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채환'님 제보)
도요타는, 1980년대 북미 수출과 당시의 첨단 기술로 손꼽히는 FF 구동의 전환을 위해, 기존 FR 생산라인을 철수해야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이 덜 남는 스포츠 라인업마저 FF로 전환하시키기엔 무리가 있는 터라, 도요타는 스포츠 FR 생산라인을 뜯어고쳐 버리기 전에 본전을 찾는단 일환으로 마지막 스포츠 FR을 내놓게 되는데, 그 차가 바로 이니셜 D로 유명해진 AE86 스프린터 트레노 및 코롤라 레빈이 탄생하게 된다.
1.6L에 130마력을 내는 FR 방식의 스포츠 모델로, 최상위 트림인 GT-APEX, 중간 모델인 GT-V, 저가형 모델 GT 총 3종류가 존재하며, 해치백 형식의 3도어 모델과 노치백 스타일의 2도어 모델을 생산했다. 코롤라 레빈은 고정식 전조등, 스프린터 트레노가 리트랙터블 라이트를 탑재한 두 가지 모델이 존재하게 된다. 오늘은 두부 배달로 명성을 떨친 AE86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83년도에 무려
MPI 엔진이 들어갔다.
도요타는 과거, 1972년 코드네임 TE27부터 트레노란 이름으로 스포츠카를 생산하였다. 당시 스포츠카 상위 차종인 셀리카 1600GT의 2T-G형 1.600cc DOHC 엔진을 얹어, 셀리카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을 하였고, 후에 반응이 좋아 계속하여 후속작을 내놨다.
이후, 2세대 트레노 TE51에는 EFI (Electroinc Fuel Injection) 기술을 투입 및 산화촉매를 이용하여 배출가스 규제를 대응하다가, AE86에 오면서 MPI(Multi Point Injection)으로 바뀌게 되어 연료 효율을 높였다.
기존 2T-G 엔진을 개량에 개량을 걸친 엔진이 아닌, 야마하제 헤드 블록을 적용한 신형 4A-GE 엔진을 탑재, 여기에 가변흡기 시스템인 T-VIS(oyota Variable Intake System)를 적용하여, 당시의 신기술이 잔뜩 들어간 엔진이다.
최대 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15.2kg.m로 달리기에 최적화된 고회전 유닛이 탄생하게 된다. 구동계는 전작의 것을 계승한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4링크 링크 타입의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을 채용하였고, 당시에 드물게 4 디스크 브레이크를 탑재하는 등, 주행에 관련한 부분은 신경을 많이 쓰고 노력한 게 눈에 보인다.
리플렉터 라이트와 고정형 라이트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
트레노 외적으로, 코롤라 레빈이란 차가 존재한다. 레빈은 우리가 알고 있는 헤드라이트 형식의 전면 마스크를 가지고 있으며, 라디에이터 그릴이 존재한다. 워낙에 이니셜 D로 유명해진 스프린터 트레노 대비 중고 가격 또한 저렴하고, 매니아들이 찾는 차역시 트레노인데, 사실 레빈 쪽이 유지 보수 그리고 성능에 있어 더 좋다.
특히나 리플렉터블 라이트로 인한 정비성의 하자와 구조상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다시피하여, 냉각 부분에 약점을 보여주는 전면부 마스크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라이트를 펼치면 말도 안 되는 공기저항의 특성이 있었다. 전면부의 디자인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서 출시 당시에도 취향에 따라 나뉘는 게 확고했다고 한다.
당시 스포츠카 치고 저렴한 가격 덕분에, 돈이 없는 하시리야 (공도 레이서)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체가 단순한 구조이며, 선대 TE 시리즈의 하체를 살짝 계량만 해서 나오다 보니 튜닝의 노하우와 사용할 수 있는 파츠 또한 풍부했다.
게다가, 많이 팔린 만큼 폐차 자원 또한 풍부하였고, 고갯길을 공략하는 이들이 사고가 나면 해체된 86을 찾아 부품을 사다 갈아버릴 만큼 저렴함의 끝판을 보여 줬었다.
