닌 산하에 있는 별도의 브랜드 이름을 달고 나온다.
오시코시는 1917년 설립된 회사로, 처음부터 군용차를 만들던 회사는 아니었다. 전쟁 무기가 발전하면서 중량이 많이 나가는 장비들이 많이 개발되었는데, 문제는 이를 일반 트럭에 싣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무거운 장비를 싣고 다니는 전문적인 특수 트럭이 요구되었다.
미국은 M520 특수 트럭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점차 발전하는 중량 무기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미국은 M520 특수 트럭을 대체하기 위한 차기 전술 트럭의 입찰을 진행했고, 여기에 AM제너럴과 만, PACCAR, 오시코시가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 오시코시가 개발한 HEMTT 차량이 선정되어 1982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오시코시는 다양한 군용 차량을 만들고 해외 수출을 하면서 명성을 키워 왔으며, 현재 미국 특수차량 1위 업체까지 성장했다. 참고로 오시코시 차량은 국내에도 존재하는데, 항공기용 소방차가 공군에서 사용하고 있고, 육군에서는 M270 MLRS의 탄약을 수송하는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이 국내에 배치한 사드 발사 차량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30년 만에 험비를 대체하는
오시코시 L-ATV
미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험비는 대체로 알고 있는 편이다. 그만큼 미군의 상징과 같은 차라고 할 수 있다. 험비는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 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의 머리글자만 따온 것으로, AM제너럴이 생산해 1980년대부터 활용한 군용차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2015년 미군은 험비를 대체하기 위해 차기 전술기동차량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여기에 기존 험비를 생산했던 AM제너럴, 한국군 K532의 원본인 BV206을 생산한 회사를 합병한 BAE 시스템스, GTV, 록히드마틴, 오시코시가 뛰어들어 경쟁한 끝에 오시코시가 개발한 L-ATV가 최종 선정되었다.
L-ATV는 기존 자사의 M-ATV를 소형화한 모델로 200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0년만인 2015년에 개발을 끝냈다. 이후 미군은 차기 전술기동차량에 최종 선정되면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 2040년까지 14만 대가량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크기는 전장이 6,270m, 전폭 2,500mm, 전고 2,600mm로 기존 험비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커졌다. 특히 전폭은 웬만한 대형 트럭보다 넓다. 크기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 역시 넓어졌다. 중량은 기본 6,400kg로 군용차답게 상당히 무겁다.
중량이 무거운 차답게 고배기량 엔진을 탑재했다. 듀라맥스 V8 6.6리터 디젤 엔진으로 출력은 340마력으로 디튠되었다. 어차피 군용차는 최고 속도보다는 힘이 중요하기 때문에 출력보다는 토크 위주로 세팅하는 편이다. 최고 속도는 110km/h까지 낼 수 있으며, 변속기는 엘리슨의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한번 주유 시 작전 반경은 최대 480km 정도라고 한다.
승무원은 최소 두 명에서 최대 6명까지 차에 어떤 장비를 장착했는지에 달라지며, 적재 중량은 CTV 기준 1,600kg, CSV 기준 2,300kg까지 가능하다. 기존 험비는 시대가 바뀌면서 방호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는지라 L-ATV는 방호 능력을 대폭 높였다. 전방위에서 날아오는 기관총탄은 물론 IED와 지뢰까지 견딜 수 있다. 또한 복합장갑 판을 추가로 장착하는 것이 가능해 방호성능을 더 높일 수 있다. 심지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진압까지 가능하다.
험비는 승차감이 나쁜 편인데, L-ATV는 독립 현가장치가 있어 더욱 우수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승차감이 좋아짐으로써 병력들의 피로도 역시 줄어들었다. 무기는 소구경 기관총부터 중기관총, 고속유탄발사기, 대전차 화기 등 다양하게 장착할 수 있으며, 부무장으로 연막탄 발사가 가능하다. 현재 미국 외 몬테네그로, 벨기에, 브라질, 영국,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에 수출하거나 수출할 예정이다.
