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사찰 리뷰] 강남 빌딩 속 오아시스 같은 사찰 '봉은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3 09:40:23
조회 2789 추천 2 댓글 5


빌딩 숲 속에 있는 봉은사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봉은사는 조계사만큼 낯익은 절이다. 서울 사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한두 번쯤은 지나쳐봤을 법도 하다. 그만큼 우리 곁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찰들이 산중에 있기 마련이지만 봉은사와 조계사는 서울 도심 속에 있는 절인 까닭이다.

 

특히 내게 봉은사는 왠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20년 가까운 직장인으로서의 생활 공간이 주로 삼성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탓이다. 주요 호텔과 전시장 등이 삼성동에 많아 기자간담회가 자주 열렸는데 행사장에서 봉은사를 내려다볼 일이 많았다. 하지만 한 번도 들어가보진 않았다.


 

최근에 근처 코엑스 전시장에서 고객사 미팅이 있어 방문했던 길에 문득 봉은사에 들렀다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살이 4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교회는 교인이 아니면 들어갈 일이 없지만 절은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 아니던가.


 


강남 한복판에 봉은사가 있는 건 축복이다.


 

건너편 코엑스에서 바라본 봉은사는 야트막한 동산 아래 위치해 있다. 아담해 보이지만 결코 아담하지 않다. 서울에서 가장 발달한 도심 속에 이런 숲과 사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준다. 코엑스 앞 신호등을 건너자마자 분위기는 달라진다. 여느 산 속 사찰 앞에 와있는 느낌이다. 가장 붐빈다는 서울 강남의 한복판인데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로의 시끄러운 경적마저도 고요해진다.

 

방문했던 시간은 오후 4시 무렵인데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이 꽤나 많이 보인다. 특히 코로나가 끝나서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봉은사 너머에 명문학교인 경기고등학교가 있고 학구열 높은 대치동이 옆에 있어 강남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합격 기원을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한낮인데도 주차장이 고급 승용차들로 빼곡하다.


 

봉은사로 들어가보기 전에 이 참에 봉은사의 역사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봉은사는 1000년이 넘은 사찰이다. 794년 신라 원성왕 시절에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처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의 이름은 '견성사(見性寺)'였고 위치도 선릉 근처였는데 조선시대에 들어서 성종의 능인 선릉을 지키는 '능침사찰'로 지정되면서 지금의 삼성동 부근의 많은 땅을 하사 받으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는데 이것 때문에 절 이름을 '은혜를 받든다'라는 뜻의 봉은(奉恩)으로 바꾸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불교를 사랑했던 문정왕후 때 과거시험 제도 중 승과 시험을 보는 사찰로 지정되기도 했다.  


 


봉은사 경내 배치


 

 

봉은사 주요 건물들은 일제 강점기인 1939년 대화재 때와 6.25 전쟁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가 이후 재건됐는데 판전 등 소수 건물을 빼고 1940년대 이후 재건된 것들이라고. 지금이야 봉은사가 빌딩 숲 가운데에 위치해 있지만 60~70년대만 하더라도 강남은 허허벌판에 논밭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봉은사에 가려면 뚝섬 유원지에서 나룻배를 타고 가야 할만큼 오지의 사찰이기도 했다고 한다. 1939년 대화재 때 소실되어 1941년 재건됐다.


 


봉은사 일주문



 


봉은사 일주문


 

보통 사찰에 들어서는 첫 번째 문을 일주문(一柱門)이라고 하는데 봉은사에서는 진여문이라고 불린다. 여기서 진여(眞如),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여문에 들어선다는 것은 곧 부처님의 세상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진여문 우측으로 서래원이라는 건물이 있다. 불교용품점이 눈에 띄는데 그 옆으로 꽃집과 카페, 그리고 불교음식을 파는 공양간도 있다. 공양간은 공짜 식사는 아니고 일반 식당인데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공양 시간이 하루 두 번으로 정해져 있다. 국수나, 메밀, 순두부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리뷰에 따르면 짬뽕 순두부가 맛있다고 하는데 가격은 1만원 정도다. 진짜 공양간은 경내 향적원이라는 곳에서 하루 400명에 한해 공양이 이루어진다.


