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ㄹㅇ 망갤에 ㄹㅇ 긴 글] 진우(님) 귀가한 남자의 일기 감상모바일에서 작성

ㅇㅇ(74.76) 2025.02.10 04:12:26
조회 346 추천 15 댓글 1

잔상이 남아서 감상문 써봄. 감상문에 이리저리 스포가 있으니, 먼저 본 다음에 읽으라능. 그리고 반박 시 니 말이 맞. 


 


한 열 번 넘게 본 거 같음. 쪽글 적어둔 것 대충 연결해서 쓰는 거고, 잘 다듬을 기력 없음. 영상이라 열화된 기록이지만, 반복해 보는 맛은 있음. 보고 나서 여운이 남고 마음이 좀 불편했음 (좋은 작품이었단 소리.) 


무알못이라, 동작의 질은 눈에 좋아 보이면 잘 하나 보다 싶고, 대체로 내 맘에 느껴지는 대로 봄. 


의상은 위 아래로 튀지 않는 베이지 계열이라, 평범한 사회 구성원 느낌이고, 유니폼 느낌도 있는 것 같음. 


“귀가한 남자의 일기”라는 제목, 음악의 가사, 동작 표현에서 구체적인 시간의 흐름이 느껴짐. 저녁 귀가 시간에서 시작해, 잠이 들기까지의 몇 시간 정도인 것 같음. 


귀가해서 쉬어야 하는데, 몸을 일으켜보려 해도, 종일 시달린 후에 지칠 대로 지쳐서 쓰러지는 동작들이 표현된 것 같음.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 하는 힘들에 맞서, 아래로 짓누르는 힘들이 있음. 고구마 먹는 느낌이 계속되다가, 노래 끝날 때 시계 소리와 함께 몸이 착착 접히며, 바닥에 눕고,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짐. 갈등 해소 없는 결말이고, 앞으로도 반복될 거라는 암시가 있음. 

 

음악을 잘 골랐음. “아티스페이스”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OFjLHyo12hc)에서 진우님이 백현진의 음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 안무 짜서 상도 받았다고 하셨는데, 음악을 듣다보니 이거 같았음. (안 들어본 곡인데, 백현진 씨 목소리와 창법이 특이해서 못 알아 들을 수가 없음.) 음악 때문에 더해지는 비극의 요소가 꽤 큰 것 같음. “여기까지”라는 곡인데, 작품에 사용된 부분의 가사만 옮겨보면 아래와 같음:


“식탁 위 난초가 결국 죽었네

이유를 모르겠네 괜찮아 보였는데


어제는 어머니 기일 향을 피울 때

포근한 첫눈이 와서 마음이 좋았네


친구의 와이프가 자궁암 선고를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네 몹시 힘들어 하네


꿈을 꾸었네 검은 폭포수 아래에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었네 기묘한 풍경이었네”


(사족: 이후로 이어지는 가사는 좀 나락 삘임.)


가사에 반복되는 죽음의 이미지가 있음. 난초는 죽고, 어머니도 돌아가셨고, 친구의 와이프도 자궁암 선고를 받았고, 꿈에는 검은 폭포수가 나옴. 안무 마지막 부분에 시계 소리와 함께 잠이 드는 동작이 죽음을 암시하는 거 같음. 이렇게 고구마 먹듯 비극이 지속되며 지친 삶을 살다가 잠이 들고, 일상을 반복하다 죽는 삶을 표현하는 거 같음.   

 

표현이나 구성에 연극이나 영화의 느낌이 많이 나는데, 시간의 흐름이 있는 구성이고, 인물이 꽤 구체적으로 느껴져서 그런 거 같음. 일상을 사는, 외롭고 소외된 일반인의 비극이라는 점에서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이나 까뮈의 “이방인”의 정서와 비슷한 결이 있음.  


모범적 정답 같은 서사 구성인 것 같음. 시선과 주의력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도입부, 어느 정도의 반복과 개연성이 있는 전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의 구성이 깔끔하게 느껴짐. 


몰입력, 그루브, 도른미 느껴지는 춤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의 표현들은 담담하고 거의 3인칭적으로 느껴졌음. 어려워 보이는 테크닉 동작들도 힘이 빠진 느낌으로 표현된 것 같고, 인물의 시선이나 동작도, 정면을 보기보다는 측면을 보는 것 같음. 보면서 인물에 이입하기 보다는, 건조하고 차분하게 관찰하는 느낌으로 봤던 것 같음. 진우님이 아티스페이스 인터뷰에서 “고블린파티”라는 단체에서 덤덤한 표현도 좋구나 느끼셨다고 하던데, 대충 내가 이 작품 보며 받은 그런 느낌인가 싶음. 


막 열광하면서 좋았다 엉엉 ㅜㅜ 느낌은 아니고,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면서 잔상을 생각하게됨. 구체적이고, 사실주의적인 표현이고, 소박한 일상을 사는 사람의 정서였음. 순수예술은 어쩔 수 없이 역사적으로 감상자들이 주로 상류층이었고, 거기에 맞춘 작품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대중성은 모르겠으나, 대중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함. 


아티스페이스 인터뷰에서 “공차적응” 소개하시는 거 듣고, 띵작이다 싶어서 찾을 수 있는대로 찾아서 클립들을 봤는데, 진우님 형과 함께 하신 거긴 하겠지만 그것도 인물과 배경이 매우 구체적으로 느껴졌음. 표현하는 인물에 구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감각이 특별히 좋으신 거 같음. 음악도 만드시고, 무대 조명 디자인도 하시는 다재다능하신 분인데, 영상도 손대면 잘 만드실 거 같음. 