한국에 육공트럭이 있다면
미군에는 오시코시 MTVR
한국군에 K511이나 K711과 같은 트럭이 있다면 미국에는 MTVR이라고 불리는 트럭이 있다. 한국군의 육공트럭이 주로 육군에서 사용하는데 반해 MTVR은 미국 해군과 해병대에서 주로 사용한다.
1991년 미국 해병대와 육군은 JMTTRP라고 불리는 합동 중형 전술차량 재생 계획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기존에 있던 5톤 트럭을 교체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차량을 개량하고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오시코시와 AM제너럴이 뛰어들어 프로토타입 모델까지 제작했다. 하지만 새로운 트럭을 개발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와 오시코시는 자체적으로 새로운 7톤 트럭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그동안 육군은 예산 부족으로 계획에서 손 떼고 해병대 단독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해 오시코시와 계약을 맺었다. 그 규모만으로 무려 12억 5천만 달러로 대략 7천여대 정도 발주했다고 한다. 이후 해군에서도 MTVR을 주문했다.
첫 생산은 1999년에 이뤄졌으며 이듬해인 2000년에 해병대에 처음 인도되었다. 표준모델인 MK23 기준으로 전장 8,000, 전폭 2,490mm, 전고 3,102mm로 한국군에 있는 K711보다 더 크다. 야지에서 6.5톤, 포장도로에서는 13.8톤까지 적재 가능하다.
엔진은 캐터필러의 11.9리터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425마력, 214.8kg.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앨리슨의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고 험지를 주행하기 위해 차동 잠금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자동 및 수동으로 작동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105km/h까지 낼 수 있으며, 1회 주유 시 작전 반경은 483km 정도라고 한다.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트럭인 만큼 파생 모델이 매우 많다. 표준형에 윈치를 장착한 MK25, 장축 모델인 MK27과 거기에 윈치가 장착된 MK28, 덤프트럭인 MK29와 거기에 윈치를 장착한 MK30, 트랙터 모델인 MK31, 구난 차량인 MK36, MIMARS 로켓 팩을 적재 가능한 MK37가 있으며, 방호력을 높인 방탄 모델과 트럭 뒤쪽에 연결할 수 있는 트레일러인 MTVR-T도 있다. 영국에도 수출한 적 있으며, IS도 MTVR을 노획해 사용한 적 있다고 한다.
중량 장비를 전문적으로 운송하는
오시코시 HEMTT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HEMTT는 현재 오시코시를 미국 특수차량 1위 업체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1982년부터 지금까지 생산하고 있는 특수차량으로 미 육군이 현재 1만 3천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기본 모델인 M977은 현재 4번을 개량을 거쳐 현재 M977A4라는 이름을 생산되고 있다. 전장은 10,400mm, 전폭 2,400mm, 전고 3,000mm으로 중량은 무려 17.6톤에 달한다. 엔진은 캐터필러의 15.2리터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했으며, 515마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앨리슨의 5단 자동변속기와 고속 혹은 저속 모드로 변환 가능한 중간변속기가 있다. 최고속도는 100km/h까지 낼 수 있으며, 1회 주유 시 작전반경은 483km이다. 알루미늄 합금 장갑이 장착되어 있어 C-kat 폭발 방호 등급을 충족한다. 특히 IED에 대한 방호능력이 높아졌다.
그 외에 다양한 파생 모델이 있다. 대량의 연료를 수송하는 유조차인 M978, 트랙터 모델인 M983, 구난 차량인 M984, 바퀴를 10륜으로 늘리고 콘크리트를 싣고 다니는 믹서 트럭인 M1075 CMMM, 플랫베드 방식의 견인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중량 장비를 적재하는 평판차 M1120 HEMTT-LHS, 소방차 모델인 M1142 TFFT, 교량 가설이 가능한 M1975 DSB Launcher, 리본부교와 교량가설단정을 운반하는 M1977 CBT, 사드 발사대 등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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