 


봉은사 진여문


 

진여문을 지나 올라가다보면 왼편에 연못 가운데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손에는 감로수 병을 들고 있고 보살상이 세워진 연못은 연꽃이 핀 아홉 개의 연못 중 하나라서 연지관세음보살상이라고 보른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있어서 연등이 장관이다.


 

정면으로 법왕루가 나온다. 말 그대로 법의 왕,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말하며 대웅전과 마주한 누각이다. 대법회 등이 있을 때 부족한 기도공간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며 여기서 공양미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법왕루 아래를 지나 올라가면 대웅전이 나온다. 대웅전은 1982년에 중창되었는데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방문한 오후 시간에도 대웅전 내부에는 신도들이 예불을 올리고 있었다.


 


봉은사 3층 석탑. 부처 사리 1과가 모셔져 있다.



 


봉은사 대웅전



 


대웅전 내부는 신도들이 예불을 올리고 있다.


 

대웅전 옆 선불당과 매화당을 지나 안쪽으로 가면 템플스테이가 나온다. 사찰 중 특이하게 지상 2, 지하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템플스테이 명소로 유명하다.

 


봉은사 템플스테이


 

지장전 뒤편으로 새로 시왕도를 봉안할 전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1777년에 봉은사에서 조성한 시왕도는 1950년대에 무단 반출되었고, 2018 4월에 환수가 이루어졌는데 현재 동국대 박물관에서 소장하던 봉은사 시왕도 2점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시왕도 1점까지 모두 회수해 시왕전에 모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왕전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봉은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높이 23m의 국내 최대 미륵대불 부처님 석상은 봉은사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1986년 영암큰스님이 발원하여 1만 명 이상이 불사에 동참, 10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미륵대불 주변으로 23개의 보살입상이 서있고 그 뒤로 3999개의 미륵원불이 봉안되었다.

 


봉은사 미륵대불


 


봉은사 종루 내 범종과 법고, 목어



 


종각은 종루가 세워지면서 보존만 하고 있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



 


흥선대원군의 비각


 

20분 정도 둘러보고 나왔는데 대충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보고 나온 느낌이라 아쉽다.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느긋하게 구석구석을 둘러볼 생각이다. 기독교인들은 싫어하겠지만(실제로 기독교인들이 경내에서 찬양 예배를 드리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다가 적발되기도 했다고) 강남 한복판에 이런 쉼터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가 이런 느낌 아닐까 싶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view_times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0