무슨 무용제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은상이면 금상은 뭘 얼마나 잘했나 궁금했는데 찾을 수 없었다. =_=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스타는? 운영자 25/02/24 - -
124491 팀에 김유찬 같은 애들은 필수로 하나 잇어야 하긴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07 1
124490 유찬깅이 무용단 얘기한거 [5] ㅇㅇ(211.36) 02.10 480 25
124489 성격은 김규년이 ㄱㅊ을 것 같음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24 4
124488 스테파는 운동회 같은거 안 하나?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81 0
124487 몇번 안 가봤지만 특강이 진짜 좋은거 같아 [1] ㅇㅇ(211.234) 02.10 392 12
124486 근데 언더 애들은 ㄹㅇ 무수리내 가득해서 마음이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74 3
124485 스테파2 하면 좃겠다 비록 프로그램은 쳐망햇지만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19 1
124484 묭수덕질 계타기좋고 가성비 덕질하기 좋은데 ㅇㅇ(118.235) 02.10 228 7
124483 서울에서 앙콘해주세요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16 3
124482 이갤만 해도 아줌마 존나 많아보이는데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66 6
124481 김종철은 멋있는척하는것도 맘에 안드는데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252 12
124480 팬심에 나도 특강 한번 가보고 싶은데 바퀴벌레보듯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263 2
124479 근데 이거 특강 가면 안 혼나?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240 3
124478 테크닉 많아야 꿀잼ㅇㅇ..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40 5
124477 발레 퍼스트 오디션 때가 제일 폼이 좋앗던 것 같음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63 6
124476 근데 스테파 콘서트 수요 많앗어? 프로그램은 망햇자나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241 3
124474 심사위원 중에서 김주원이 제일 객관적인듯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230 6
124472 7화까지 봤는데 지금까지 고평가 많이당한 것같은 무용수 [6]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632 19
124471 김효준이 약간 첸이랑 구정모 닮아서 얼굴은 시른데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273 3
124470 씹징어게임 노래도 듣기싫어 소리 끄고 봄ㅇㅇ..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140 6
124469 양리나가 스테파에서 보여준건 서커스에 가깝대ㅋㅋ [5] ㅇㅇ(121.159) 02.10 637 15
124468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이렇게 봤늘때 [2]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359 7
124467 근데 현대무용에 게이 존나 많은 것 같애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337 3
124466 게이콘텐츠까지 봣어 호감무용수랑 비호감무용수 [4]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749 11
124465 뭐라도 좀 올려줘 ㅇㅇ(211.235) 02.10 81 2
124464 근데 이거 콘서트 또 안 하지? [4]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320 4
124463 올드보이a가 젤 나은 것 같은데? [2]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347 8
124461 나 이거 이제 보는데 올드보이a가 어떻게 졋노 [1] CHVRCH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0 368 18
124460 근데 막콘 네하 안올리오네 [3] ㅇㅇ(110.70) 02.10 403 5
124459 이게 언제였더라 [2] 스테파(223.39) 02.10 506 7
124458 근데 새삼 슬프누 [4] 스테파(223.39) 02.10 460 6
124457 궁금한게 [9] 스테파(117.111) 02.10 522 3
124447 성씨가 특이하면 사람도 특이한것같음 스테파(14.35) 02.10 441 7
124427 트롯판 향기 나긔 [10] 스테파(39.7) 02.10 1919 22
[ㄹㅇ 망갤에 ㄹㅇ 긴 글] 진우(님) 귀가한 남자의 일기 감상 [1] ㅇㅇ(74.76) 02.10 346 15
124422 갤에서 줌패는 이유는 하나임 [4] ㅇㅇ(118.235) 02.10 610 18
124412 ㅎㄷ누나 [1] 스테파(211.234) 02.10 1039 5
124411 민삐 코 자연이야? [4] ㅇㅇ(118.235) 02.10 827 14
124410 ㅈㅊ 여친 아이디 아는 살암? [11] 스테파(125.189) 02.10 1389 6
124408 파재진 기독교였구나 [1] 스테파(223.38) 02.10 676 4
124405 ㅈㅇㅎ 게이였구나 [2] ㅇㅇ(39.7) 02.09 1709 0
124404 뿡탄빠는 줌한테 데인적있어서 ㅇㅇ(118.235) 02.09 280 4
124403 나 34살 팬인데 줌이야? [12] ㅇㅇ(39.7) 02.09 990 2
124402 띠니가 예언 하나 하고 감 스테파(1.244) 02.09 654 14
124401 줌들 특징 ㅇㅇ(118.235) 02.09 366 11
124400 글삭튀한 쟤는 그냥 줌들 욕하려고 오바떤듯 [1] ㅇㅇ(211.36) 02.09 366 14
124399 저렇게 무례한 애들은 관종이라 그런가 [1] ㅇㅇ(110.70) 02.09 556 6
124397 민삐 또 역조공해줬네 [6] ㅇㅇ(106.101) 02.09 1091 26
124396 ㅋㅋ줌이면서 돈없으면 욕먹는다고?ㅋㅋ [7] ㅇㅇ(39.7) 02.09 619 11
124390 오늘 현호 특강 간 사람 있어? [14] ㅇㅇ(211.234) 02.09 1330 13
뉴스 이즈나 윤지윤, 건강 문제로 활동 중단…당분간 6인 체제 디시트렌드 02.2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