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땡삐 리뷰어]
2023.
10. 6 한국 93분
감독 :
이충현
출연 :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
줄거리 :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
우정을 품은 그녀의 복수가 시작됐다
감성 액션 복수극 <발레리나>.
우정과 사회 정의의 중간 어디쯤에 놓여 있는 전종서의 화려하고 무자비한 액션은 그 이유가 우아하고 정의로워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복수는 결코 아름다울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발레리나’라는 이름을 빌어 왔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나타난 전종서는 참 여러 가지 얼굴을 하고 여러 캐릭터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필자가 그녀를 만난 건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과 <연애
빠진 로맨스>. 어디서도 낯선 그녀는 낯선 캐릭터를 찰떡처럼 소화했다. 이제 그녀의 액션에도 한번 눈길을 줘도 되는 게 아닌가 싶던 차에 만나게 된 영화다.
발레리나 포스터
감성 액션 복수극 <발레리나>.
우정과 사회 정의의 중간 어디쯤에 놓여 있는 전종서의 화려하고 무자비한 액션은 그 이유가 우아하고 정의로워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복수는 결코 아름다울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발레리나’라는 이름을 빌어 왔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나타난 전종서는 참 여러 가지 얼굴을 하고 여러 캐릭터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필자가 그녀를 만난 건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과 <연애
빠진 로맨스>. 어디서도 낯선 그녀는 낯선 캐릭터를 찰떡처럼 소화했다. 이제 그녀의 액션에도 한번 눈길을 줘도 되는 게 아닌가 싶던 차에 만나게 된 영화다.
중학교 동창 민희의 발레는 고통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민희가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었는데, 갑자기 만나자고 한 것. 이에 옥주는 곧장 민희에게 달려가지만, ‘꼭 복수해 줘.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쪽지를 남긴 채 이미 극단적
선택을 한 후였다.
그렇게 시작된 옥주의 복수의 칼날은 마약, 그루밍 범죄 등 온갖 악행을
구사하는 최프로(김지훈 분)를 향하게 된다. 최프로의 집에서 ‘발레리나’라고
적힌 USB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확인한 옥주는 민희가
그 동안 얼마나 끔찍한 일을 당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여정은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데, 최프로의 포스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잘 정돈된 집과 음악 취향에서부터 다부진 근육을 뽐내며 한 치의 오차도 보이지 않고
밸런스를 잡는 철봉 신은 그의 철저한 자기 관리력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멋진 그러나 악랄한 빌런 최프로
모텔에서 벌어진 시원한 격투신으로 최프로를 단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던 이유다. 최프로 얼굴에 크지 않은 상흔과 함께 반격의 투지를 올려놨을 뿐이다. 자신은 여고생(신세휘 분)의
도움으로 호텔을 벗어는 것으로 일단 후퇴.
이제 둘은 각자의 복수를 준비한다. 옥주는 무기를 구입하고, 최프로는 물뽕을 거래하는 약쟁이 약사와 손을 잡는다. 조직 보스(김무열)로부터 3일내에
옥주를 찾아내라는 압박에 이어, 결국 옥주의 집에 침입한
최프로와 약사는 여고생만 잡아서 조직의 소굴인 경마장으로 데려온다.
이제 옥주에게는 싸워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지켜야 할 친구를
대신한 여고생. 경마장으로 잠입한 옥주가 조직 보스와의 대결을 총알 한발로 끝내버리는 허무감은 글쎄, 그가 최종 목표가 아니라서 일까. 연이은 조직원과의 한바탕 결투는
옥주가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액션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전종서의 액션은 정말 멋있었다. 이충현 감독은 ‘애인 찬스’를
쓰지 않았냐는 인터뷰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최프로와의 대결은 칼 싸움이나 몸으로 부딪치는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총 싸움이 되어 버리고, 급기야 해변으로 데려와서는 화염방사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주현, 김영옥의 노장 배우들이 등장하는 어설픈 총기 거래 장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되는 셈이다.
우아하지만 그러나 냉정한 칼날을 뺀다
<발레리나>의
소재나 스토리는 사실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전종서라는 배우의 무심한 얼굴과 수많은 단어들을 감추고
있는 눈빛, 여기에 어우러지는 군더더기 없는 액션, 영화의
스토리텔링이 되어주는 색감과 미장센을 살린 연출이 볼거리를 만들어준다.
옥주와 민희의 만남과 추억을 쌓아가는 회상 신들은 알록달록 화려한 미장센으로 현실과의 확실한 대비를 보여준다. 발레리나의 꿈을 키우는 민희의 집은 좀 더 밝고 희망적이고, 옥주의
집은 그녀의 마음을 보여주든 우울함이 깃들어 있다.
옥주가 람보르기니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자동차 광고 같은 영상미를 보여주고, 총격전은
빠른 총알과 대비되는 침착한 몸놀림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몰입감을 높인다.
민희와 옥주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시간을 함께 보낸다
옥주는 <킬 빌>의
냉정한 복수와 <존 윅> 스타일의 군더더기 없는
액션을 보여주고 있고, 최프로는 긴 머리와 얼굴 흉터를 매치해 잘생기고 몸도 좋은 버전의 <조커>를 연상시키고 있다.
너무 많은 부분을 오마주 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발레리나>는 시원한 액션과 빠른 전개, 시원한 복수로 속이 뻥 뚫리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옥주와 민희의 워맨스는 발레리나의 의미가 옥주까지 확장되는 과정을 담아내며 여성 사이의 연대의식을 보여준다. 혹자는 친구를 위해 그렇게까지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도 한다. 그래서
동성애 컨셉이 오히려 설득력을 발휘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동성애의 사랑은 이해되고 친구의 우정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사랑과 우정 사이의 저울질을 왜 하는 것일까.
저런 아저씨 주위에 없나 했던 원빈의 <아저씨>였다면, 필자에게는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발레리나>다.
여성을 위한 연대의식이 복수와 궤를 함께한다
여고생을 구하고 최프로에게 복수하기 위해 경마장을 찾은 옥주는 부하들에게 묻는다.
“내가 뭐 하나만 물어볼께.
혹시 나한테 말해줄 수 있는 사람 있겠니?”
참 어색한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일
수 있다. 주뼛주뼛 누구의 복수를 위해 몸을 쓰는 게 못내 어색하지만,
그래도 해야만 하는 것임을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첫 장면에서 편의점 점원에게 건네는 말 “이것까지 결재해 주시겠어요”라는 말과 맥을 같이 하는지도 모른다.
옥주는 깔끔하게 예의를 지키며 살고자 한다. 그러나 세상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뿐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제 그녀는 이전의 나날로 돌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
보통 복수극의 클라이막스는 악당과의 격렬한 대결일텐데, <발레리나>는 그 상식을 깨고 그 뒷이야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프로에 대한 복수를 끝낸 옥주는 최프로의 집으로 돌아와서 피해자 동영상을 모두 수거하고, 수첩에서 피해자 신상표를 발견한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달리면서 영화는 끝난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달려가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 사회가
하지 못하는 응징을 그녀가 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플 뿐이다. 발레리나의 몸짓과 맥을 같이하는 그녀의
우아한 액션과는 달리 그녀의 메시지만큼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후속 시리즈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깔끔하게 여운과
상상력을 남기는 영화였으면 한다. 이것으로 충분한 영화라는 생각이다.
<bachoi@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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