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2056 [공연] 청와대 개방 2주년, 종합예술공연 ‘블루하우스’ 선보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37 0
2055 [경제] 한국 소비자 10명 중 4명, “경기 나빠졌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42 0
2054 [식당리뷰] 시골된장과 보리밥으로 건강한 밥상, 시골야채된장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38 0
2053 [STO] 펀블, 부동산 조각투자 3호 건물 '방배동 제이빌딩' 공모 20일부터 개시 [7]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5215 0
2052 [카페 리뷰] 비 오는 날 더 운치 있는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방문기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506 0
2051 [가전] 아이클레보, 가정의 달 맞이 로봇청소기 시크릿 쿠폰 이벤트 진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224 0
2050 [도서] 어린이날 맞아 그림책 최근 출간 동향 및 선물 큐레이션 공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218 0
2049 [전시]국립중앙도서관, 이현세를 말하다...80년대 만화방 감성으로 특별전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348 0
2048 [축제] 5월15일 세종대왕 나신 날,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세종대왕과 함께해요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220 0
2047 [축제] '밤하늘 불씨로 수놓는다'...5월 11일 세종낙화축제 열려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5385 1
2046 [여행] 장기 여행객 ‘슬로우 트래블’ 여행지 8선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1998 1
2045 [음식 리뷰] 소고기 등심 맛있게 즐기는 꿀팁 [6]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2607 5
2044 [영화 프리뷰] 시원한 액션 돋보이는 돌비 시네마 5월 개봉작 [5]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5 6639 2
2043 [굿즈] SPC 던킨, 인사이드 아웃2 테마 도킹형 보조배터리 구입 가능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5 299 0
2042 [PC] LG그램 17 사용자용 포터블 모니터 출시 [18]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5 7601 4
2041 [트레킹 리뷰] 외국인에게 더 인기 많은 ‘제주올레 6코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5 299 0
2040 [전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수국...서울식물원에서 400개 수국을 만나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4 302 0
2039 [게임] MSI, 세계 최초 인텔 CPU 기반 게이밍 핸드헬드 '클로' 출시 [39]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9476 2
2038 [도서] ‘디지털 네이티브’ 20대 도서 판매 동향 및 트렌드 공개… 키워드는 ‘셀럽·SNS·자기계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301 1
2037 [공연] 금요일 밤은 대학로 연극 보는 밤!…5월의 '야간공연 관람권' 공연 5편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275 0
[사찰 리뷰] 강남 빌딩 속 오아시스 같은 사찰 '봉은사' [5]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2789 2
2035 [영상 리뷰] 사진 배경 지우기(누끼 따기) 쉽게 하는 방법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662 0
2034 [음료] "하이볼이야? 콤부차야?" 티젠, 하이볼향 콤부차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387 0
2033 [여행 리뷰] 가정의 달 가족여행에 적합한 국내 여행지 3곳 [6]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5354 1
2032 [주류]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국제 주류 품평회서 호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320 0
2031 [제품 리뷰] 중국산 무선 고압 세척기 내돈내산 사용기 [18]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3141 3
2030 [뷰티] 동국제약, 마데카 성분의 립케어 제품 2종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241 0
2029 [문화] 박물관·미술관을 즐기고, 거닐고, 그려보세요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241 0
2028 [미용] 이니스프리, 최대 70% 할인 ‘5월 슈퍼 빅세일’ 시작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248 1
2027 [여행 리뷰] DMZ 평화의 길 10개 테마노선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339 0
2026 [식당 리뷰] 도다리 세꼬치 30년 노포횟집, 작은어촌 분당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313 0
2025 [분석] 인플루언서 마케팅, 뷰티 부문 활용도가 가장 높아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312 0
2024 [공연] 서울시청 시민청, 가정의 달 맞아 무료 공연·체험 프로그램 진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75 0
2023 [PC] MSI, 용산 전자랜드에 단독 쇼룸 오픈 [1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6770 6
2022 [여행 리뷰] 세계 3대 미식 국가 ‘튀르키예’로 떠나는 미식 여행 [9]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454 1
2021 [식품] 동원F&B, 꾸덕하고 고소한 그릭요거트 신제품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68 0
2020 [분석] 인플루언서 마케팅, ‘뷰티’ 부문서 가장 활용도 높아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47 0
2019 [식품] 돼지고기, 환절기 면역력 극복에 도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23 0
2018 [등산 리뷰]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청평 호명산 산행기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447 2
2017 [식당 리뷰] 매운 등갈비찜과 곤드레밥의 환상 궁합, 앞산큰골집 대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251 0
2016 [영상 리뷰] 모바일 유튜브 로그아웃 하는 방법 [7]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5386 4
2015 [행사]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컨퍼런스 ‘2024 스시 테크 도쿄’ 5월 15~16일 개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204 0
2014 [음료] 공차코리아, 컨셉스토어 선릉역점 오픈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270 0
2013 [축제 리뷰] 한강이 축제 핫플로...‘상상 그 이상의 즐거움’ 주제로 120개 축제 펼쳐져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256 0
2012 [식품] 가정의 달 맞이 한우 할인판매 행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95 0
2011 [주류] 아시아 최초 ‘기네스 0.0’ 논알코올 맥주 출시 [8]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2706 6
2010 [가정] 한국민속촌, 조선 어린이날 직업 박람회 진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96 0
2009 [HR] HCG, "올해 국내 대기업 HR테크 시장 석권한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84 0
2008 [국방] 휴니드, 강원 전방부대 군수지원 체계 위해 춘천사업소 개소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574 0
2007 [항공] 대한항공, 7월 1일부터 인천~마카오 신규 취항 [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6861 0
뉴스 김장훈, 12월 AI 콘서트 '토닥토닥' 개최....신비한 영상체험 '커밍순'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