유명해지진 않더라도
가치는 인정받았을 것이다
도요타 트레노-레빈 시리즈 중 최후의 FR 자동차이기도 하다. 현행 나오는 86 전까지 도요타의 마지막 1600cc 클래스의 자연흡기 엔진을 가진 차이기도 했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드리프트 킹으로 불리는 츠지야 케이지가 사랑하는 차로도 손꼽히는 만큼, 역사의 가치로 유명해질법한 차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니셜 D로부터 과장되어 신격화가 된 차량의 이미지는, 기대를 품고 어디선가 차를 구해와 운행을 해본다면 실망할 여지가 클 것이다. 이유는, 주행 관련 안전장치라곤 LSD 말곤 전무한 이차는 과격한 드라이빙을 꿈꾸는 자들에게 몰기 힘든 차량이기 때문이다.
AE86의 마운트 SET
1톤이 채 안 되는 960kg의 공차중량을 가진 FR 구동계는, FF에 적응되어 있는 한국인들에게 성격이 잘 맞는 차는 아니다. 과격한 드라이빙을 할 시 오버스티어가 날 여지가 충분히 많은 차량인지라 다소 위험한 차다. 여기에 80년대 차답게 NVH 대응 또한 미흡하며, 마운트의 기술 또한 액상 기술이 아닌 통고무 마운트라 진동이 생각보다 많다.
사실, 이러한 문제 말고는 펀라이빙을 좋아하는 이들의 시선에 바라본 AE86은 매력이 참 많은 차다. 이런 매력을 잘 알고, 만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2000년대 중반부터 수없이 많은 수입을 시도했던 매니아들 덕분에, 결국 대한민국에서 총 5대가량이 정식 번호판을 달고 당당하게 어디선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니셜 D의 스토리에 나왔던
보급형 트레노-레빈 AE85
트레노-레빈 계열에 동일한 프레임에, 주행성능을 낮춰 일반적인 승용차 포지션으로 나온 트림이 있다. 코드명 AE85인데, 이니셜 D 초중반 스토리에 나와 대차게 놀림받은 그차다. 엔진은 3A-U의 원동기형 방식이며, 1.5L SOHC 엔진을 탑재하여 최대 출력 83마력을 내고, SE 와 SR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SE는 2도어 노치백 모델, SR은 AE86의 섀시를 그대로 사용한 해치백 스타일의 차다.
서스펜션을 일반 승용차용으로 변경하고, 후륜 브레이크를 드럼 브레이크로 바꾼 저가형 모델, 그나마 있던 보조 장치인 LSD까지 빼버려 그냥 그런 일반 승용차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스포츠카 프리미엄이 붙은 AE86 대비 싼값에 구할 수 있는 게 매력 포인트였으며, 당시 국내의 튜닝시장의 정서와 달리 엔진 스왑의 문화가 보편화가 되어 아예 엔진을 따로 구해 스왑하는 경우도 제법 많았다.
그러다보니, 일본 현지에 거래되는 중고차들 중 차대번호는 AE85인데, 엔진은 4A-GE가 장착되어 거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구조변경이 이뤄지질 않아 후에 문제 발생도 많았다. 여하튼, 이러한 온순한 셋팅으로 바꿔서 여성 고객을 타겟으로 잡아 판매를 하였다.
판매량의 결과는 제법 좋았다. 거기에 AE86과 동일한 스티어링 특성을 가져 손쉬운 조정성을 자랑했고, 보조 장비 다수를 빼내어 정비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와 유지비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았다. 즉, 만화 때문에 심각하게 저평가가 된 모델이다.
1987년 마이너 체인지를 걸쳐
단종되었다.
트레노-레빈은 마이너 체인지를 걸쳐 외형에 변화가 생겨났다. 기존 전기형에서 단정해 보이는 전면 하부 범퍼는 좀 더 두껍게 내려 스포티한 모습을 강조하였고, 후미등은 기존 분리되어 있는 후미등을 트렁크 리드로 이어서 일체감을 더해줬다. 1987년 생산 종료 직전에 한정판으로 출시된 블랙 리미티드의 원톤 컬러 모델이 출시된 적이 있었고, 도요타는 현행 나오는 86이 출시되기 전까지 긴 시간 동안 FF 스포츠카만 만들었다.
간혹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옛날 차들이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차였지”라며 말이다. 과거 안전장비는 고사하고 그저 운전자의 스킬만으로 그 차의 포텐셜이 바뀌는 그런 시절을 말하는 거다. AE86이 딱 그런 차였다. 일본 현지에서 활동하는 레이서들도 AE86을 타며 드라이빙 스킬을 연마했다 할 정도로 요즘 말하는 자동차의 기본기에 가장 충실하게 이행하는 게 바로 이차가 아닌가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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